[텐아시아=우빈 기자]
‘대화의 희열’ 안정환 / 사진제공=KBS
‘대화의 희열’ 안정환 / 사진제공=KBS
전 축구선수 안정환이 ‘빈손 축구 인생’으로 감동과 깨달음을 안겼다.

지난 6일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대화의 희열’에서는 “빈손이 가 닿는 곳”라는 주제 아래, 안정환이 다섯 번째 게스트로 출연해 대화를 나눴다.

이날 안정환은 자신의 축구 인생에 대하여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안정환은 잘생긴 외모, 뛰어난 실력 등으로 프로 데뷔 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 하지만 다 가진 것 같은 그의 축구 시작 계기는 ‘가난’이었다. 판자촌에서 살던 소년 안정환은 허기를 채우기 위해 축구부에 입문했다고. 한 끼 해결의 방편이었던 축구는 어느새 그의 삶의 중심으로 자리잡게 됐다.

안정환이 가장 빛났던 순간은 바로 2002년 월드컵이었다. 이탈리아전에서 안정환은 골든골을 넣으며 전 국민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그의 몸값은 치솟았고 유럽리그로부터 러브콜도 쏟아졌다. 그러나 당시 그가 뛰고 있던 이탈리아 ‘페루자’는 괘씸죄로 그를 방출했고, 또 안정환을 둘러싼 ‘페루자’와 ‘부산아이콘스’의 분쟁이 불거졌다. 서로 안정환의 몸값을 많이 받기 위해 싸웠던 것이다. 그 중간에서 피해는 오롯이 안정환이 받게 됐다.

그렇게 안정환은 28살 전성기 시절에 35억이라는 빚을 떠안게 됐고 황금 같은 2년을 빚을 갚기 위해 일본에서 뛰었다. 국가대표로 뛰었던 영광과 맞바꾼 영웅의 비운이었다. 안정환은 당시 나라에 대한 실망감도 있었다고 말하며, 그때마다 “어차피 빈손이었으니까. 국민들한테 사랑을 받고, 국민들이 다 좋아했지 않냐”라는 마음을 되새겼다고 밝혔다.

이후 안정환은 30살의 늦은 나이에 꿈을 찾아서 유럽행을 선택했다. 30억을 뿌리치고 8억을 제안한 프랑스로 간 이유에 대해, 안정환은 “도전해 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다시 비상하기 위해 유럽리그를 떠돌면서도 안정환은 그때의 희열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화려했지만, 그만큼 불운이 함께했던 축구 인생. 그러나 안정환은 “어차피 빈손”이라는 삶의 원동력으로, 돈이나 안락함보다는 꿈을 쫓아 도전했다. 무릎 연골이 없어지도록 축구 열정을 쏟아 부었고, 뒤를 보며 후회하고 원망하기 보다는 앞을 보며 뛰어나갔다.

이러한 안정환은 ‘대화의 희열’에서 은퇴 후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고 밝혔다. 바로 유럽 축구 지도자의 길이다. 안정환은 완벽히 준비를 하고 지도자의 길을 걷고 싶다고 말하며 여전히 살아 숨쉬는 ‘축구 리빙 레전드’의 모습을 보여줬다. 가난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돈보다 꿈을 찾아 도전했던 안정환의 축구 인생은 시청자들에게 많은 감동과 깨달음을 전했다.

‘대화의 희열’은 매주 토요일 밤 10시 50분 방송된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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