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웹드라마 ‘에이틴’에서 순정파 고교생 남시우 역을 맡은 배우 신승호. / 이승현 기자 lsh87@
웹드라마 ‘에이틴’에서 순정파 고교생 남시우 역을 맡은 배우 신승호. / 이승현 기자 lsh87@
“전쟁처럼 살아왔던 것 같아요. 11년 동안 수비수 선수로 활동하면서 스스로 강해질 수 밖에 없었어요. 약한 마음을 가지지 않는 방법, 동료와 이별하는 방법 등 모든 것이 배움의 연속이었어요. 그러한 시간이 연기자로서 신념을 가져야 할 때나 마인드 컨트롤을 할 때 자연스럽게 도움을 준 것 같습니다.”

웹드라마 ‘에이틴’의 남자 주인공 남시우 역을 맡은 신인 배우 신승호의 말이다. 남시우는 극 중 도하나(신예은)를 짝사랑하는 순정파 고등학생이다. 신승호는 남시우의 무심하면서도 귀여운 매력을 극에 잘 녹여내며 ‘에이틴’의 인기몰이에 큰 몫을 했다. ‘에이틴’은 공개 한 달 반 만에 누적 조회수 6000만을 돌파했고, 세븐틴이 부른 OST는 멜론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실감이 나지 않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는 신승호를 서울 중림동 텐아시아 인터뷰룸에서 만났다.

신승호는 축구 선수 출신이다. 10살 때부터 21살 때까지 축구 선수로 활동하다가 큰 부상과 함께 슬럼프가 찾아왔다. “축구 외에는 다른 것을 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는 그는 회복 기간이 점점 더 길어지는 것을 보며 2~3년을 고민했다. 축구 선수를 그만두고 상경한 그가 선택한 일은 패션 모델이었다.

“운동 선수의 삶은 제한적이었던 터라 일단 하고 싶은 것들을 해봤어요. 백화점 경호·보안 안내 요원 같은 아르바이트 등도 해봤고요. 이후 제가 무엇을 잘할 수 있을지 찾다가 학생이었을 때부터 종종 제안받곤 했던 패션 모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몸을 쓴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마음이 열렸던 것 같아요.”

능청스러운 연기에도 자신있어 예능 도전도 꿈꾸고 있다는 신예 신승호.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능청스러운 연기에도 자신있어 예능 도전도 꿈꾸고 있다는 신예 신승호.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패션위크를 통해 먼저 모델계에 발을 내디딘 그는 2016년 ‘SBS 슈퍼모델 선발대회’를 통해 정식으로 데뷔했다. 이후 연기 분야에도 매료돼 킹콩 by 스타쉽의 오디션을 보고 올해 3월부터 합류했다. 그는 “‘에이틴’ 오디션 기회가 생겼다는 말을 들을 때까지만 해도 바로 주연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남시우 역과 남지우 역 두 가지 대본을 받아 남지우 캐릭터를 준비해갔어요. 남시우 역은 넘보지도 않았거든요. 그런데 제가 자기소개를 하고 연기하는 과정에서 감독님이 시우랑 닮았다고 많이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사실 제 실제 성격과 시우는 거의 닮지 않았어요. 다만 시우가 운동 선수 출신인 데다 운동을 그만뒀다는 아픔을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어 더욱 깊게 공감하고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차분한 목소리로 조곤조곤 질문에 답하던 신승호는 자신의 원래 성격은 외향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평소에 개그나 ‘아무말 대잔치’도 많이 하고 어느 무리에 가도 재밌는 사람이 돼 있는 편”이라며 “‘에이틴’의 명장면 대부분이 애드리브로 이뤄졌다. 감독님께서 제 애드리브와 아이디어를 이해해주셔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제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캐릭터는 능글맞고 까불거리는 배역이에요. 제 성격은 굉장히 밝고 활발한 편이라 예능에도 자신이 있어요.(웃음) 조정석 선배나 영화 ‘스물’의 김우빈 선배, 드라마 ‘쌈, 마이웨이’의 박서준 선배가 보여준 것처럼요. ‘에이틴’에서는 시우가 조용하고 무뚝뚝한 편이다 보니 제한적인 상황 속에서 눈빛, 시선, 호흡 등으로만 감정 표현을 극대화해야 했어요. 그래서 제가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것 같습니다.”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는 신승호.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는 신승호.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에이틴’의 오디션도 교복을 입고 봤다는 그는 “청춘물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연기에 있어선 다른 배우들에 비해 모든 것이 늦은 편이라 청춘물에 꼭 도전하고 싶었어요. 배우는 일정한 나이를 지나면 청춘물을 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앞으로도 청춘물에 대한 갈증이 쉬이 해소되진 않을 것 같아요.”

신승호는 ‘에이틴’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많이 얻었다”며 “팬들의 관심과 응원, 사랑이 제가 버티고 이겨나가는 과정에 정말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감사함을 표현했다.

“10대들이 저를 많이 알아봐 주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감사해요. 저보다 더 어린데도 ‘시우야’‘승호야’라고 하면서 귀엽게 봐주는 팬들의 심리를 생각해봤는데 그 마음이 참 예뻤어요. 또 저와 제가 연기하는 시우를 보면서 용기 내지 못했던 일을 해냈다, 해보려고 한다는 글들을 볼 때마다 제가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아 기분이 정말 좋아요.”

신승호는 “타인의 삶에 들어가서 보이지 않는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는 것이 연기의 매력이라고 느꼈다”고 했다. 닮고 싶은 배우는 조인성이다.

“조인성 선배는 모델 출신 배우로서 여러 작품 속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했어요.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지금은 멋진 자리에 올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조인성 선배처럼 발전하는 것을 꿈꾸고 선배의 길을 따라가고 싶습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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