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유청희 기자]
MBC ‘이리와 안아줘’/사진제공=이매진아시아
MBC ‘이리와 안아줘’/사진제공=이매진아시아
MBC ‘이리와 안아줘’(극본 이아람, 연출 최준배)의 김경남과 서정연의 피보다 진한 가족애에 눈길이 모이고 있다.

‘이리와 안아줘’는 희대의 사이코패스가 아버지인 경찰과 톱스타가 된 피해자의 딸, 서로의 첫사랑인 두 남녀가 세상의 낙인을 피해 살아가던 중 재회하며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어주는 로맨스다.

지난주 방송된 27, 28회에서 윤희재(허준호)는 채옥희(서정연)를 찾아가 망치를 휘둘렀다. 서슬퍼런 희재의 표정과 망치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아들은 건드리지 마라”는 옥희의 앞에 극적으로 윤현무(김경남)가 나타났다.

현무는 옥희를 구하기 위해 온몸으로 희재를 막아섰다. 자신에게 인정받고 싶다면 “증명해보라”는 희재와 “아들한테 무슨 짓을 시키는 거냐”는 옥희 사이에 선 현무는 결국 “나랑 나무를 어쨌든 키워주신 분이잖아요”라며 옥희 편에 섰다. 희재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현무를 밀쳤다.

급기야 현무는 자신도 모르게 “엄마”라고 외치며 옥희를 감싸 안아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옥희를 보호하는 현무의 모습에서 과거 채도진(장기용, 어린 시절 이름 윤나무)의 모습을 발견한 희재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현무는 그런 아버지를 향해 “어떻게 피 한 방울 안 섞인 이 아줌마가 더 가족 같고, 더 부모 같냐”고 울먹였다. 세상의 전부였던 아버지의 애정을 갈구했지만 사랑받지 못했던 지난날의 울분을 토해냈다.

사실 현무는 어린 시절 희재의 관심을 받기 위해 엇나가면서도 하나뿐인 여동생 채소진(최리)을 남몰래 챙겨왔다. 엇나간 방식일 때도 있었지만, 교도소에서 출소한 뒤에도 계속 국밥집 주변을 맴돌며 가족에 대한 관심을 표현했다.

옥희 또한 교도소에 수감 중인 현무가 면회를 피하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찾아가고 편지를 보내며 한 번도 현무를 향해 내민 손을 거둔 적이 없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희재와의 사투 이후 병원에서 겨우 정신을 차린 현무에게 “미안하다 현무야. 이번에 죗값 치르고 나오면 엄마랑 소진이랑 나무랑 우리 넷이 같이 살자”고 토닥였다.

특히 27, 28회 방송 초반 현무가 평범한 가족의 모습을 상상하는 장면은 슬프고 아름답게 그려져 뭉클함을 선사했다. 상상 속 현무는 투덜거리며 옥희의 심부름으로 장을 봐오고, 투정도 부렸다. 도진과 소진까지 네 사람이 투닥이며 식사를 하는 모습은 상상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너무 행복해 보여 오히려 가슴이 아팠다.

현실에서 그들이 처한 상황은 희재의 망치 앞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듯했다. 하지만 다행히 살아남은 현무와 툴툴대면서도 그를 걱정하는 소진, 도진에 이어 현무도 품을 준비가 돼 있는 옥희는 위기의 순간에 서로를 향한 가족애를 다시금 확인했다. 어둠 속에서도 한 줄기 빛을 놓지 않고 희망을 꿈꾸는 모습으로 가슴 찡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리와 안아줘’ 제작진은 “서정연과 김경남의 몸을 아끼지 않는 열연으로 명장면이 탄생한 것 같아 감사드린다”며 “옥희와 현무의 피보다 진한 가족애가 시청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를 안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리와 안아줘’는 오는 18일오후 10시 29, 30회가 방송된다.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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