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은 영화 ‘독전’, ‘마녀’ 스틸컷/ 사진=(주)용필름, NEW, (주)영화사 금월, 워너브라더스 코리아(주)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은 영화 ‘독전’, ‘마녀’ 스틸컷/ 사진=(주)용필름, NEW, (주)영화사 금월, 워너브라더스 코리아(주)
영화 ‘독전’에 이어 ‘마녀’까지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영등위)의 등급 분류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평가 기준이 모호하고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독전’은 형사와 조직에 몸담았던 조직원이 손을 잡고 아시아 최대 마약 조직의 보스 ‘이선생’을 체포하기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배우들의 열연,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연출력으로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등급 분류’에 대해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영화에는 마약 제조부터 흡입, 거래 장면까지 등장한다. 또 총격, 폭력, 손목이 잘리는 장면 등을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특히 여배우의 노출 수위도 높다. 중국 마약상의 여자친구 역으로 등장하는 진서연의 상체가 드러난다.

이에 대해 영등위는 홈페이지를 통해 “‘총격전, 총기살해, 고문 등 폭력묘사와 마약불법 제조 및 불법거래 등 약물에 대한 내용도 빈번하지만 제한적으로 묘사됐다”며 “영화 전반 수위를 고려할 때 15세 이상 청소년이 관람할 수 있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네티즌들은 ‘독전’의 폭력성과 선정성을 고려할 때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이 적절하다는 의견이다. 영등위 홈페이지에 네티즌이 직접 영화등급을 정하는 ‘나의 영화등급’에서도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줬다.

지난 27일 개봉해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중인 ‘마녀’도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으면서 논란의 대상이 됐다.

‘마녀’에서는 총격전, 근접 살해, 시신유기 등이 포함 됐고 주인공 ‘자윤’이 피범벅이 된 채 적을 살해하는 장면이 사실적으로 표현됐다.

영등위는 “육체 폭력, 시신유기, 총격전 등 살인과 살상의 폭력 장면들이 다소 자극적으로 묘사됐고 인간의 뇌와 유전자를 조작해 새로운 인간의 종을 만들어낸다는 설정 등 비윤리적인 유해성 등이 있으나, 판타지적 요소가 강한 주제와 표현의 수위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매겼다.

이에 네티즌들은 “15세 이상 관람가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잔인하고 징그러운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이게 왜 15세냐. 피가 난무하고 사람죽이는게 너무 쉽다” “청소년 관람 불가 인 줄 알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연출을 맡은 박훈정 감독도 기자간담회에서 “편집 과정에 조금씩 수위 조절을 하긴 했지만 처음부터 15세에 맞춰 영화화한 건 아니었다”며 “15세 이상 관람가가 나온 것은 솔직히 의외였다”고 밝혔다.

‘독전’은 지난 4월 30일 자로 출범한 7기 영등위가 처음 등급 분류를 한 영화이기도 하다. ‘마녀’까지 15세 관람가 등급을 준 것에 대해 영화계 일각에서는 7기 영등위가 폭력성에 관해서는 다소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놨다.

영등위는 “등급 분류는 영상물에 대한 다양한 가치와 관점을 반영하는 작업이고 이를 위해 등급 분류 위원은 서로 입장과 생각이 다른 사회 각계의 다양한 분야 전문가로 구성하고 있다”며 “등급 분류 시 전문위원과 등급 분류 소위원회 위원들이 연령에 맞는 등급 분류를 하기 위해 충분한 검토와 논의를 거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등급 분류 결과에 대한 관객들의 다양한 의견은 잘 알고 있으며 앞으로 이 같은 다양성을 합리적으로 조율하고 수용해 나가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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