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약 5000석 규모의 공연장을 가득 메운 팬들과 함께 열정과 끼를 발산하고 있는 ‘슈퍼루키:좋은콘서트#1’의 고등래퍼들. / 사진제공=좋은콘서트
약 5000석 규모의 공연장을 가득 메운 팬들과 함께 열정과 끼를 발산하고 있는 ‘슈퍼루키:좋은콘서트#1’의 고등래퍼들. / 사진제공=좋은콘서트
Mnet ‘고등래퍼2’와 ‘고등래퍼2’ 콘서트는 닮아있었다. 조명 아래 선 고등래퍼들은 서툴렀으나 뜨거웠고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지난 12일 서울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슈퍼루키:좋은콘서트 #1’(이하 ‘고등래퍼2’ 콘서트)은 여느 공연과 달랐다. 수많은 관객 앞에 선 고등래퍼들은 긴장과 수줍음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비트가 시작되면 내면의 에너지를 열정적으로 쏟아냈다. 그 자유로운 파티에 짜여진 대본과 구성만을 좇아간다는 느낌이 끼어들 틈은 없었다.

이 같은 테두리 밖의 열기는 ‘고등래퍼2’를 연일 화제의 중심으로 만든 원동력이기도 했다. ‘고등래퍼2’ 참가자들은 랩을 통해 진짜 자신을 마주하고 꿈을 찾는 법을 스스로 배웠다. 이는 어른들이 정해놓은 삶의테두리인 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는 것이다. 고등래퍼들은 자신의 내면과 주변에 있는 이야기가 빛이든 어둠이든 랩에 거침없이 담아냈다. 이 순수함과 진정성이 10대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특별한 울림을 줬다.

경쟁의 비중은 덜어내고 10대들의 이야기에 집중한 ‘고등래퍼2’는 매회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첫 회에서부터 김하온은 ‘안녕, 나를 소개하지’라는 싸이퍼로 학년별 싸이퍼는 물론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도 차지했다. 빛과 어둠이라는 양 극단에 서서 도무지 친해질 것 같지 않았던 김하온과 이병재(빈첸)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친해지는 과정은 시선을 붙들기에 충분했다. 꾸며낸 리얼리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배연서에서 이로한으로 이름을 바꾼 아픔을 담백하게 담아낸 ‘이로한’은 몰입도를 고조시키며 이로한에게 준우승을 안겼다.

콘서트 현장에서도 돈독한 사이를 보여준 김하온(왼쪽)과 빈첸. / 사진제공=좋은콘서트
콘서트 현장에서도 돈독한 사이를 보여준 김하온(왼쪽)과 빈첸. / 사진제공=좋은콘서트
절실함이 서투름을 압도했다는 것을 가장 잘 보여준 것은 이병재의 ‘탓’이었다. 자해를 하는 자신의 절박함과 우울을 또 다시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얼마나 더 간절해야 합니까’라고 목을 긁어가며 랩을 하는 이병재는 사람들을 숨죽이게 만들었다.

이처럼 ‘비트 주세요’ 이후 쏟아지는 날 것의 메시지는 10대들에게 제대로 통했다. 랩을 시작하고 힙합 문화를 접하는 10대들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고등래퍼2’ 콘서트 관계자는 “힙합 콘서트에는 으레 출연 래퍼들의 팬들이 오게 마련이지만 ‘고등래퍼2’ 콘서트에는 공연 자체를 처음 보는 10대들이 많이 찾아왓다”고 밝혔다. 그만큼 10대들에게 힙합은 뜨거운 화두 중 하나다. 아직 자신의 에너지와 이야기를 풀 곳을 찾지 못한 10대들과 이들을 수면 위로 끄집어 낸 ‘고등래퍼’가 앞으로 이 흐름을 어떻게 이끌어 갈지 주목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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