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지난 3월 26일 첫 번째 미니음반 ‘아이 엠 낫(I am NOT)’으로 데뷔한 그룹 스트레이 키즈. (필릭스 승민 창빈 리노 아이엔 한 우진 현진 방찬, 앞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사진=김연중(관음사), 장소제공=GLOW
지난 3월 26일 첫 번째 미니음반 ‘아이 엠 낫(I am NOT)’으로 데뷔한 그룹 스트레이 키즈. (필릭스 승민 창빈 리노 아이엔 한 우진 현진 방찬, 앞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사진=김연중(관음사), 장소제공=GLOW


길을 벗어난 아이들. 지난 3월 26일 첫 번째 미니음반 ‘아이 엠 낫(I am NOT)’으로 데뷔한 보이그룹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 방찬·우진·리노·창빈·현진·한·필릭스·승민·아이엔)는 이런 이름 뜻을 갖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가 4년 만에 내놓은 보이그룹’이나 ‘갓세븐과 트와이스의 남동생 그룹’ 따위의 말들이 이들 뒤에 따라 붙지만 개의치 않는다. 스트레이 키즈는 자신이 나아갈 길을 스스로 개척하고 있기에.

10. 무대 위에서의 모습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훨씬 풋풋하다.
한: 무대에선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지만 사실 다들 장난기가 많은 편이다. 비글 같다고 할까. 무대 위에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보여드리고 무대 아래에서는 평소의 우리 모습으로 돌아온다.

10. 데뷔 음반 ‘아이 엠 낫’을 내고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젠가.
창빈: 첫 음악 방송! 아직도 그날이 어제처럼 느껴진다. 믹스테이프를 냈을 때도 음악 방송에 나갔는데 그 때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더 완벽히 해내고 싶었다. 부수어버리겠다, 싹 뒤집겠다는 생각으로 무대에 올랐다. 카메라를 하도 세게 째려봐서 나중에는 눈물이 날 정도였다.(웃음)

10. ‘아이 엠 낫’은 해외 10개 지역에서 아이튠즈 음반 차트 1위에 올랐다.
승민: 아직 해외 활동을 제대로 한 적이 없어서 실감 나지 않는다. 그래도 음악 방송에서 국내 팬들을 만날 때마다 우리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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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 키즈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아이 엠 낫’에 담았다./사진=김연중(관음사), 장소제공=GLOW
스트레이 키즈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아이 엠 낫’에 담았다./사진=김연중(관음사), 장소제공=GLOW
10. 지난 1월 발표한 믹스테이프와 데뷔 음반 ‘아이 엠 낫’ 모두 자전적인 성격이 읽힌다.
승민: 우리 안의 이야기를 담으려고 했다. ‘아이 엠 낫’은 자아 정체성을 주제로 한 곡이 많다. 나 역시 ‘내가 누굴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야구선수를 꿈꾸다가 포기한 적 있는데, 당시 ‘내가 공부를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그러면 내가 끝까지 행복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 때 내린 결론이 노래를 하자는 것이었다. 또래 친구들 역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방찬: 어렸을 때부터 항상 정체성 혼란을 겪었다. 내가 정말 뭘 좋아하는지 늘 고민했다. 나만 그런 고민을 갖고 있는 건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여기에 ‘넌 어떻게 돼야 해’라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깨뜨릴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아이엠 낫’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10. 모두가 겪는 일이지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표현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창빈: 맞다. 그게 가장 힘들다. 내가 생각하는 걸 그대로 쓰는 건 쉬운데, 많은 사람들이 듣는 음악이니까 쉽게 풀어써야 할 때가 있다. 진정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사람들에게 금방 가닿을 수 있는 가사를 만들려고 했다.

10. 쓰고 나서 만족스러웠던 가사는 뭔가.
창빈: ‘써드 아이(3rd Eye)’의 모든 가사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그리고 ‘미러(Mirror)’라는 곡에서 거울 안에 비친 나 자신을 또 다른 사람으로 표현해 답을 알려달라고 말하는 내용이 있는데, 그것도 꽤 마음에 든다.(웃음)

한은 “스트레이 키즈의 아지트가 거칠고 날 것의 분위기였으면 좋겠다”고 했다./사진=김연중(관음사), 장소제공=GLOW
한은 “스트레이 키즈의 아지트가 거칠고 날 것의 분위기였으면 좋겠다”고 했다./사진=김연중(관음사), 장소제공=GLOW
평화로운 아지트를 꿈꾸는 아이엔/사진=김연중(관음사), 장소제공=GLOW
평화로운 아지트를 꿈꾸는 아이엔/사진=김연중(관음사), 장소제공=GLOW
10. 타이틀곡 ‘디스트릭트나인(District9)’은 스트레이 키즈의 아지트를 표현한 단어다. 자신이 꿈꾸는 이상적인 아지트는 어떤 곳인가.
한: 나는 거칠고 야성적인 느낌의 장소였으면 좋겠다. 스트레이 키즈는 틀을 깨는 아이들이니까. 다른 사람들은 상상하지도 못하는 곳, 누가 봐도 ‘진짜 센데?’라고 생각할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아이엔: 난 반대다. 평화로웠으면 좋겠다. 산이 있고 바다가 있는 곳, 자유롭고 편안한 곳이길 바란다. 하하하.

10. 음반의 거의 모든 수록곡이 내면의 혼란을 표현한 것과 달리 ‘잘하고 있어’는 처음으로 ‘너’를 향한 메시지를 담는다. 이 곡을 넣은 의도는 무엇인가.
방찬: 모든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노래다. 여기엔 타인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도 포함된다. 나를 찾는 과정이 괴롭고 힘들지만, 그런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로도 잘하고 있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

승민은 “스트레이 키즈와 팀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고 싶다”고 했다./사진=김연중(관음사), 장소제공=GLOW
승민은 “스트레이 키즈와 팀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고 싶다”고 했다./사진=김연중(관음사), 장소제공=GLOW
방찬은 ‘아이 엠 낫’을 통해 ‘내가 진짜 나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고 했다./사진=김연중(관음사), 장소제공=GLOW
방찬은 ‘아이 엠 낫’을 통해 ‘내가 진짜 나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고 했다./사진=김연중(관음사), 장소제공=GLOW
10. ‘아이엠 낫’은 미완의 문장이다. 뒤에 어떤 단어를 붙이면 좋을까.
방찬: 아이엠 낫 미(I am not me), 그리고 물음표를 붙이고 싶다. 내가 보고 있는 사람이 진짜 나인지, 이 음반을 통해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10. 음반을 만들면서 멤버들도 ‘나’를 탐구해볼 기회를 가졌겠다.
한: 맞다. 내 인생을 통틀어 나 자신에 대해 가장 많이 알아본 시간이었다. 지금도 매일 잠들기 전 하루 일과를 떠올리면서 나를 돌아보려고 한다. 내가 무엇 때문에 화가 났고 또 무엇에 기뻐했는지 알아가는 과정에 있다.
리노: 일과가 끝나면 노트에 하루 동안의 생각을 정리해서 쓰곤 한다. 최근에는 바빠서 자주 못 썼지만 내가 써 놓은 글을 보면서 ‘이게 나라는 사람이구나’라고 느낀다.

우진은 무대 위에 설 때가 가장 행복하다/사진=김연중(관음사), 장소제공=GLOW
우진은 무대 위에 설 때가 가장 행복하다/사진=김연중(관음사), 장소제공=GLOW
창빈은 만족스럽게 녹음된 랩을 들으며 살아있음을 느낀다./사진=김연중(관음사), 장소제공=GLOW
창빈은 만족스럽게 녹음된 랩을 들으며 살아있음을 느낀다./사진=김연중(관음사), 장소제공=GLOW
10. 자신이 무엇에 가장 행복해하는 사람인지 다들 알게 됐나.
한: 내 입으로 말하긴 쑥스럽지만 난 무대를 좋아한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고 랩을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 그리고 팬들과 같이 있는 시간이 정말 좋다.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 팬들의 진심을 직접 마주할 수 있었다. 팬들이 우리를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기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했다.
우진: 나도 마찬가지다. 하고 싶은 걸 계속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행복하다. 무대에서 노래에 빠져 있다 보면 나와 노래가 하나가 되고 있는 기분이다. 그 때가 정말 황홀하다.
창빈: 녹음이 잘 나왔을 때. 녹음된 내 목소리를 들으며 ‘살아있네~’ 생각한다.(웃음)

10. 하고 싶은 일을 또래 친구들보다 일찍 찾은 편이다. 그 과정에서 혼란은 없었나.
현진: 나는 길거리 캐스팅을 당해 오디션을 보고 회사에 들어오게 됐다. 물론 관심 있는 분야였지만 처음엔 많이 혼났다. 가수가 되는 것이 내 꿈인데 늘 좋지 않은 평가만 받으니 혼란스러웠다. 하고 싶은 걸 하고는 있는데 행복하지 않으니까. 그런데 한편으로는 오기가 생겼다. 어떻게든 인정받고 싶어서 더 연습했다. 그러면서 점점 더 많은 장르의 춤을 알게 됐고 내가 즐기면서 출 수 있는 법도 배웠다.
리노: 처음에는 연예인이 아니라 전문 댄서가 되려고 했다. 학생 때부터 춤을 춰왔는데, 성인이 되자 불안해졌다. ‘이렇게 연습만 하고 춤만 춰도 될까?’ 싶었다. 방탄소년단 선배님들의 백업댄서를 하면서 나도 가수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너무 늦은 것 같았다. 연예인을 준비하던 친구들 중에는 이미 데뷔를 한 사람도 있었으니까. 더 열심히 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해서 연습에 매달렸다.

“인정 받고 싶은 욕구가 컸다”는 현진/사진=김연중(관음사), 장소제공=GLOW
“인정 받고 싶은 욕구가 컸다”는 현진/사진=김연중(관음사), 장소제공=GLOW
리노의 별명은 ‘춤 추는 조각상’이다./사진=김연중(관음사), 장소제공=GLOW
리노의 별명은 ‘춤 추는 조각상’이다./사진=김연중(관음사), 장소제공=GLOW
필릭스는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레이 키즈’에서 탈락 위기를 딛고 데뷔했다./사진=김연중(관음사), 장소제공=GLOW
필릭스는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레이 키즈’에서 탈락 위기를 딛고 데뷔했다./사진=김연중(관음사), 장소제공=GLOW
10. 리노와 필릭스는 데뷔 전 출연한 서바이벌 프로그램 Mnet ‘스트레이 키즈’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적이 있다.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필릭스: 내가 뭘 해야 하는지 많이 고민했다. 리노 형과 서로 칭찬하고 격려하며 힘을 줬다. 힘들었지만 형과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려고 했다. 뭐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같이 데뷔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10. 방찬은 7년 동안 연습생 생활을 했다. 긴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비결은 뭔가.
방찬: 사실 나도 나를 잘 몰랐다. 성격이나 행동도 계속 바뀌었고 좋아하는 것도 바뀌었다. 하지만 누구나 겪는 일이라고, 단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힘들 때도 물론 있었다. 때론 아무 것도 하기 싫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결정한 길이니까 꾸준히 나아가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그리고 이건 어머니께 물려받은 성격인데, 고민이 있어도 자고 일어나면 다 까먹는다!(일동 웃음) 정말 신기하다.

10. 스트레이 키즈로 첫 발을 내딛었다. 이제 더 이상 혼란스러워하지 않을 자신이 있나.
방찬: 아직도 내가 누구인지 완벽하게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음반을 만들면서 뭔가 벽을 하나 깨뜨린 것 같은 느낌은 든다. 내가 올바른 길을 향하고 있다고 믿는다.

스트레이 키즈는 옳은 길로 나아가고 있다고 믿는다./사진=김연중(관음사), 장소제공=GLOW
스트레이 키즈는 옳은 길로 나아가고 있다고 믿는다./사진=김연중(관음사), 장소제공=GLOW
의상: 최유림 스타일리스트
헤어메이크업: 미카, 심경미(콜라보엑스)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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