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박지아 스튜디오테이크원 본부(왼쪽)과 이영백 PD / 사진제공=MBC
박지아 스튜디오테이크원 본부(왼쪽)과 이영백 PD / 사진제공=MBC
치열하고 고단하게 살아가는 며느리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불공평한 현실을 꼬집는 MBC 교양 파일럿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기자시사회가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상암 경영센터에서 열렸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이영백 PD와 제작사인 스튜디오테이크원의 박지아 본부장, 정성후 PD가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결혼 이후 여성에게 많은 책임과 희생을 요구하는 사회의 불합리한 관행을 과감하게 꼬집는 신개념 리얼 관찰 프로그램이다. 결혼 3개월 차 민지영, 6년 차 박세미, 4년 차 김단빈의 며느리 일상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살 것으로 기대된다.

이 PD는 “우리 사회가 가진 큰 문제 중 하나가 사람 사이에 서열을 매긴다는 거다. 누구를 만나도 나이를 확인하고 직업을 묻는다. 그래서 ‘갑질’이라는 단어도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아저씨이지만, 나이 지긋한 남성들은 처음 보는 여성에게 쉽게 말을 놓는다. 서열화나 여성 차별 등의 뿌리가 깊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며느리는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들을 첨예하게 보여주는 존재다. 그래서 이 시대에 당연히 해야 할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고부 관계를 다룬 프로그램이 많았다. 박 본부장은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캐릭터 싸움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사회 구조가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는 걸 보여주고자 한다. 우리 모두의 시각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에 출연하는 민지영(왼쪽부터), 박세미, 김단빈 / 사진제공=MBC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에 출연하는 민지영(왼쪽부터), 박세미, 김단빈 / 사진제공=MBC
이날 시사회에선 첫 회 방송분이 공개됐다. 세 며느리가 시댁에서 분투하는 모습이 공감과 공분을 샀다. 자칫 며느리는 피해자, 시어머니는 가해자로 비춰질 수 있지만 박 본부장은 “첫 회에 모든 걸 담아낼 순 없다. 점차 카메라 각도가 돌아간다. 2회에선 시어머니의 입장도 보여준다. 또 3회에서는 시아버지와 남편의 역할로 시선이 확장된다”고 설명했다.

세 며느리의 일상을 여러 패널들이 지켜본다. 결혼 7개월 차 가수 이지혜와 ‘좋은연애연구소’의 김지윤 소장이 며느리의 일상에 공감하거나 의문을 던질 예정이다. 결혼 10년 차 가수 이현우와 결혼 23년 차 배우 권오중이 남편들의 입장을 대변한다.

이들은 VCR을 보며 공감하거나 반박하지만 해결 방법을 설명하진 않는다. 박 본부장은 “문제가 되는 점을 담담하게 보여주고자 했다.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보는 사람이 스스로 느끼고 닫힌 의식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면 그게 프로그램의 가치”라고 말했다. 정 PD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더 좋은 가치로 나아갈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PD와 박 본부장, 정 PD는 입을 모아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가 파일럿 방송에서 화제를 모아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 PD는 “출연하는 가족들이 점차 변화하는 과정을 담을 수도 있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모습도 담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오는 12일 오후 8시 55분 처음 방송되며 3부작으로 편성됐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