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크루셜스타 / 사진제공=컬쳐띵크
크루셜스타 / 사진제공=컬쳐띵크
“당신에게 좋은 걸 주고 싶은 내 마음은 / 여전히 내겐 사랑뿐인 걸 믿어줄 수 있나요.”
(크루셜스타 싱글 ‘혼자 이 밤을’ 가사 中)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재즈 에세이’에서 “쳇 베이커의 음악에서는 청춘의 냄새가 난다”고 묘사했다. 쳇 베이커의 일생을 다룬 영화 ‘본 투 비 블루’를 보고 크루셜스타는 크루 ‘베이커 스튜디오’를 만들었다. 음악을 하는 크루셜스타, 사진을 찍는 재쿠와 비버로 구성된 베이커 스튜디오에서 그도 청춘의 영혼을 다독이는 음악을 만들어낸다. ‘혼자 이 밤을’에서 노래했듯 크루셜스타는 자신을 찾아오는 이에게 좋은 것만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10. ‘혼자 이 밤을’은 어떻게 만들어진 곡인가요?
크루셜스타: 지난해 9월 22일 낸 앨범 에 수록된 ‘데리러 갈게’의 가사로 불거졌던 논란 때문에 마음 고생을 심하게 하다가 나온 곡입니다. (‘납치 당할라구’라는 가사 때문에 논란이 일었다) 워낙 경험을 토대로 곡을 쓰는 편이라 ‘데리러 갈게’도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왔어요. 평소에 생각이 많은 편인데 뜻밖에도 질타를 많이 받게 되니까 불면증이 더 심해지더라고요. 그래서 ‘혼자 이 밤을 견뎌내기가 쉽지 않죠’라는 가사도 나온 것 같아요.

10. ‘데리러 갈게’에는 ‘내 마음은 한기로 가득해’ ‘긴 긴 밤 난 착각했던 걸까’라는 가사가 이어지는데 고민이 많았나봐요.
크루셜스타: ‘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음원을 내려야 하는지도 고민했어요. 제 오랜 팬이었는데 이 곡을 듣고 팬을 안 하겠다는 메시지도 받아봤거든요. 그래서 마음이 너무 안 좋았어요. 제가 좀 더 세심했더라면 고심해서 수정했을 텐데…잘 듣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테니 음원을 내리려는 마음은 사그러들었지만, 제가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10. 최근 발매한 곡 중 작곡팀 크래커의 대감과 협업한 곡이 많아요. 어떻게 알게 된 사이인가요?
크루셜스타: ‘가을엔(feat. 김나영)’을 같이 작업한 유턴(U-Turn) 형이 “너랑 색깔 잘 맞을 것 같은 친구가 있다”며 소개해 줬어요. 들어봤는데 곡이 너무 좋더라고요.(웃음) 대감이와는 음악 작업도 같이 하고, 크래커의 또 다른 멤버 이두랑은 풋살도 하러 다니고 그렇게 가까이 지낸 지 2년이 좀 안 됐습니다.

크루셜스타 ‘혼자 이 밤을’ 커버 / 사진제공=컬쳐띵크
크루셜스타 ‘혼자 이 밤을’ 커버 / 사진제공=컬쳐띵크
10. 앨범 <혼자 이 밤을>과 을 모두 베이커 스튜디오에서 기획했는데 스튜디오 이름을 왜 베이커라고 했나요?
크루셜스타: ‘본 투 비 블루’를 보고 나서 ‘베이커’라는 단어가 예쁘다고 느껴졌어요. ‘Baker’는 제빵사라는 뜻이니 ‘B’를 ‘Visual’의 ‘V’로 바꿔보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떠올랐는데 재쿠, 비버의 만장일치를 얻어 ‘Vaker Studio’가 됐죠.

10. 베이커 스튜디오에 영업하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나요?
크루셜스타: 아직은 규모가 작다고 생각해서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은 없지만 앞으로 영상 디렉터를 섭외하고 싶어요. 크리에이터로서 우리의 역량을 넓혀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가 하나의 분야에서만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영상, 패션, 프로듀서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로 커 간다면 더 보람 있을 것 같아요. 그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방향이기도 하고요.

10. 가사에 대한 아이디어나 영감은 어디에서 주로 받습니까?
크루셜스타: 상상해서 쓸 때도 있지만 과거의 경험에서 많이 나오는 편입니다. 생각이 많다 보니까 하나를 경험했어도 파생되는 곡들이 많아요. 한 사람을 만나더라도 사랑과 이별처럼 다른 느낌들의 노래들이 만들어져요. 꿈에 대한 생각도 하루하루 달라지니까, 바뀐 생각들로 가사를 쓰죠.

10. 지금 꿈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요?
크루셜스타: 예전에 사람들이 자신들의 꿈에 대해 저한테 얘기했을 때 저는 “너도 너 하고 싶은 것 해”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쉽게 얘기할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꿈을 이루는 것도 각자의 환경에 따라 다른 문제잖아요. “너도 너의 꿈을 마음껏 펼쳐봐. 나처럼 될 거야”라는 말로 위로를 받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솔직하게 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위로를 줄 수 있겠다고 깨달았어요. 지금 작업 중인 정규 2집에는 이러한 얘기들이 들어갈 예정이에요.

10. 정규 2집은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요?
크루셜스타: 올 가을을 목표로 작업하고 있어요. 10월 16일이 제 생일인데, 제 첫 정규 앨범이 2014년 제 생일에 나왔거든요. 가을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이라 목표만 이룰 수 있다면 의미도 더 깊을 것 같아요.

10. 목표가 이뤄진다면 4년 만의 정규 앨범인데 어떤 모습이 될까요?
크루셜스타: 저는 싱글, 미니 앨범, 정규 앨범을 만들 때 자세가 다른 것 같아요. 싱글이나 미니 앨범에는 각 수록곡에 유기적인 흐름을 주긴 힘드니까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곡들을 주로 실어요. 정규 앨범은 하나의 작품으로 들을 수 있으니까 이번 앨범은 하나의 큰 흐름으로 구성할 예정이에요. 제가 정규 앨범 만들기를 좋아하니까 수록곡을 열 개 이상 많이 싣고 싶어요.

베이커 스튜디오의 사진가들이 촬영한 크루셜스타.
베이커 스튜디오의 사진가들이 촬영한 크루셜스타.
10. 소울컴퍼니 오디션에 합격한 후 지금까지 음악 색이 서서히 바뀌었어요. 랩과 보컬을 오가면서 활동하기도 하고요. ‘크루셜스타’답다는 건 어떤 건가요?
크루셜스타: 고등학생 때 재미로 랩을 시작해서 소울컴퍼니 오디션에 붙을 때 운이 정말 좋았다고 생각해요. 당시 소울컴퍼니 소속 멤버였던 메익센스(Makesense) 형이 절 꼭 뽑아야 한다고 고집해서 제가 최종 합격했다고 들었어요.(웃음) 소울컴퍼니에 들어가서 라임어택 형한테 랩을 1~2년 배웠어요. 그때 전 음악을 계속 만들어서 들려주는 입장이라 오기로 작업을 해야 했어요. 설익었죠(웃음). 성향도 지금과는 완전 달라서 오토튠도 쓰고 여러 가지 시도를 많이 해봤어요. 지금도 완성형은 아닙니다. 아직까지 해보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아요.

10. 자신을 표현하는 단어 중 ‘감성 힙합’이라는 말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크루셜스타: 그렇게 생각해주는 사람들에게 고맙죠.(웃음) 예전에는 그 말 자체가 저를 바라보는 색안경이 될 수도 있으니까 억울한 부분도 있었는데 제 이미지가 생긴 거니까 좋은 거라는 생각도 들어요. 이젠 고마운 마음이 커서 앞으로도 감성 래퍼 하려고요.(웃음)

10.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크루셜스타: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좀 더 깊은 음악을 하고 싶어요. 재작년 가을에 낸 미니 앨범 ‘Fall 2’를 만들 때까지만 해도 좀 더 유명해지고 싶다는 욕구가 컸어요. 지금은 그 마음이 줄어들고 ‘내 꺼를 제대로 만들자’란 생각을 해요. 제가 잘할 수 있는 선에서 제가 좋아하는 것, 생각하고 있는 것을 음악으로 잘 구현하고 싶어요.

10.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같은 방송에 나가보고 싶지는 않나요?
크루셜스타: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한 번 출연했는데 앨범으로 치면 거의 ‘아웃트로(Outro)’ 같은 수준이었어요.(웃음) 인터뷰도 못하고 한 곡만 부르고 끝났는데 화면에서 저 옆에 크레딧이 올라오더라고요. 음악으로 더 잘 돼서 제대로 한번 나가보고 싶습니다.(웃음)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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