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그룹 워너원의 데뷔 타이틀곡 ‘Energetic’을 펜타곤의 후이와 함께 만든 프로듀싱 팀 플로우 블로우의 자이로(왼쪽)와 벤타.
그룹 워너원의 데뷔 타이틀곡 ‘Energetic’을 펜타곤의 후이와 함께 만든 프로듀싱 팀 플로우 블로우의 자이로(왼쪽)와 벤타.
플로우 블로우(Flow Blow)는 자이로(정국영), 벤타(양하이)로 구성된 프로듀싱 팀이다. 플로우 블로우의 이름이 처음 알려진 것은 Mnet ‘프로듀스101 시즌2’(이하 ‘프듀2’)에서 펜타곤의 후이와 함께 ‘국민의 아들’ 팀의 경연곡 ‘Never’와 워너원의 데뷔 타이틀 곡 ‘Energetic’을 연달아 히트시키면서부터였다.

그 후 플로우 블로우는 펜타곤의 ‘Like This’ ‘RUNAWAY’, 몬스타엑스의 ‘Deja Vu’, 전소연의 ‘Jelly’ ‘아이들 쏭(Idle Song), JBJ의 ‘Say My Name’, 후이의 ‘Wake me up(With 조우찬)’, 장문복X성현우의 ‘겁먹지 마’, 크리샤 츄의 ‘Like Paradise’ 등을 만들었다. 곡의 장르는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점은 독특한 세련됨이다. 플로우 블로우는 트렌디한 음악을 만들어내면서도 자신들만의 스타일을 잃지 않는다.

이 능력을 빌보드의 평론가들도 주목했다. 이들은 지난해 ‘최고의 K팝 노래’ 1위로 ‘Energetic’을 꼽으며 “‘Energetic’은 워너원 멤버들의 개성을 증명한 곡이자 차세대 슈퍼스타로의 길을 보장한 곡”이라며 “단지 히트곡으로만 여기기엔 K팝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녔다”고 평했다. 플로우 블로우의 목표는 ‘에너제틱 작곡가’를 넘어 곡이름 옆에 붙는 ‘Prod. Flow Blow’를 알리는 것, 그 다음은 빌보드 진출이다.

10.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나게 됐나요?

자이로: 대학에 들어가기 전에 실용음악학원에 같이 다녔어요. 그때는 얼굴만 알다가 대학교에서 동기로 다시 만난 사이에요. 같이 룸메이트를 하게 된 것도 있지만, 음악 작업을 같이 하다가 너무 잘 통해서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10. 작업 스타일은 어떤가요?

벤타 : 고등학생 때는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불렀기 때문에 멜로디와 가사가 트랙(보컬이나 멜로디가 들어있지 않은 비트들)보다 먼저 나왔어요. 싱어송라이터들이 작곡하는 것처럼요. 그런데 작곡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나니 트랙이 먼저 나오고 멜로디가 그 위에 얹혀지는 방식이 대부분이더라고요.(웃음) 지금은 자이로 형과 팀으로 일하니까 시장의 방식으로 하고 있어요.(웃음) 하지만 곡에 따라 순서가 바뀌기도 합니다.

10. 서로의 역할은 어떻게 나누어져 있나요?

자이로: 한 컴퓨터로 같이 할 때도 많아요. 각자 곡을 스케치하다가 막히게 되면 서로 교환해서 작업하기도 하고요.

10. ‘플로우 블로우’라는 팀명은 어떻게 지어졌나요?

벤타 : 팀명을 어렵게 짓고 싶지 않았어요. ‘플로우(Flow)’가 직역하면 흐름이라는 뜻이고, ‘블로우(Blow)’가 강타라는 뜻이에요. ‘대중 음악의 흐름을 강타한다’는 의미를 담고 싶었어요.

Mnet ‘프로듀스101 시즌’2에서 플로우 블로우와 후이가 만든 ‘NEVER’를 선보인 ‘국민의 아들’ 팀.
Mnet ‘프로듀스101 시즌’2에서 플로우 블로우와 후이가 만든 ‘NEVER’를 선보인 ‘국민의 아들’ 팀.
10. 데뷔한 걸로 치면 1년도 안 된 신인인데 어떻게 ‘프듀2’ 경연곡 작곡에 합류하게 됐나요?

자이로 : 후이랑 원래 아는 사이였어요. 펜타곤 데뷔 전 리얼리티 ‘펜타곤 메이커’를 찍을 당시 제 곡을 편곡한 곡들이 방송됐거든요. 이후에 후이가 ‘프듀2’의 곡을 작곡할 때 제 트랙이 필요하다고 해서 다시 힘을 합치게 됐어요.

벤타: ‘프듀2’ 촬영장에도 갔어요. ‘Never’를 포함한 다섯 곡(‘Oh Little Girl’ ‘열어줘’ ‘쇼타임’ ‘아이 노 유 노’)을 관객석 1열에서 봤죠.(웃음) 태어나서 한 번도 아이돌 콘서트를 가보지 않다가, 고척돔에서 열린 워너원의 데뷔 콘서트에서 다시 봤는데 눈물 날 뻔 했습니다. 몇만 명이 ‘Never’‘Energetic’을 부르는 워너원을 응원해주는 데 벅차오르더라고요.

10. 프로듀서 동료로서 후이는 어떤 작곡가인가요?

자이로: 천재 작곡가죠.(웃음) 노래도 워낙 잘하고, 멜로디를 잘 쓴다고 느꼈어요. 가이드 녹음도 훌륭하고요.

10. 그때부터 지금까지 여러 아이돌의 곡을 프로듀싱했는데, 녹음하면서 장족의 발전을 이뤄낸 아이돌을 꼽자면 누구입니까?

자이로: 한 명만 꼽기 힘들지만, 그래도 한 명을 들자면 워너원의 라이관린이에요.(웃음) 관린이는 ‘프듀2’에 나오기 전부터 봤던 사이인데, 데뷔할 줄 몰랐어요. ‘프듀2’에 병아리 연습생으로 나온 모습 그대로였거든요. 그런데 ‘Never’와 ‘Energetic’을 녹음하면서 스스로 굉장히 열심히 하고 실력을 키우더라고요. 저한테 ‘쌤, 음원 나왔어요. 역시 쌤이에요’라고 연락을 줘서 너무 고마웠죠.(웃음)

벤타: 저는 JBJ의 켄타에요. 일본인이라 처음에는 한국어 발음을 조금 어려워했어요. 다른 방에서 따로 30분 정도 발음을 교정해줬는데 금세 한국어 발음을 따라잡았어요. 워너원에서는 옹성우가 기억에 남아요. ‘Never’에서 ‘Energetic’으로 가면서 보컬이 더 유연해졌다는 것을 느꼈어요. ‘Energetic’의 메인 보컬도 진짜 잘 어울렸고요.

10. ‘Like Paradise’를 부른 크리샤 츄도 외국인 아이돌인데 작업할 때 어땠나요?

자이로: 노래에 대한 해석도 완벽에 가깝게 해왔고, 음정도 정확해서 작업 초반에 놀랐어요. 스스로에 대한 목표치가 높았죠. 그런 친구들은 단순히 비즈니스가 끝나는 게 아니라 동료애가 생겨서 너무 응원해주고 싶어요.

10. ‘프듀2’에 출연했던 다른 멤버인 장문복, 성현우의 곡을 만들어 주게 된 계기는요?

자이로: 현우가 대학 동문이에요. 현우가 ‘프듀2’에서 탈락하고 우리가 ‘Never’라는 곡을 한창 작업할 때 학교에서 봤어요. 잠옷 차림으로 편의점에 가다가 현우를 봤죠.(웃음) 벤타가 저한테 “저 사람 ‘프듀’ 나온 사람”이라고 알려줘서 제가 다가가 연락처를 주고 받게 됐어요. 문복이 형은 “‘Energetic’ 잘 듣고 있다”고 먼저 연락이 와서 알게 됐죠.

지난해 빌보드 평론가들은 플로우 블로우가 만든 곡을 최고의 K팝 1위, 11위로 뽑았다.
지난해 빌보드 평론가들은 플로우 블로우가 만든 곡을 최고의 K팝 1위, 11위로 뽑았다.
10. 스스로 생각하는 장점은 무엇인가요?

자이로: 꿈이 큰 편이에요. 벤타를 만나기 전부터 빌보드 진출이 꿈이었거든요. 음식은 가려도 음악은 가리지 않는다는 것도요.(웃음)

벤타 : 모든 장르를 좋아하는 거에요. 요즘에는 힙합 중에서도 트랩에 빠져 있는데 트로이보이(Troyboi)를 즐겨 듣고 있어요.

10. 올해 플로우블로우가 가고자 하는 방향은 어떻게 되나요?
자이로: 프로듀서에서 그치지 않고 해외에서도 활동하는 아티스트로 발전하고 싶어요. 사운드 자체는 해외 아티스트들한테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웃음) 마틴 개릭스(Martin Garrix)나 체인 스모커스(The Chainsmokers)처럼 프로듀서 겸 아티스트로 활동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언젠가는 그들처럼 우리 이름을 걸고 디제잉을 할 수도 있고요.

10. 언젠가 꼭 곡을 주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나요?

벤타 : 두아 리파, 트로이 시반한테 주고 싶어요.

자이로: 저도 트로이 시반요. 국내에서는 엑소와 방탄소년단에게 주고 싶어요.

올해 플로우 블로우가 전소연과 만든 두 번째 디지털싱글 ‘아이들 쏭 (Idle song)’의 커버. / 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올해 플로우 블로우가 전소연과 만든 두 번째 디지털싱글 ‘아이들 쏭 (Idle song)’의 커버. / 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10.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벤타 : 크리샤 츄의 ‘Like Paradise’를 발매할 때 처음으로 ‘(Prod. Flow Blow)’가 붙었어요. 앞으로 우리 이름 ‘Prod. Flow Blow’를 건 곡들이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블랙아이드필승이 트와이스의 ‘라이키’ ‘치어업’ ‘TT’를 만든 것처럼 한 아티스트나 그룹을 전담해 함께 그림을 그려가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자이로: ‘Prod. Flow Blow’를 봤을 때 ‘믿고 듣는다’라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겼으면 좋겠어요. 이후엔 아티스트로서 빌보드 진출이라는 최종 목표를 이뤄야죠.(웃음)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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