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슬기 기자]
영화 ‘궁합’ 포스터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궁합’ 포스터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오래 묵은 영화 ‘궁합’(감독 홍창표)이 이제야 세상에 나왔다. 900만 관객을 돌파한 ‘관상’ 제작사의 두 번째 역학 시리즈인 이 영화는 2015년 12월 촬영을 마친 후 약 2년 만에 관객과 만난다. 이승기, 심은경, 연우진 등 젊은 배우들이 주축이 돼 발랄한 분위기의 조선시대 로맨스를 완성했다.

‘궁합’은 태어난 년, 월, 일, 시를 기준으로 인간의 본성과 운명이 정해진다는 사주와 그로 인한 인연 간의 궁합을 소재로 했다. 이승기가 조선 최고의 역술가 서도윤을 맡았고, 심은경은 사나운 팔자를 갖고 태어난 송화옹주 역으로 출연한다.

영화는 서도윤이 혼사를 앞둔 송화옹주와 부마 후보들 간의 궁합풀이로 최고의 커플을 찾는 이야기다. 송화옹주가 부마 후보에 대한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궁궐 밖으로 나서는 ‘좌충우돌 소동극’이라고 할 수 있겠다.

스토리와 캐릭터 면에서 그리 특별할 것은 없다. 옹주는 발랄하고 엉뚱한 캐릭터다. 서도윤은 카리스마와 다정함을 겸비해 ‘백마 탄 왕자’를 연상케 한다. 위기에 빠진 옹주를 그 때마다 도와준다. 캐릭터 설명만으로 뻔한 스토리임을 예상할 수 있다. 영화는 최고의 부마를 찾기 위해 달리다가 극 말미엔 사랑이 없으면 안 되는 서도윤과 송화옹주의 갑작스러운 러브라인으로 끝을 맺는다.

야망을 가진 윤시경(연우진), 조선 최고의 미남 강휘(강민혁), 효심 지극한 도련님 남치호(최우식) 등이 부마 후보로 나온다. 이 가운데 연우진이 악역을 맡아 가벼운 로맨스물에 무게감을 싣는다. 강민혁과 최우식은 특별출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분량이 많지 않다.

오히려 영화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는 삼류 역술가 이개시 역을 맡은 조복래다. 처음부터 끝까지 곳곳에서 감초 역할을 제대로 한다. 잔꾀와 능수능란한 말재간으로 극 중 인물들뿐만 아니라 관객들까지 현혹시킨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겉모습의 변화도 눈길을 끈다. 하지만 영화는 ‘궁합’이라는 소재를 놓지 않고 끝까지 끌고 간다. 간혹 로맨스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소재에 힘을 잃는 경우가 많은데 ‘궁합’은 중심을 잡고 간다.

각 인물들의 의상을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도 있다. 홍창표 감독은 의상의 색깔을 활용해 인물들의 성격을 대변했다. 발랄한 캐릭터의 옹주는 노란색, 신뢰감을 줘야 하는 서도윤은 푸른색, 야망을 가진 연우진은 초록색 등으로 화려한 볼거리를 완성했다.

15세 관람가. 상영시간 110분. 2월28일 개봉.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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