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연극연출가 윤호진. / 사진=에이콤 홈페이지
연극연출가 윤호진. / 사진=에이콤 홈페이지
연극연출가 윤호진 씨가 24일 “최근 공연계에 불미스러운 성폭력 사건들이 불거지고 있는 것에 대해 오랜 시간 공연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참담함과 책임감을 느낀다. 나 역시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생각하며, 이름이 거론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신작 발표 기자회견을 연기했다.

윤씨는 이날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연극계에 불어닥친 ‘성추행 의혹’에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는 것을 언급했다. 그는 “이 같은 상황에서 신작 뮤지컬의 제작발표를 한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윤씨는 당초 오는 28일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그들을 위해 싸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웬즈데이’의 제작발표회를 열 예정이었다. 윤씨는 “할머님들과 힘겨운 싸움을 하고 계신 분들에게 저의 개인적인 의혹으로 누를 끼쳐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저에 대한 의혹을 먼저 푸는 것이 순리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의 행동으로 인해 불쾌함을 느끼신 분이 계시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싶다. 피해 신고센터나 에이콤, 또는 주변 지인을 통해서라도 꼭 연락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씨는 “50여 년 간 공연을 하면서 앞만 보고 오며, 자부심에 취해 제 자신과 주변을 둘러보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이 든다. 기득권에 속해 있는 한 사람으로서, 지금 용기 있는 분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 운동이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되기 바라며 저는 이 운동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 삼성오신(三省吾身)하겠다. 그분들의 용기를 격려해주시고 지켜주시기 바란다”며 “공연계의 권력과 기득권의 성폭력 문제로 인해, 이 시간에도 땀 흘리고 있는 제작진과 배우들의 순수한 열정에 피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거듭 사과했다.

연극연출자이자 공연제작사 에이콤의 대표인 윤씨는 뮤지컬 ‘영웅’ ‘명성황후’ 등 굵직한 작품을 만들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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