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래퍼 우태운이 한복을 입고 미소 짓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래퍼 우태운이 한복을 입고 미소 짓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아티스트 우태운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지난달 종영한 JTBC ‘믹스나인’을 통해 인생의 세 번째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마친 래퍼 우태운의 말이다.

설 연휴를 앞두고 텐아시아 편집국에서 만난 우태운은 고운 한복 차림이었다. “아기 때 이후로 한복을 입어본 적이 없다”는 그는 쑥스러워 하며 연신 웃음을 터트렸다. 한복에 어울리는 포즈를 취해달라고 하자 한참이나 어쩔 줄 몰라 했다. 절을 하듯 양손을 포개고 미소를 지으니 ‘무대 위의 악동’이라고 불리는 래퍼 우태운과 사뭇 달랐다.

“사람들이 저를 잘 몰라요. 진짜 우태운이요. 아무래도 저에 대한 고착화된 이미지가 있잖아요. 앞으로는 우태운이 진짜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고 싶어요. 알고 보면 저도 밝고 인간적이거든요. 하하. 저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는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올해 데뷔 9년 차에 접어든 우태운의 가수 인생을 한 단어로 정의하면 ‘다사다난’이다. 그는 2010년 혼성아이돌 그룹 남녀공학으로 데뷔했다. 당시 가요계에 흔치 않은 혼성그룹이라 주목받았으나 이렇다 할 성과는 내지 못했고 팀이 공중분해 됐다. 2012년 남녀공학에서 남자 멤버들만 모아 만든 SPEED의 리더로 다시 시작했다. 우태운은 당시 팀의 음악을 직접 프로듀싱하는 등 역량을 뽐냈으나 SPPED 역시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 결국 2015년, 팀을 탈퇴하고 솔로로 전향했다.

2015년 이후 우태운은 ‘도전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해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도전한 덕분이다. Mnet ‘쇼미더머니’ 시즌4로 시작해 시즌5에 연이어 출연하고 지난달 종영한 JTBC ‘믹스나인’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러나 도전의 결과가 언제나 좋았던 것만은 아니다.

“진짜 나를 보여주고 싶다”는 우태운.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진짜 나를 보여주고 싶다”는 우태운.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쇼미더머니’ 시즌4로 현실의 벽을 느꼈어요. 당시에 음악을 열심히 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스스로에게 굉장히 자신감이 차 있는 상태였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자신감인지 자만심이었는지 모르겠지만요.(웃음) 어쨌든 ‘나’를 표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대중의 반응은 제 생각과 달랐어요. 제가 경연 중에 실수를 했거든요. 저에게는 큰 실수였어요. 그때 ‘이게 나의 현실이구나’ 느꼈던 것 같아요.”

‘쇼미더머니’ 시즌4 출연 당시 실력 부족이라는 혹평을 들으며 일찌감치 탈락한 우태운은 이듬해 ‘쇼미더머니’ 시즌5에 다시 도전해 재기에 성공했다. 한층 성장한 랩 실력은 물론 특유의 센스가 돋보이는 가사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우태운은 ‘쇼미더머니’ 시즌5에 대해 “시즌4에서 부딪힌 현실의 벽을 극복하려고 노력한 계기”라고 설명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와 ‘쇼미더머니’ 시리즈를 만든 한동철 CP가 손잡고 만든 아이돌 서바이벌 ‘믹스나인’에 도전한 이유에 대해서는 “진짜 나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프로그램이 방영되면서 ‘나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대중의 반응은 물론 주위의 반응도 좋았다”고 전했다.

남들은 한 번도 어렵다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무려 세 번이나 거쳤고 그때마다 “‘각성’했다”는 그다. 우태운은 “서바이벌은 이제 더 이상 출연하지 않을 것 같다”며 “대신 아티스트로서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했다.

“여태까지는 ‘도전의 아이콘’으로서 나를 보여줬습니다. 이제는 내 앨범으로 나를 보여줄 때에요. 지금 미니앨범을 준비하고 있어요. 나만 할 수 있는, 나만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풀어내려고요. 아시다시피 제가 스토리가 좀 많은 사람이잖아요. 하하.”

우태운은 올 봄 발매를 목표로 앨범 작업에 한창이다. 그는 “곡을 작업하는 속도는 빠르지만 다 만들고 나서 갈아엎는 과정을 여러 번 거친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앨범을 시작으로 새해에는 내 음악으로 꽉 채운 앨범을 가능하면 많이 발표하는 것이 목표”라며 눈을 반짝였다.

“앨범도 많이 내고, 공연도 많이 열고, 아티스트로서 최선을 다해 활동하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싶어요. 저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요. MBC ‘발칙한 동거-빈방 있음(이하 발칙한 동거)’이나 ‘나 혼자 산다’ 같은 프로그램이요. ‘발칙한 동거’에 출연한다면 이종격투기 선수와 동거를 해보고 싶네요.”

마지막으로 우태운에게 지금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물었다. 잠깐 고민하던 그가 곧 ‘쿨’하게 말했다.

“고생했다. 진짜 고생했고, 이제 또 다른 고생길이 열려 있으니까 각오하고. 좀 더 고생하자.”

우태운은 스스로에게 “좀 더 고생하자”며 각오를 다졌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우태운은 스스로에게 “좀 더 고생하자”며 각오를 다졌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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