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진 기자]
지난달 25일 종영한 MBC ‘로봇이 아니야’에서 김민규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유승호./사진제공=산 엔터테인먼트
지난달 25일 종영한 MBC ‘로봇이 아니야’에서 김민규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유승호./사진제공=산 엔터테인먼트
드라마와 시청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시청률을 통해 드라마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고,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는 성공한 작품으로 인식된다. 그런 의미에서 평균 3%대의 시청률을 기록한 MBC ‘로봇이 아니야’는 성공한 작품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배우 유승호에게 ‘로봇이 아니야’는 성공 그 이상의 무언가를 남겼다. 유승호는 “로봇이 아니야’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고, 한 층 더 성장했다”고 말했다.

10. ‘로봇이 아니야’ 종영 소감은?
유승호: 시청률은 잘 안 나왔지만, 나에게는 너무 소중한 작품이다. 내가 ‘로봇이 아니야’를 이렇게까지 좋아하게 될 줄은 몰랐다. 짜임새도 좋았고, 완성도도 높은 작품이라 오래 기억될 것 같다.

10. 방영 기간 내내 시청률이 부진했다. 아쉽지 않나?
유승호: 솔직히 말해 첫 회 시청률을 봤을 때 믿을 수가 없었다. 다음 날 촬영장에 갔는데 감독님, 스태프들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100% 내 탓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어느 정도 배우의 탓도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이렇게 부족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시청률에 좌지우지되는 건 프로답지 못한 거라고 생각해서 오히려 농담하면서 분위기를 풀려고 했다. 나중에 시청률 3%가 나왔을 때는 배우, 스태프들끼리 ‘우리 시청자들은 상위 3%’라고 웃으면서 넘길 수 있었다.

10. 시청률이 저조했던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유승호: 우리끼리도 ‘왜 시청률이 안 나올까?’ 고민을 해봤다. MBC 파업 직후라 시청자 유입이 힘들었고, 제목에서 시청자들이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로봇’이라는 소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연령층의 시청자를 끌어당기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너무 좋은 작품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재조명받을 거라고 믿고 있다.

10. 민규 캐릭터는 ‘인간 알러지’라는 설정을 가진 인물이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질병인데 이해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유승호: 오히려 실존하지 않는 병이라서 쉬웠다. 따로 기준에 맞추지 않아도 되고, 내가 상상하는 대로 표현하면 됐다. 그래서 연기하기에는 편했다.

10.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처음 도전했는데.
유승호: ‘군주’ 종영 인터뷰 때 ‘로맨틱 코미디는 못 하겠다’고 했는데 바로 ‘로봇이 아니야’ 제의가 들어왔다. (웃음)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어서 ‘한 번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했던 작품에도 로맨스 코드가 있기는 했지만 정통 로맨틱 코미디는 처음이었는데, 신기한 경험을 했다. 내가 진짜 민규가 돼서 지아(채수빈)를 사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는 행동들이 저절로 나오는 게 참으로 신기했다.

10. 채수빈과의 케미도 눈길을 끌었다. 실제 호흡은 어땠나?
유승호: 호흡은 너무 좋았다. 수빈이가 나보다 한 살 어리지만 정말 대단한 배우라는 걸 느꼈다. 처음부터 수빈이는 지아 그 자체였다. 덕분에 나도 민규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 성격도 털털해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지금은 오빠, 동생이라기 보다는 친한 친구 같다.(웃음)

10. 정대윤 감독과 처음 작업해 본 소감은?
유승호: 감독님들마다 지향하는 스타일이 있는데, 정대윤 감독님은 자신만의 스타일이 확고했다. 촬영하면서 감독님의 스타일이 나에게도 잘 받아들여졌고, 서로 생각이 잘 맞았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감독님과 또 작품을 하고 싶다.

“로맨틱 코미디에 자신이 생겼다”고 말한 유승호/사진제공=산엔터테인먼트
“로맨틱 코미디에 자신이 생겼다”고 말한 유승호/사진제공=산엔터테인먼트
10. ‘로봇이 아니야’를 통해 로코에 자신감이 좀 생겼나?
유승호: 확실히 자신감이 생겼다. 한 번 경험해 봤으니까 다음에는 겁을 좀 덜 낼 것 같다. 바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작품을 할 것 같지는 않지만 먼 훗날 다시 하게 된다면 더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10. 작품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유승호: 내가 느끼기에 잘 만든 드라마기 때문에 자신 있게 재미있다고 말할 수 있다. 만약 작품의 완성도가 떨어졌다면 나도 주눅 들고 고민하고 있을 텐데 이번에는 다르다. ‘로봇이 아니야’ 같은 작품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나에게는 정말 자랑스러운 작품이다.

10.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하면서 연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나?
유승호: 나도 처음에는 ‘이 작품을 하다 보면 연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했는데 아니었다. (웃음) 지금은 연애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 별로 관심이 가지 않는다.

10. 배우로서 세운 새로운 목표가 있다면?
유승호: 이번에 로맨틱 코미디를 처음하면서 느낀 게 있다. 나에게 로코는 높은 산과 같았다. 예전에는 그 산을 건너려고도 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한 번 올라가 보니 장르에 대한 겁이 없어졌다. 그리고 새로운 장르,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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