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슬기 기자]
/사진=2017 SBS 연기대상 방송 캡쳐
/사진=2017 SBS 연기대상 방송 캡쳐
지성은 12월 31일 열린 ‘2017 SBS 연기대상’에서 드라마 ‘피고인’으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수상은 다른 때 보다 더욱 뜻깊었다. 시상식의 MC를 맡은 아내 이보영이 바라보는 자리에서 받으며 영광의 순간을 함께 했기 때문. 이는 결혼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지성과 이보영은 해마다 한 해의 마지막날은 떨어져 있어야 했다. 한 사람은 시상식에서, 한 사람은 집에서 지켜보거나 또는 다른 방송국 시상식에 참석해 함께 있지 못했다.

한 무대에 나란히 서서 아내의 축하를 받게 된 지성은 “사랑하는 아내에게 감사하다. 늘 부족한 남편을 대단한 사람으로 만들어줘서 고맙다”며 이보영의 뺨에 입을 맞췄다. 이보영도 지성의 대상 수상에 울컥한 모습을 보이며 “결혼한 이후 처음으로 같이 맞는 새해”라고 말했다.

이 시상식에는 지성과 이보영의 30개월 된 딸과 이보영의 부모님도 함께 했다. 이런 가운데 지성은 대상을, 이보영은 ‘귓속말’로 월화드라마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해 겹경사를 맞았다.

지성은 2017년 1월 방영을 시작해 3월 종영한 ‘피고인’(극본 최수진 최창환, 연출 조영광)에서 딸과 아내를 죽인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된 검사 박정우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는 캐릭터를 보다 실감나게 연기하기 위해 급격히 체중을 줄이는 등 남다른 열정을 보여줬다. 드라마가 방영되는 동안 절절한 감정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드라마는 28.3%(전국기준 시청률, 닐슨코리아 집계)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성은 “‘피고인’을 하면서 연기로 상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이 사회에 미안했고 딸 가진 아빠로서 너무 무서웠다”며 “무서운 연기를 한다는 제가 무서웠다. 시청률이 잘 나와도 제 마음은 무거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런 이야기로 시청률이 잘 나온다는 것에 좋아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 아마 이 상은 제가 잘해서 주시는 게 아니라 저희 ‘피고인’의 노력과 노고를 기억해주시고 주시는 상이라고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지성은 대상의 영광을 ‘피고인’에서 함께 열연한 엄기준에게 돌렸다. 그는 “저에게는 마음의 대상이 따로 있다. ‘피고인’을 통해서 만난 친구인데 우리 엄기준이다”라며 “어느 누구도 그런 악역을 연기하긴 쉽지 않았을 거다. 함께 하면서 많이 배웠고 존중한다. 이 상, 네 거야”라고 말해 뭉클함을 선사했다.

이어 지성은 “세월이 참 빠르다. 1999년도에 SBS에서 ‘카이스트’로 데뷔했다. 그리고 19년이 지난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다. 제 인생에 있어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며 “19년 동안 도움이 필요할 때 많은 도움을 주셨던 고마운 분들이 계시다. 그 따뜻함 고마움을 안고 있다가 필요로 하는 후배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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