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슬기 기자]
/사진=SBS ‘판타스틱 듀오2’ 홈페이지
/사진=SBS ‘판타스틱 듀오2’ 홈페이지
지난 3월 시작한 SBS ‘판타스틱 듀오2’(이하 ‘판듀2’)가 막을 내렸다. 뜨거운 사랑을 받은 시즌1에 이어 ‘판듀2’는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잡으며 SBS 대표 음악예능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판듀’는 지난해 프랑스 칸에서 열린 ‘K포맷 쇼케이스’에서 세계적인 포맷사 Banijay International과 유럽시장 배급 대행 계약을 맺고 국내 지상파 최초로 예능 포맷을 유럽에 수출했다. 이렇게 ‘판듀’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사랑 받는 프로그램으로 자리했다.

그동안 오디션, 경연 등 숱한 음악 예능프로그램이 있었지만 ‘판듀’는 이들과 결을 달리했다. 경연이라는 큰 틀 안에서 일반인과 가수가 함께 무대를 꾸민다는 것에 의미를 뒀다. 일반인 참가자들은 가수와 함께 하나의 추억을 만들게 됐고, 가수 역시 참가자들과 무대를 꾸미며 자신의 음악이 가진 힘에 대해 느끼게 됐다.

‘판듀’ 시즌1, 2를 연출한 김영욱 PD는 17일 텐아시아에 “저는 음악을 보고 자라온 뮤직비디오 세대다. 그래서 시청자들에게 음악을 어떻게 눈으로 보여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김 PD는 가수들과 판듀들의 무대를 위해 자신이 직접 편곡하고 프로듀싱 했다. 이은미, 윤도현은 직접 편곡 했지만 대부분의 가수들은 김 PD를 믿고 맡겼다.

그는 “프로그램 편곡 대부분을 제가 하는 편이다. 악보를 그리는 건 아니고 ‘이 곡과 이 곡을 믹스하면 어떨까’하고 가수들과 끊임없이 의견을 주고받는다”라며 “이선희 선배 같은 경우는 그냥 저한테 맡기셨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사실 음악예능은 시청자들에 사랑 받는 프로그램이지만 가수로서는 다소 부담스러운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다른 가수와의 경쟁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평가받기도 하고 완성도 높은 무대를 보여줘야 하는 부담감도 있기 때문. 상당수 가수들이 출연을 망설이는 이유다.

김 PD는 “가수들이 여기(‘판듀2’)는 나가도 ‘사고는 안 나겠다’라는 마음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우리도 가수들의 입장을 잘 알고 충분히 이해하려고 하기 때문에 안심시키고 최대한 실수 없이 완벽한 무대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판타스틱 듀오2’ 무대를 꾸민 이문세 이소라(위부터) 룰라와 참가자, 아이유와 싸이, 백지영과 참가자./사진=SBS ‘판타스틱 듀오2’ 홈페이지
‘판타스틱 듀오2’ 무대를 꾸민 이문세 이소라(위부터) 룰라와 참가자, 아이유와 싸이, 백지영과 참가자./사진=SBS ‘판타스틱 듀오2’ 홈페이지
그래서인지 ‘판듀2’는 내로라하는 가수들의 출연으로 매번 화제를 모았다. 이문세, 이은미, 이선희, 인순이, 룰라, 싸이, 백지영, 박정현, 강타, 태양, 자이언티, 에일리 등 다양한 가수들이 출연했다. 특히 이들은 콘서트만큼이나 화려한 무대를 꾸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 PD는 “사실 섭외가 가장 힘들다. 섭외하는데 까지 1년 이상 걸린 분들도 많다. 제가 전화 안 돌린 가수가 없을 정도로 정말 많은 가수들한테 연락했다”며 “제가 섭외를 안 해서 안 나온 분은 없다고 보면 된다”고 자신했다.

가수와 함께 무대를 꾸미는 ‘판듀’(일반인 참가자)의 선발 기준은 무엇일까. 김 PD는 “방송에 출연하는 판듀들의 10배수를 실제로 만났다”며 “방송국에서 직접 만나 노래를 들어본다. 무대에 올랐을 때 얼마나 재밌고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지가 가장 큰 선발 기준이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판듀’ 제작진은 방송하는 내내 주말 없이 일했다. 업계에서는 아주 ‘힘든 프로’로 소문 나있을 정도다. 이들의 수고만큼 ‘판듀2’의 시청률은 상승했다.

김 PD는 “욕 먹는 프로는 아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며 “힘들었지만 시청률이 잘 나온 덕분에 시즌 2를 잘 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1에 이어 시즌2까지 사랑을 받은 만큼 시청자들은 시즌3를 기다리고 있다. 김 PD는 “시즌3 기획보다는 ‘판듀’가 스페인에 수출됐는데 이를 수입한 포맷 회사 Banijay와 현재 새로운 음악예능을 만들기로 계약이 돼서 기획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시즌3는 아니지만 새로운 음악예능 프로그램에 ‘판듀’ DNA가 깔려있을 것 같다”며 “순조롭게 진행이 잘된다면 내년에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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