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슬기 기자]
배우 양세종은  “서현진 덕분에 ‘사랑의 온도’에서 온정선의 감정 선을 잘 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사진제공=굳피플
배우 양세종은 “서현진 덕분에 ‘사랑의 온도’에서 온정선의 감정 선을 잘 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사진제공=굳피플
1년을 쉼 없이 달렸다. 뒤를 돌아보니 배우 양세종으로 얻은 건 많았지만 사람 양세종은 공허했다. 그에게 붙은 ‘괴물신인’이라는 수식어는 아무런 힘을 주지 못했다. 연이어 작품에 들어가는 바람에 주변을 챙기지 못한 아쉬움만 남을 뿐이다. 인기에 취할 법도 한데 그는 연연하지 않았다. 그저 매 순간 작품마다 진심을 다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배우 양세종과 사람 양세종의 간극은 벌어졌다.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부터 ‘사임당’, OCN 드라마 ‘듀얼’까지 바쁜 행보를 이어가던 양세종은 SBS 월화드라마 ‘사랑의 온도’(극본 하명희, 연출 남건) 남자주인공으로 파격 발탁됐다. 1년 동안 무려 네 작품을 소화하게 된 그는 혼란스러운 가운데서도 셰프 온정선 역을 밀도 있게 표현해 호평을 받았다. 최근 종영한 ‘사랑의 온도’로 그는 ‘대세 신인’으로 떠올랐다.

10. 온정선을 떠나보내기 아쉽지 않나?

양세종: 전작 ‘듀얼’과 ‘사랑의 온도’를 연이어 들어가서 지금은 빨리 털어내고 싶다. 양세종으로 돌아오고 싶은 바람이 간절하다.

10. 자신과 닮은점이 있나?

양세종: 온정선은 상대방과 온갖 갈등을 다 겪고 난 뒤에 모든 걸 털어놓는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면 안에 있는 것을 다 표현한다. 하지만 다가갈 때는 굉장히 조심스럽다. 오랜 기간 만나서 차 마시고 이야기하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첫 만남부터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온정선과는 다르다.

10. 섬세한 감정 선을 가진 작품이어서 표현이 폭이 넓으려면 경험이 많아야 했을 텐데?

양세종: 감정 선이 사건인 드라마여서 정말 섬세했다. 감정 선을 모르면 표현이 안 되는 건데 상대방이 서현진 선배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선배에게는 이현수 자체로 보이게 하는 힘이 있었다. 타고난 것 같다. 그래서 감정을 주고받는 데 수월했다. 나를 온정선이 될 수 있게끔 만들어줬다.

10. ‘사랑의 온도’ 이후 사랑하고 싶어졌나?

양세종: 드라마 중반부터 사랑하고 싶어졌다. 어떤 한 부분 때문이라고 콕 집기는 어렵다.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최근 SBS 월화드라마 ‘사랑의 온도’를 마친 배우 양세종은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일찍 결혼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사진제공=굳피플
최근 SBS 월화드라마 ‘사랑의 온도’를 마친 배우 양세종은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일찍 결혼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사진제공=굳피플
10. 극 중 “사귈래요” “피해, 싫으면” 등의 유행어를 남겼는데.

양세종: 유행어가 있었다는 걸 몰랐다. 작품 할 때는 휴대폰을 전혀 안 본다. 알람용으로만 쓴다. 그래서 유행어라든지 ‘적정선’ ‘냉정선’ 등의 별명도 몰랐다. 작품 끝나고 나서야 들었다.

10. 연기할 때는 모든 것을 차단하나?

양세종: 작품을 할 때 만큼은 연기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는 양세종이고, 촬영할 때만 캐릭터에 빠지고 싶은데 쉽지 않다. 그렇게도 해봤는데 집중이 안 됐다. 작품 할 때는 가족, 친구, 회사 대표님 등 주변 지인들한테 전화가 와도 안 받는다. 그러다 보니 ‘듀얼’ 시작할 때쯤부터 지금까지 아무에게도 연락이 안 온다. 내가 만든 결과기도 한데 그래서 내 자신이 싫다. 하지만 주변을 돌아보며 연기하기엔 집중이 안 된다. 참 고민이 많다. 배우와 한 사람으로서의 나 사이에 괴리감이 참 크다. 2017년을 쉼 없이 달렸는데 지금 드는 생각은 ‘나, 어디 갔지?’다.

10. 앞으로 더 많은 장애물들이 생길 텐데?

양세종: 알고 있다. 주변 환경에 의해 흔들리더라도 항상 경계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안 바뀔 것’이라는 확신은 없다. 그렇지만 경계는 하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어떤 인생이 펼쳐질지 모르기 때문에 단언할 수는 없다.

10.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양세종: 진정성이라고 생각한다. 주어진 것에 대해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자’라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최근 3개월 역시 온정선으로 사는 동안 최선을 다해서 진심으로 살았다.

10. 일과 사랑 중 무엇을 택할 것인가?

양세종: 사랑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말하는 거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올인할 것이다. 모든 걸 다 바칠 수 있는 상대가 나타난다면 빨리 결혼하고 싶다.

10. 이상형은?

양세종: 그 사람의 분위기와 매력을 보는 것 같다. 대화를 했을 때 솔직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 하지만 내 감정을 의심하기도 한다. 한 순간의 감정일 수도 있기 때문에 오랜 시간 만나서 이야기를 한다. 난 상대방에게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난 당신이 궁금합니다’라고 말이다.

10. 2018년의 바람이 있다면?

양세종: 내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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