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현역무용수를 은퇴하는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석 무용수 황혜민(왼쪽), 엄재용 / 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
현역무용수를 은퇴하는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석 무용수 황혜민(왼쪽), 엄재용 / 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
지난 26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유니버설발레단(UBC)의 ‘오네긴’을 끝으로 은퇴한 수석 무용수 황혜민이 “16년을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제2의 인생을 즐기겠다”고 말했다.

황혜민은 ‘오네긴’을 마지막으로 현역 무용수 생활을 마무리 지었다. 이번 공연은 현역 무용수로는 활동하지만 UBC를 떠나는 남편 엄재용과 호흡을 맞추는 마지막 무대여서 더 특별했다.

황혜민은 27일 유니버설발레단을 통해 “아직도 무대에서의 벅찬 가슴이 식지 않는다”며 “그동안 무대가 있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엄재용 역시 “관객들이 있어서 숨 쉬었고 힘들 때도 포기하지 않고 돌아왔다”며 “성원을 받아서 발레계에서 또 다른 모습으로 봉사하겠다”고 밝혔다.

부부가 은퇴작으로 선택한 ‘오네긴’은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소설 ‘예브게니 오네긴’을 존 크랑코가 안무한 작품이다. 오만하고 자유분방한 도시 귀족 오네긴과 아름다운 사랑을 원하는 소녀 타티아나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다. 기쁨과 슬픔, 회환 등 여러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 많은 발레무용수가 은퇴 작품으로 꼽는다. 강수진 국립발레단장도 이 작품을 끝으로 토슈즈를 벗었다.

황혜민과 엄재용은 각각 2002년과 2000년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해 수석 무용수로 활약했다. 선화예중·고 선후배인 두 사람은 2012년 8월 결혼해 한국 발레계의 첫 현역 수석무용수 부부로 이목을 끌었다. 2002년 프랑스 파리 상젤리제 극장에서 열린 ‘파리 21세기 에뚜왈 갈라’를 시작으로 2004년 ‘라 바야데르’ ‘백조의 호수’ ‘돈키호테 ‘잠자는 숲 속의 미녀’ 등 910여 회가 넘는 공연에서 호흡을 맞췄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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