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황영진 기자]
유명인 100여명의 결혼식을 만든 조봉구대표 / 사진제공=해피메리드
유명인 100여명의 결혼식을 만든 조봉구대표 / 사진제공=해피메리드


지난달 25일 인터넷 포털의 실시간검색어 상위권을 하루 종일 차지했던 배우 신지수의 결혼 소식을 전한 이는 연예기획사 같은 소속사가 아니라 웨딩컨설팅 업체 해피메리드컴퍼니였다. 해피메리드는 지난 2월 결혼한 HOT 출신 가수 문희준과 소율 커플, 이달에 결혼한 송재희-지소연 커플의 결혼식을 진행하는 등 연예인과 유명 인사들의 결혼행사를 총괄하는 업체로 유명하다.

지금까지 해피메리드가 맡았던 유명인 결혼행사만 100여건. 유키스 멤버인 가수 일라이-지연수 커플, 개그맨 이상훈·이동엽·강재준·이은형·이형·오기환·김민수·김용명·윤진영·이정규·허미영·홍순목, 야구선수 장민석, 농구선수 허윤자 등 가수, 배우, 개그맨, 스포츠스타를 망라한다. 유명인들의 결혼식을 준비하다 보면 에피소드도 많다고 조봉구 해피메리드 대표는 귀띔했다.

“개그맨 이상구의 웨딩 촬영 때였어요. 이상구의 동기인 신봉선이 갑자기 ‘무한도전’ 팀을 데려와서 촬영을 같이 했죠. 또 다른 연예인과 야외에서 웨딩 촬영을 할 땐 소풍 온 학생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도망을 치면서 촬영해야 했어요. 키가 큰 운동선수의 웨딩 촬영 때에는 제가 사다리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기도 했답니다.”

특히 개그맨들의 결혼식은 예측불허의 상황이 잇따른다는 설명이다.

“단체 사진을 찍을 때면 서로 개그를 하다가 너무 웃겨서 신부들이 진지한 표정을 짓지 못해 애를 먹습니다. 엽기 가면, 엉덩이가 보이는 바지, 김을 앞니에 끼운 모습 등 이상한 차림새 때문에 폭소 연발이죠. 강재준 이은형의 결혼식 땐 동료 개그맨이 신랑, 신부한테 이대로 결혼을 허락할 수 없다며 무대에서 하소연하자 사회를 보던 유재석이 말리는 사태가지 빚었죠. 반면 스포츠 쪽 신랑, 신부는 사진찍는 게 어색한지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참 귀여워요. 배우나 가수들은 웨딩촬영을 정말 잘해서 포즈나 표정을 보면 ‘역시 프로란 이런 거구나’ 싶지요.”

무엇보다 연예인 결혼식은 축가의 라인업이 화려하다.성시경 강타 황치열 허각 하하 손호영 강균성 소냐 등 결혼식장에서 늘 유명가수의 공연이 펼쳐진다. 그래서 옆 홀에서 결혼식에 참석했던 하객들이 가수들의 공연을 보기 위해 몰려드는 광경까지 벌어진다는 것.

유명인들의 결혼행사를 많이 맡게 된 비결이 뭘까. 조 대표는 “내 가족이 결혼한다고 생각하고 해줄 수 있는 건 뭐든 다 해주려고 하기 때문인 것 같다”며 “그래서인지 실제로 결혼식이 끝난 뒤에는 형이나 오빠-동생으로 지내는 커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가 해피메리드를 설립한 건 2014년. 하지만 1992년 혼수랜드 영업사원으로 웨딩업에 발을 들인 걸로 치면 경력 25년이다. 그는 “돈보다는 사람이 우선이라고 생각하고 달려온 덕분에 힘들 때 주위 사람들이 많이 도와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수많은 사람들의 결혼식을 진행하고 지켜봐온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결혼식은 화려한 톱스타의 웨딩도, 콘서트를 곁들인 웨딩파티도 아니었다. 1999년 서울시와 함께 형편이 어려운 13쌍을 위해 마련한 합동결혼식이었다. 그는 “그때 결혼을이 보면서 눈물이 나도록 뿌듯하고 기분 좋았다”고 했다.

회사 설립 4년 만에 국내에서 유명인 결혼행사를 가장 많이 진행하게 된 그는 “제가 결혼시켜준 사람들이 모두 잘 살고 행복해지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황영진 기자 gagjinga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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