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청춘시대’의 송지원 역을 맡은 배우 박은빈 / 사진제공=나무엑터스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청춘시대’의 송지원 역을 맡은 배우 박은빈 / 사진제공=나무엑터스
⇒인터뷰①에서 계속

10. 시즌1에서는 알 수 없었던 송지원이란 캐릭터의 과거가 시즌2에서 밝혀졌다. 연기하는 데 있어서도 많은 차이가 있었을 텐데.
박은빈: 지난해 송지원을 연기할 때는 캐릭터 사이사이에 공백이 많아 내 스스로 설정을 했다. 왜 송지원은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것인지 내 나름대로 이유를 상상하고 공책에 적었다. 이번에 시즌2를 찍으면서 내가 적었던 메모를 다시 보니 구체적인 사건을 쓰진 않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거의 비슷했다. 송지원이 어린 시절 진실을 말하지 못한 경험이 있었고, 이후 그 감당할 수 없었던 고통을 피하려고 무의식적으로 진실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설정들을 미리 만든 덕분에 좀 더 자연스럽게 이번 작품에 녹아들었던 것 같다.

10. 본편이 끝난 뒤 방송되는 에필로그를 통해 혹시 송지원이 일찍 죽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은빈: 종방연 때 작가님께 물어봤는데 시청자들의 생각이 모두 맞다. 송지원은 친구였던 임성민(손승원)과 결혼하고 딸을 낳으며 2025년에 죽는다. 작가님이 송지원을 미워해서 일찍 죽는다고 한 건 아니다. 기자가 돼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싸우다 악의 세력에 의해 일찍 죽을 것 같다고 했다. 나는 송지원이 장수해서 ‘벨 에포크’를 인수해 새로운 주인 집 할머니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웃음) 시청자들이 내 생각 이상으로 송지원이 일찍 죽는 것에 마음 아파하는 걸 보고 ‘청춘시대’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10. 송지원의 묘비명은 ‘매 순간 행운이었다’였다. 배우 박은빈의 묘비명은 뭐라고 쓰여 있을까?
박은빈: 학교 다닐 때 이와 관련된 체험학습을 하면서 내 묘비명을 썼던 적이 있다. ‘아름다운 삶이었다. 나는 괜찮다’였나… 남들이 봤을 때는 재미없는 삶이었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나는 나름대로 즐겁게 살다 간다는 뉘앙스의 묘비명이었다. 지금 꼭 유언 남기는 것 같아서 이상하다.(웃음)

‘청춘시대’ 송지원에 이어 또 다른 인생 캐릭터를 만들고 싶은 박은빈 / 사진제공=나무엑터스
‘청춘시대’ 송지원에 이어 또 다른 인생 캐릭터를 만들고 싶은 박은빈 / 사진제공=나무엑터스
10. ‘하메들의 전생’ 에필로그에서는 송지원의 전생이 말이었던 걸로 드러나는데 말 연기를 하다 웃음이 터지는 모습이 굉장히 재미있었다.
박은빈: 그건 박은빈이 웃은 거였다.(웃음) 한 번에 오케이를 받은 신이었는데 나는 ‘이히이잉~ 푸르르르’를 하는 모습까지만 방송에 나올 줄 알았다. 그런데 내가 빵 터진 모습까지 방송에 나온 거다. 집에서 본방을 보다 깜짝 놀라서 나도 모르게 소리 질렀다.

10. 지난해 여름 ‘청춘시대’, 겨울에는 MBC 주말드라마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에 이어 ‘청춘시대2’까지 1년에 무려 세 작품이나 했다. 쉬고 싶지 않나?
박은빈: 열심히 달렸다. 1년 안에 여러 작품을 했던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닌데 예년과 다른 건 학교를 졸업을 해서 좀 더 내 삶을 경영할 수 있는 폭이 늘어났다는 거다. 천천히 차기작도 검토해야겠지만 아직도 보여주지 못한 연기가 많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다작하고 싶고 새로운 인생 캐릭터, 인생 작품들을 많이 만들고 싶다.

10. 송지원이라는 박은빈의 대표 캐릭터가 생긴 건 분명 좋은 일이지만 배우로서 다음 작품에서 이걸 넘어서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을 텐데?
박은빈: 송지원뿐만 아니라 다른 인생 캐릭터도 많다고 생각한다.(웃음)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캐릭터가 생겼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다른 작품에서 다른 캐릭터를 연기할 때는 송지원이 느껴지지 않도록 해야 하니까 분명 큰 숙제를 얻은 셈이다. 배우로서 더욱 노력해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

박은빈은 “아름다운 삶이었다고 말할 때까지 연기를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사진제공=나무엑터스
박은빈은 “아름다운 삶이었다고 말할 때까지 연기를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사진제공=나무엑터스
10. 혹시 시즌3를 기대하고 있는지?
박은빈: 1년 만에 시즌2가 만들어진 것도 굉장히 감사한 일이다.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기 때문에 1년 사이 감독님과 작가님의 부담이 상당했을 거다. 이번 시즌 제작발표회에서 감독님이 “내일 당장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청춘시대’가 계속될 거라고 확답할 수 없다”고 말했던 걸로 기억한다. 나 또한 동의한다. 시즌3가 만들어진다면 그건 기적에 가까울 것 같다.

10. ‘청춘시대’는 어떤 작품이었나?
박은빈: 같은 역할을 두 번이나 할 수 있었던 건 큰 선물이었다. 신선한 충격과 신선한 활력을 가져다 준 작품이었고 2016년, 2017년 여름 박은빈의 청춘이 담긴 드라마다.

10. 앞으로의 계획은?
박은빈: 이 인터뷰를 끝으로 ‘청춘시대2’도 보내줘야 한다. 늦었지만 졸업의 기쁨도 누리고 싶다.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하지만 향후 계획을 세우는 것 자체를 스트레스로 생각해서 그냥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인생, 천천히 살아볼 생각이다. 아름다운 삶이었다고 얘기할 때까지 오래오래 연기할 생각이다.(웃음)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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