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Mnet ‘슈퍼스타K7’ 우승자 출신 가수 케빈오 /사진=이승현 기자lsh87@
Mnet ‘슈퍼스타K7’ 우승자 출신 가수 케빈오 /사진=이승현 기자lsh87@

Mnet ‘슈퍼스타K7’의 우승자, 미국 다트머스대 출신의 ‘엄친아’… 2015년, 서바이벌 프로그램 참가를 위해 무작정 한국에 온 청년은 몇 개월 만에 이 같은 타이틀을 얻으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그를 향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가수 케빈 오 이야기다.

케빈 오의 선 공개 싱글 ‘어제 오늘 내일’은 프로그램이 종영한 지 1년 만인 2016년 11월에 발표됐다. 첫 EP 앨범 ‘Stardust’은 올해 1월에 발매됐고 그 후로 몇 개 드라마의 OST를 불렀다. 최근 소니뮤직의 ‘MAD 프로젝트’ 두 번째 곡 ‘알아줘’를 내놓은 케빈오는 지난 2년여를 떠올리며 “필요한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모든 게 갑작스러웠던 만큼 더 단단해지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이었다고, 그는 담담히 말했다.

10. 데뷔 앨범 ‘Stardust’는 EP 형태였고, 최근 발표한 ‘알아줘’는 프로젝트 싱글입니다. 여러 곡으로 꽉 채운 정규 앨범을 내놓고 싶은 바람도 있을 텐데요.
케빈오: 당연히 있죠. 그런데 지금 가요계에서 아티스트에게 정규 앨범을 낼 여유가 있는 지는 잘 모르겠어요. 요즘 음악시장이 디지털화되어 가고 있으니까요. 좋은 노래들을 한꺼번에 내는 게 아까운 시대가 되었죠. 한편으로는 정규 앨범의 정의도 모호하고요. 얼마 전에 발표된 폴킴 형의 정규 앨범 Part.1 ‘길’에는 노래가 다섯 곡만 실렸거든요.(웃음) 가수로서 정규 앨범을 내고 싶은 바람은 당연히 있습니다.

10. 곡 작업은 꾸준히 하고 있나요?
케빈 오: 작업된 곡은 엄청 많아요. 지금까지 서른 곡 정도? 요즘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야겠다는 마음이 커서 여러 스타일의 곡을 만들어놨어요.

10. 앨범 작업할 때 든든하겠어요.
케빈 오: 물론 그 중에서 앨범에 들어갈 곡이 몇 곡이나 될지는 몰라요. 앨범을 내기로 하면 프로듀서와 콘셉트도 정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아예 새로운 곡을 다시 써서 채워야할 수도 있으니까요. 곡 작업은 제가 계속 음악을 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10. 최근 제일 관심 가는 장르는 뭔가요?
케빈 오: 곡을 쓸 때 주로 기타 하나로 작업을 해요. 고등학교 때 밴드 활동을 해서 밴드 음악에 익숙하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거기에 일렉트로닉 요소를 가미하는 데 흥미를 느끼고 있어요. 예를 들면 콜드플레이도 초반에는 포크 록 장르를 내세웠는데 최근에는 EDM 그룹 체인스모커스와 협업을 했잖아요? 일렉트로닉이 더해지면 음악이 더 재미있어지는 것 같아요.

10. 평소에 즐겨듣는 국내 뮤지션은 누구인가요?
케빈 오: 검정치마를 좋아해요. 고(故) 김광석 선생님이나 강승원 아저씨의 음악도 즐겨듣고요. 아, 강승원 아저씨는 저에게 ‘형’이라고 부르라고 했는데 ‘아저씨’가 편해요.(웃음) 또 안신애 씨가 소속된 바버렛츠나 적재 형의 음악도 많이 듣고 있습니다.

10. 국내 뮤지션들과 교류도 자주 하나요?
케빈 오: 적재 형과는 이번 프로젝트 싱글 ‘알아줘’를 통해 만났고요. 평소에는 ‘슈퍼스타K7’ TOP10 친구들과 자주 만나요. 한국에서 처음 사귄 친구들이자 제가 가장 힘들었을 때 위로 받은 친구들이거든요. 지영훈과는 ‘그린 플러그드 2017’에 함께 참가했고 이요한, 홍보은과도 곡 작업을 함께 한 적이 있어요. 우리 다 친해요. 다음 주에도 만나기로 했어요.(웃음)

10. ‘슈퍼스타K7’가 끝난 지 2년이 지났어요. 그동안 방송 활동이 활발한 편은 아니었는데 아쉽지는 않나요?
케빈 오: 아쉬움은 전혀 없어요. 물론 ‘슈퍼스타K7’가 막 끝났을 때는 뭐든 해보고 싶다는 열정이 컸습니다만 마음처럼 되는 게 아니니까요. 기다리는 시간들이었다고 생각해요. 그게 제겐 필요했고요. 한국에 오자마자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도전하느라 못했던 것들을 2년 동안 했어요. 한국에서 아티스트가 되는 법, 한국에 대한 것들을 배우는 시간이었죠.

케빈오는 ‘슈퍼스타K7’ 종영 후 리포터, 라디오 DJ 등을 통해 다방면의 경험을 쌓았다. /사진=이승현 기자lsh87@
케빈오는 ‘슈퍼스타K7’ 종영 후 리포터, 라디오 DJ 등을 통해 다방면의 경험을 쌓았다. /사진=이승현 기자lsh87@
10. KBS2 ‘연예가중계’에서 리포터로 활약하기도 했습니다. 앤 헤서웨이나 마이클 베이 등 할리우드 스타들을 만나 인터뷰를 했는데 기분이 어땠나요?
케빈 오: 할리우드 스타들을 만나서 떨리는 건 없었는데(웃음) 인터뷰 내용을 ‘연예가중계’ 스튜디오에서 생방송으로 소개하는 게 떨렸어요. 한국말로 해야 해서요.(일동 웃음) 라디오 DJ를 하면서 질문하는 역할의 중요성을 느꼈습니다. 리포터라는 직업을 가진 분들을 존경해요. 기회가 온다면 또 도전해보고 싶어요.

10. 지난 8월, 9월에는 ‘불후의 명곡’ 이은하, 김기표 편에 각각 출연했어요. 오랜만의 방송 출연이기도 했지만 지상파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게 처음이었다고요?
케빈 오: 오랜만에 방송 무대에 오르다 보니 마냥 행복했어요. 특히 ‘불후의 명곡’ 첫 출연 때는 이은하 선배 앞에서 노래를 부르게 돼 영광이라고 생각했죠. ‘불후의 명곡’ 이후로 관객들에게 내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 무대에 좀 더 많이 서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미국에 살 때 친구들과 앨범을 하나 만들어서 그걸 들고 클럽 공연을 다녔어요. 관객이 없어도 행복했던 그때의 기억이 살아나더라고요. 공연은 곡 하나에는 다 담지 못하는 나의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니까요.

10. 어떤 음악을 하고 싶습니까?
케빈 오: 밝은, 듣는 이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음악이요. 단순히 빠르고 경쾌한 곡을 말하는 건 아니에요. 쓸쓸하고 슬픈 노래도 때로는 힐링을 주잖아요. 내가 편하고 행복한 상태에서, 그야말로 노래를 하고 싶어서 만든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위로나 행복을 주고 싶어요. 그럴 수 있다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10. 지금 행복한가요?
케빈 오: 행복합니다! 행복해보이지 않나요?(웃음) 한국에 오기 전에 슬럼프를 크게 겪은 적이 있어요. 그때 이후로 긍정적이게 살려고 노력 중이에요. 다시 슬럼프에 빠지지 않을 수 있도록, 한국에서는 마인드 컨트롤이라고 하죠?(웃음)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요.

10. 한국어로 가사를 쓰는 데 어려움은 없나요?
케빈 오: 물론 있었죠. 에픽하이 타블로랑 작사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형도 처음에는 저처럼 한국말이 서툴렀대요. 그런데 점점 가사를 쓰다 보니까 그게 오히려 장점이 됐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생각을 영어로 하고 그걸 한국말로 고치잖아요. 그렇다 보니 단어의 사용이나 감성이 새롭고 색다르다는 거죠. 그래서 저도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한 가지 더, 저는 영어 가사로만 이뤄진 곡도 많이 쓰고 싶어요. 제가 좋아하는 혁오나 강이채의 앨범을 들으면 앨범 안에 외국어로만 가사가 쓰인 곡들이 있거든요. 저도 한 곡에 한국어면 한국어, 영어면 영어, 한 언어로만 가사를 채워 넣고 싶어요.

10. 듣다 보니 새 앨범이 더 기대됩니다. 마찬가지로 당신의 새 음악을 기다리는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해요.
케빈 오: ‘슈퍼스타K7’ 때부터 느낀 거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게 처음이라 모든 순간이 소중해요. 계속 저를 지켜봐줘서 고마워요. 기다려준 만큼 많은 것들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앨범도, 공연도, 팬들을 만날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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