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예전보다 담백하게 연기를 한다는 배우 김주혁. / 사진제공=나무엑터스
예전보다 담백하게 연기를 한다는 배우 김주혁. / 사진제공=나무엑터스
배우 김주혁은 예전보다 담백하게 연기한다. 대사 하나에 모든 것을 담으려 하지 않고 정말 현실에 있을 법한 말투로 대사를 던진다. 그것이 김주혁이 tvN 드라마 ‘아르곤’에서 김백진을 생생하게 그려낼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다. 이는 일과 삶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이뤘지만 그 곳에 머물러있지 않으려 부딪혔던 고민과 성찰의 결과였다.

10. ‘아르곤’을 빠져나온 소감부터 들어보자면?
김주혁: ‘재미있는 드라마’도 듣기 좋은 말이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드라마였다’라는 말을 들으니 참 기분 좋았다.

10. 김백진이 자연스러워서 좋았다. 어떻게 연기했나?
김주혁: 나는 언제나 상대의 말을 잘 듣고 느끼는 만큼만 한다. 일부러 그 장면을 살리기 위해서 나 혼자 다 표현해버리면 과해진다. 물론 내 방법이 맞는지 틀리는지는 언제나 딜레마다.(웃음) 내가 느끼는 만큼만 해서 심심해질지 혹은 오히려 감동이 진해질지에 대한 고민이다.

10. 기자 캐릭터는 처음인데 어땠나?
김주혁: 매력 있었다. 내 대사였던 “진실은 누군가의 입과 펜으로 말해져야 된다”에도 공감이 됐다.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내가 그들의 삶을 더 잘 알았더라면 좀 더 연기에 진정성이 진하게 배어나오진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스스로 수박 겉핥기 식은 아니었는지, 기자들의 삶을 너무 미화시킨 건 아닌지 반성했다.

10. 8부작이었기 때문에 그렇지 않았을까?
김주혁: 혹시 기자들의 삶에 더 지독한 부분이 있었는데 내가 몰라서 표현을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어떻게 보면 미화니까. 기자 뿐만 아니라 많은 시청자들이 보는 드라마였지만 기자들에게 위안 아닌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임했다. 좋은 대사가 너무 많았다.

10. 좋았던 대사 중 기억남는 말은?
김주혁: “뉴스를 믿지 말고 각자 판단해라.” 나도 뒤통수를 맞는 기분이었다. 뉴스를 보는 시선을 다르게 해 주는 말이었다.

10. 실제였다면 어떤 기자가 됐을 것 같나?
김주혁: 불의에 맞서는 것을 주도하지는 못하더라도 비굴하게 붙는 기자는 아니었을 것 같다. 파업 노조 둘째 줄 정도에는 앉아있지 않았을까.(웃음)

앞으로의 꿈은 완벽하게 캐릭터 그 자체가 되는 것이라는 배우 김주혁. / 사진제공=나무엑터스
앞으로의 꿈은 완벽하게 캐릭터 그 자체가 되는 것이라는 배우 김주혁. / 사진제공=나무엑터스
10.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김주혁: 배우는 자신만의 그릇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그릇이 담을 수 있는 범위에 너무 벗어나는 역할을 선택하는 건 어떻게 보면 어리석을 수 있다. 그릇의 크기를 조금씩 키워가는 것은 도전이겠지만 대본을 받아봤을 때 입에도 안 붙고 행동도 어색한 캐릭터를 맡는 건 어리석을 수 있다.

10. 지금까지 해 온 캐릭터나 작품 중 읽자마자 입에 착 붙었던 것이 있나?
김주혁: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였다. 제일 빨리 선택했다. 30분도 안 걸렸던 것 같다. ‘아르곤’은 쭉 읽었는데 억지스럽거나 과한 부분이 없고 사람 냄새가 나서 선택한 경우다.

10. 연기에 대한 신념이 확실해 보이는데.
김주혁: ‘어떻게 하면 연기를 더 잘할까”이것이 올바른 연기일까’라는 고민을 하지 않은 날은 단 하루도 없다. 고민이 습관이 됐다.

10.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은?
김주혁: 단 한 작품이더라도 완벽하게 내가 맡은 사람 그 자체가 되어보는 것이다. 절대 못 이루니까 꿈일 거다.(웃음) 최대한 이뤄봤자 90%가 아닐까 생각한다. 또 언제나 지금만 같았으면 좋겠다. 지금보다 더 큰 걸 바라지도 않는다.(웃음)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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