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슬기 기자]
/사진=매니지먼트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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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브라운관에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건 불과 1년 전이다. 그 사이에 지상파, 케이블, 종편 할 것 없이 다수의 화제작에 출연했다. SBS ‘귓속말’, tvN ‘내일 그대와’ ‘굿와이프’ 등과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2 드라마 ‘쌈, 마이웨이’에 이어 JTBC의 역대 최고 시청률 경신이 기대되는 ‘품위있는 그녀’까지. 안방극장의 새로운 신스틸러로 급부상하고 있는 배우 채동현의 이야기다.

채동현은 어린 시절부터 연기를 시작했다. 연기를 위해 학원에 다녔고 관련학과에 진학했다. 다수의 단편영화, 독립영화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쌓았고 대학로의 연극 무대에도 많이 올랐다. 힘들고 고단했지만 그에게 연기는 행복이었기에 버틸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해, 성공적인 신고식과 함께 TV 연기자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10. 최근 새로운 신스틸러로 떠올랐는데?
채동현: 감사하다. 그런데 신스틸러라는 수식어가 붙는 다는 건 아직 저를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인 것 같다. 더 좋은 연기로 신스틸러보다 자기 몫을 충분히 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10. 주변에서 꽤 알아보지 않나?
채동현: 예전에 비해 많이 알아봐주신다. ‘쌈, 마이웨이’ 찍을 때는 젊은 친구들이, 요즘은 ‘품위있는 그녀’ 때문에 좀 더 높은 연령대에서도 알아봐주시더라. 그런데 제가 두 작품 속 동일인물인 줄 모르는 분들이 많다. 그 때 희열을 느꼈다. 사실 ‘품위있는 그녀’ 속 김봉식 캐릭터를 위해 살을 굉장히 많이 뺐다. 연기도 연기지만 외면적으로 캐릭터를 더 살리고 싶었다.

10. 극중 캐릭터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채동현: 김봉식은 금수저의 프로골퍼 출신이다. 돈은 많은데 돈을 쓰지 않고 심지어 아내를 때리기까지 한다. 비호감의 끝이 아닌가. 그래서 촬영 전에 물과 죽만 먹으면서 살을 많이 뺐다. 시청자들이 제 얼굴만 봐도 욕하게 만들고 싶었다. 날카로움과 예민함으로 무장했다. 또 실제로는 골프를 전혀 칠 줄 모르는데 프로골퍼 역이어서 촬영 3개월 전부터 골프를 배웠다. 자세만큼은 완벽하고 싶었다.

10. 악랄함의 끝인 캐릭터, 몰입과 이해가 필요했을 텐데?
채동현: 이 인물을 이해해야 되는 부분은 단 하나도 없었다. 누구나 마음 속에 분노와 질투, 증오는 다 있는데 꺼내지 않을 뿐이다. 그런데 김봉식은 이런 감정을 극대화시켜야 했다. ‘이런 상황이 됐을 때 어떻게 할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상황에 이입하려고 했다.

10. 주변에서 욕을 많이 듣지 않았나?
채동현: ‘쌈, 마이웨이’ 방송 중에 ‘품위있는 그녀’가 시작됐다. 제가 지나가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아주 질이 안 좋은 사람이야’라고 하시더라. 당황하긴 했지만 재밌었다.

10. 연극판에서 오래 활동했다. 어땠나?
채동현: 많은 분들이 연극이라고 하면 가난을 떠올린다. 물론 힘들 때도 많지만 연극을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는 게 좋지는 않다. 연극만으로도 생활을 하는 사람이 있고 연극을 하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저 또한 그랬다. 하지만 연극으로 인해서 얻는 것이 많았고 또 행복했다. 힘들고 포기할 때도 있었지만 지금 이렇게 계속 연기를 할 수 있지 않나.

/사진=매니지먼트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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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첫 드라마 ‘굿와이프’에 대한 애착이 클 것 같은데.
채동현: ‘굿와이프’에 출연한 것도 너무 좋았지만 전도연이라는 배우를 만나서 연기를 할 수 있어 설?다. 전도연 선배가 정말 편하게 해주셔서 마음껏 연기 할 수 있었다. 고정은 아니었지만 하면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 이정효 감독에게도 감사하다. 저한테는 절대 잊지 못할 작품이다.

10. 출연했던 작품 대부분이 흥행했다. 이제 감이 오나?
채동현: 몇 작품 하지 않았지만 조금은 감이 오더라.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때 시청자가 좋아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어렵거나 진행방식이 달라질 때면 시청률이 낮은 것 같다. 하지만 저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

10. ‘품위있는 그녀’의 흥행도 예상했나?
채동현: 대본을 받았을 때는 ‘모 아니면 도’일 거라고 생각했다. 불륜도 많이 나오고 제가 폭행을 전담하지 않았나. 온 가족이 시청하기는 어려운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완성본을 보니까 굉장히 철학적이었다. 내레이션 하나하나가 살아있었다. 작가 필력이 정말 좋다고 생각했다. 모든 캐릭터가 살아있었다. 저는 1, 2회 보자마자 잘 되겠다고 확신했다.

10. 주로 악역을 맡았다. 한 이미지로 굳혀질까 걱정되지 않나?
채동현: 물론 걱정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쌈, 마이웨이’의 양태희, ‘내일 그대와’에서 황비서 역 등 제가 맡은 캐릭터들을 동일 배우라고 생각 못하는 것을 보고 어떤 캐릭터를 맡든 완벽하게 몰입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새로운 모습을 얼마든지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10. 앞으로 어떤 캐릭터를 맡아보고 싶나?
채동현: 영화 ‘올드보이’의 유지태 역할을 해보고 싶다. 악의 끝 같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사람들을 물심양면 돕는 키다리 아저씨 같은 캐릭터나 코믹한 캐릭터도 맡고 싶다. 대학로에서는 로맨틱코미디를 주로 했었는데 그런 캐릭터도 좋을 것 같다.

10. 올 하반기 목표는?
채동현: 채동현이라는 배우를 누가 얘기 했을 때 ‘그 사람 알아’라는 말이 나오도록 하는 것이다. 더불어 작품을 함께 끌고 갈 수 있는 배우 대열에 합류하고 싶다.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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