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진 기자]
배우 조한선/사진제공=워너비 펀
배우 조한선/사진제공=워너비 펀
영화 ‘마차 타고 고래고래’ 의 호빈은 10년 차 무명 배우다. 장난기 넘치고 허세 가득해 보이지만 배우로서 우여곡절을 겪으며 남모를 아픔을 간직한 인물이다. 그리고 그런 호빈을 연기한 배우 조한선 역시 짧지만 힘들었던 무명 시절을 겪었고,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현재에도 ‘무명 아닌 무명 배우 같다 느낄 때가 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지금 그는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다”라며 웃어넘길 만큼 단단한 배우가 됐다. 조한선이 전하는 배우, 그리고 아빠의 삶.

10. 시나리오를 읽고 바로 출연을 결정했다고?
조한선: 맞다. 전에 ‘위플래쉬’라는 영화를 정말 재미있게 봤었는데 극 중 호빈 캐릭터가 드럼을 연주한다는 설정이 끌렸다. 그리고 10년 차 무명 배우라는 역할에 공감도 갔다.

10. 음악 영화에 처음으로 도전했는데 부담은 없었나?
조한선: 음악 영화도 처음인 데다 로드 무비도 생소한 장르였다. 나에게 ‘마차 타고 고래고래’는 도전이었다. 원래 악보도 볼 줄 몰라서 드럼 연주도 통째로 다 외웠다. 몸으로 익히는 방법밖에는 없어서 하루에 3~4시간씩 드럼 연습을 했다.

10. 함께 호흡을 맞췄던 한지상, 김신의, 김재범과의 호흡은 어땠나?
조한선: 나 빼고 세 명이 다 노래를 너무 잘 한다. 촬영 중에도 세 사람의 노래를 들으면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세 배우를 만난 게 나에게는 행운인 것 같다. 배울 점이 많은 세 사람이었고, 함께 청춘을 연기하면서 너무 행복했다.

10. 극 중 네 친구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버스킹을 한다. 실제로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을 것 같다.
조한선: 원래 국토대장정을 하는 게 꿈이었다. 사실 아직도 국토대장정의 꿈을 꾸고 있는데 작품을 하기 전에는 엄두가 안 났다. 그런데 이번 작품을 하고 나서 생각만 하지 말고 힘들어도 실행에 옮겨보자는 결심이 들었다. 언젠가는 꼭 실행에 옮기고 싶다.

배우 조한선/사진제공=워너비 펀
배우 조한선/사진제공=워너비 펀
10. 영화에서 많이 망가지기도 했다.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이었는데?
조한선: 지금까지는 카리스마 있고 남자다운 역할을 주로 했었다. 그런데 이번엔 좀 풀어진 연기를 하고 싶었다. 나를 좀 내려놓고 내가 아닌 제 3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연기를 하려고 노력했다. 초반에는 캐릭터를 잡는 게 조금 어려웠는데 망가짐의 적정선을 지키기 위해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10. 조진웅에게 특별 출연을 직접 부탁했다고 들었다.
조한선: 진웅이 형과는 두 작품을 같이 해서 친분이 있었다. 형이 특별 출연을 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었지만 워낙 바쁘기 때문에 괜히 부담을 줄까 봐 걱정이 됐다. 부탁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하다가 부탁드렸는데 흔쾌히 허락해주셨다. 그리고 출연해준 것도 고마운데 영화 보고 잘 봤다고 문자까지 남겨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항상 좋은 말을 많이 해주는 형이다.

10. 마지막 다 함께 열정을 다해 연주하는 엔딩 장면이 인상 깊었다.
조한선: 그 현장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었다. 영화의 마지막이자 종착역이기도 한 장면이었는데 다들 촬영하면서 울컥했다. ‘이게 마지막이야. 끝까지 파이팅하자’하고 촬영에 들어갔는데 실제 무대에 선 것 같은 설렘과 흥분이 있었다. 그 장면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배우 조한선/사진제공=워너비 펀
배우 조한선/사진제공=워너비 펀
10. 호빈은 10년 차 무명배우다. 앞서 캐릭터에 공감이 많이 갔다고 했는데 어떤 점에 공감이 갔나?
조한선: 많은 분들이 내가 데뷔하자마자 스타덤에 올랐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나 역시 무명 시절을 겪었었다. 어렸을 때부터 해오던 축구 선수를 그만두고 고생을 좀 했었다. 10만 원 정도 받으면서 모델 일도 했었고, 연기에 도전하고 나서 본 오디션에서는 한마디 하자마자 나가라고 한 적도 있다. 어쩌다 보니 그 후로 잘 풀리긴 했는데 호빈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무명 시절이 많이 떠올렸다.

10. ‘늑대의 유혹’으로 주목을 받은 후 잠시 대중들에게 잊혀졌던 시간도 있었다.
조한선: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슬럼프를 겪었던 게 아닐까? 하지만 ‘내가 왜 이럴까’ 자책한 적은 없다. 다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꾸준히 가다 보면 좋은 길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10. 과거에 비해 많이 여유로워 지고 유해진 느낌이 든다.
조한선: 나이를 먹기도 했고 애 아빠가 되고 나서는 모든 것에 소중함을 알게 됐다. 결혼하고 나서 많이 변한 것 같다. 결혼 전에는 나밖에 몰랐는데 이제 가족이 생기고 살피다 보니 주변 사람들까지 돌아보게 됐다. 삶이 나를 변화시킨 것 같다.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