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그룹 비에이가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승현 기자lsh87@
그룹 비에이가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승현 기자lsh87@
‘가물치’라는 팀명 때문에 편견어린 시선을 받기도 하고, ‘크레용팝 동생 그룹’이라는 타이틀로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짊어지기도 했다. 국내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 해외로 발을 돌렸고, 길어지는 국내 공백기에 갈증도 느꼈다.

그렇게 어느덧 데뷔 4년차가 됐다. 달리는 시간을 이렇게 보낼 수 없어 변화를 시도했다. ‘가물치’를 벗고 새 이름 ‘비에이’를 입었다. 팀의 매력을 보강하기 위해 기존 멤버들과 상반된 매력을 가진 막내 범도 영입했다. 진짜 ‘새 출발’이다. 여기에 미니 음반 ‘매지컬 리얼리즘(Magical Realism)’까지, 새 이야기를 시작한 홍규·영균·밀리·아토·범을 만났다.

10. 1년 6개월 만에 컴백해 활동하고 있다. 어떤가.
홍규: 아무래도 오랜만에 음악방송 무대에 오르니 가수로서 살아있다고 느낀다. 그동안 항상 연습실에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활동하니까 좋다.(웃음)
아토: 공백 때문에 잊고 지냈던 것들을 깨닫고 있다. 조금 해이해져 있었던 것 같다. ‘매지컬 리얼리즘’은 다시금 열심히 활동할 수 있게 해준 앨범이다.

10. 오랜 시간이 걸린 터라 각오도 남달랐겠다.
밀리: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앨범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아서 활동 전부터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영균: 실제로 앨범이 멋있게 나온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타이틀곡 ‘매지컬(Magical)’ 안무가 특히 이전 음악과 비교해 보다 남자답고 멋있다.

10. 막내 범은 이번 활동부터 영입됐으니, 사실상 컴백 아닌 데뷔다.
범: 좋은 기회로 형들을 만나 이번 앨범을 준비했는데, 모든 게 다 새로웠다. 프로의 세계라는 게, 환상 속에 들어온 것 같아 하는 것마다 새롭고 신기하더라. 그 속에서도 힘든 역경과 고통이 있었지만 잘 이겨내서 좋은 앨범인 나온 것 같다.

10. 팀명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2014년 데뷔 당시 이름은 가물치(K-MUCH)였다.
영균: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어떤 멋있는 것을 해도 멋있지 않은, 비운의 이름’ 1등이 가물치더라. 어른들은 가물치라는 이름을 좋아하시긴 했다.(웃음)

10. 비에이라는 새 이름, 어떻게 갖게 됐나.
아토: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팬들에게 공모를 받았다. 함께 결정한 이름이다.

10. 혹시 또 다른 후보는 없었나.
영균: 챔프가 있었다.
홍규: 밀리 군이 챔프를 강력히 추천했다. 이런 게 있다. 가물치 시절에 포털 사이트에 팀명을 검색하면, 도저히 그 물고기를 이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팀만의 이름을 갖고 싶었다. 챔프도 동명의 만화 잡지가 있다.(일동 웃음) 사실 비에이도 일본에 여행지로 유명한 지역이 있긴 한데… 이것들 말고도 블랙버드, 비오티, 마젠타파이브 등이 있었다.
아토: 저는 샤칼라카를 주장했다. 머릿속에 팍 꽂혔다. 뜻은 없고, ‘샤칼라카’ 신나지 않나.

10. 결국 비에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아티스트가 되자는 의미다.
밀리: 좋다. 가족들도 너무 좋아했다.

10. 비에이에 따라 팬클럽 명도 바뀔까.
홍규: 이전 팬클럽 명은 쏘머치였다. 저희 영어 팀명이 케이머치여서.
영균: 비에이니까… 에이비씨.
아토: 에이스는 어떨까.
홍규: 저희 이름처럼, 팬클럽 명도 팬 분들이 정해주셨으면 좋겠다.

그룹 비에이./사진=이승현 기자lsh87@
그룹 비에이./사진=이승현 기자lsh87@
10. 새 이름과 새 막내가 생겼다. 범은 비에이에 어떻게 들어오게 됐나.
범: 홍규 형을 통해서 들어오게 됐다. 처음에 형들 앞에서 오디션을 보는데 긴장이 많이 됐다. 그때는 비에이에 합류하게 되는지 몰랐다. 형들이 좋게 봐주신 덕분에 비에이에 들어왔는데, 다시없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10. 범에 대한 형들의 첫 인상은 어땠나.
아토: 첫인상은 나이보다 성숙해보였다.(웃음) 눈에 딱 들어왔던 건 남자다운 체격이었던 것 같다. 첫 인상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은, 항상 패기와 에너지가 넘친다는 거다. 100이 에너지 총량이면 110 정도를 유지하는 친구다.
영균: 기존 멤버들이 목소리가 굵지 않은 편이라 상반되는 음색을 찾고 있었는데, 범이가 오디션에서 랩 할 때 목소리가 딱 그랬다. 그래서 더 눈길이 갔다. 일단 범이가 들어와서 평균 나이를 줄여주고 있다.
아토: 평균 키는 높여주고!(일동 웃음) 범이가 들어오기 전에 제가 막내였는데, 형들이 해주는 배려와 동생이 챙겨주는 느낌이 많이 다르더라. 연습을 하다 제가 몸이 안 좋으면 벙미가 후다닥 뛰어가서 얼음 팩을 만들어준다든가, 목 베개를 준다든지 잘 챙겨주는데 좋다.(웃음)

10. 동시에 범에게는 네 명의 형들이 생겼다.
범: 이번 앨범을 준비할 때 밀리 형한테 굉장히 많이 배우면서 성장했다. 아마 저를 가르쳐주시느라 형이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을 거다.
홍규: 거의 키웠다.
밀리: 범이 어릴 때부터 랩을 해왔던 게 아니라 알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제가 잘해서라기보다 범이보다 2년 더 한 사람으로 조언해주고 그랬다. 지금도 많이 고쳐주고 있다.(웃음)

10. 컴백 전 걱정이 많았다고. 어떤 걱정이었나.
홍규: 가수라는 직업이 팬덤이 어느 정도 형성되지 않는 이상, 정말 힘들다. 스스로에 대한 걱정보다 가족들, 친구들이 저를 걱정하는 마음들이 신경 쓰였다. ‘활동 안 하냐’라는 말을 들으면 답답하기도 하고. 저희가 활동을 하고 싶지 않아서 안 하는 게 아니니까, 그런 부분이 많이 힘들었다.
밀리: 나이도 한두 살 먹어가니까, 이러다 서른 살이 되겠구나 싶기도 했다.(웃음)
영균: 눈에 보이지 않으면 잊히지 않다. 한번 활동하고 쭉 쉬고, 한번 활동하고 또 쉬고를 반복하니까 팬 분들이 떠나는 것도 느꼈다. 올해는 팀명도 바꾸고 새롭게 출발했으니, 앞으로 쉬지 않고 활동할 계획이다.
밀리: 국내 공백기 때는 일본 등 해외에서 활동했는데, 한국 가수가 한국에서 활동 계획이 없이 해외 활동만 하다 보니까 ‘한국에서는 언제 활동하나’ 답답했다. 팬 분들이 떠나시는 걸 느껴도, 저희가 어떻게 할 수 없으니까.
홍규: 컴백하고 인피니트 우현이 SNS에 비에이를 홍보해줬다. 우현과는 15년지기 친구다. 같은 보이그룹으로서 어려웠을 수도 있는데 응원해줘서 고마웠다.

10. 그런 걱정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을까.
아토: 자기 발전을 하려고 노력했다. 운동을 한다든지 외국어 공부를 한다든지, 또 악기나 작곡 공부를 한다든지 공백기라도 스스로를 채우면서 보내야한다고 생각했다.
10. 외국어 실령은 어느 정도인가.
영균: 어느 정도 일본 활동을 하며 현지에서 지내다 보니 듣는 귀는 조금 열렸다.
아토: 일본어로 하루 일기를 쓸 수 있을 정도는 됐다.

10. 요즘 자체제작 아이돌들이 많다. 비에이에도 음악 작업을 맡고 있는 멤버가 있나.
홍규: 이번 앨범 전곡에 밀리 군이 랩 메이킹을 담당했다. 또 아토 군이 작사·작곡 공부를 정말 오래했다. 사실 공백기가 길었을 때 작곡가를 하려고도 했다. 관심도 많고 장비들도 사서 틈틈이 작업하고 있다.
아토: 습작들을 많이 쌓아뒀다. 실력을 더 갈고 닦아서 비에이 앨범에도 곡을 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른 멤버들도 다 작사·작곡 능력이 탁월하다. 다함께 작업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럼 더 개성이 가득 담긴 음악이 나올 것 같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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