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곽도원 / 사진=쇼박스 제공
곽도원 / 사진=쇼박스 제공
최민식은 곽도원을 ‘동물적 감각을 지니고 있다’고 평했다. 본능적으로 연기하는 배우라는 것. 곽도원은 “즉흥적인 게 많아서 그런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연극으로 연기에 입문한 곽도원은 단역부터 조연, 주연까지 차근차근 올라온 배우다. 무려 2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오는 26일 개봉하는 영화 ‘특별시민’(감독 박인제)에서는 선거 공작의 일인자, 선거대책본부장 심혁수 역을 맡아 최민식과 함께 극을 이끌어간다.

‘특별시민’은 권력을 얻는 적법한 수단이자 입문 과정인 선거 그 자체에 집중하는 작품이다. 무엇보다 오는 5월 9일 치러지는 조기 대선과 맞물리며 큰 화제를 얻고 있다. 기막힌 타이밍에 개봉하는 만큼 영화의 흥행을 기대하냐고 물어보니 곽도원은 “정말 모르겠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관객 수는 하늘에 맡기는 거예요. 관객의 어느 연령층에서 어떻게 관심을 가질지 도대체 모르겠어요. 저는 ‘아수라’가 진짜로 잘 될 줄 알았어요. 왜 안 된 거야.(웃음) 잘 모르겠어요.”

어느 연령층에서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냐고 물으니 “다 봐야 된다”고 웃어 보였다.

“‘특별시민’을 보니까 사건 전개가 스피디하게 지루할 틈이 없이 주르륵 흘러가더라고요. 욕은 안 먹겠다 싶었죠. 어느 연령층이 볼지는 정말 모르겠지만, 다 봤으면 좋겠는 희망은 있습니다.”

곽도원은 이번 영화를 위해 정치(政治)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봤다. 그는 “사전에서는 집단의 이익을 도모하는 사람들이 권력을 집결하는 행동을 정치라고 정의 내리더라. 그 뜻을 보고 철새 정치인이 나쁜 게 아니구나 싶었다”고 했다.

곽도원 / 사진=쇼박스 제공
곽도원 / 사진=쇼박스 제공
“정치인들이 싸웠다가 같이 밥 먹으러 가는 게 야비한 게 아니고, 정치활동을 한 거더라고요. 정치 활동을 국민을 위해 해야 하는데, 자신의 삶의 행복을 위해 쓰이면 문제가 된다는 걸 느꼈죠. 정치라는 단어를 찾아보고 생각하면서 ‘특별시민’을 통해 전 뭘 보여줘야 하나에 대한 고민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었어요.”

‘변호인’부터 ‘특별시민’ 그리고 지금 촬영하고 있는 ‘강철비’까지, 곽도원은 묵직한 메시지를 주는 영화를 통해 관객들과 소통하는 배우다. 그렇다고 가벼운 오락영화와 비교했을 때 어깨가 무거워지거나 사명감을 가지지는 않으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메시지를 주는 영화를 찍으면 부담감이 생겨서 임하는 각오도 달라지죠. 그런데 태도가 달라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몸에 힘이 들어가거든요. 사람의 삶이 들어가야 되는데 사명감이나 힘이 들어가면 강요가 되거든요. 맑은 정신으로 편안하게 연기를 해야 되요. 반대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화자가 돼야지 강요를 하거나 혁명가를 흉내 내면 안 된다고 봐요. 물론 배우로서 관객들이 영화를 많이 봐줬으면 하는 욕심은 있습니다.(웃음)”

최민식과는 영화 ‘범죄와의 전쟁’ 이후 두 번째 호흡이다. 그는 “그 당시 최민식 선배가 옆에만 있어도 ‘와 최민식이다’라고 감탄했다”고 머쓱한 미소를 지었다.

“지금은 사석에서도 많이 만나 뵙고 얘기도 들으면서 조금 편해졌지만, 떨리는 건 마찬가지에요. 최민식 선배는 후배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편인데, 촬영에 들어가면 눈빛이 달라져요. 다른 영혼이 훅 들어오는 느낌이죠. 촬영 전과는 전혀 달라서 완벽하게 편안한 호흡을 못 찾겠어요. 그건 (송)강호 형도 마찬가지고요. 굉장히 색다른 경험이에요. 호흡이 완전히 달라진, 메서드 연기를 눈앞에서 보는 건 정말 새로워요.”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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