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가수 피터한이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가수 피터한이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이국적인 생김새에 큰 키, 환한 미소까지 단숨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2013년 SBS ‘K팝스타3’를 통해 얼굴을 알린 피터한이 그 주인공이다. 시즌이 끝난지 약 3년 만인 지난달 30일 그는 다시 기타를 잡고 무대에 올랐다. 직접 만든 ‘봄 스윙’은 성큼 다가온 봄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취미로 시작한 기타가 ‘K팝스타’의 인연으로 이어졌고, 새로운 꿈을 꾸게 했다. 톱(TOP) 10의 문턱에서 아쉽게 발걸음을 돌린 피터한의 가수 인생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10. ‘K팝스타3’가 끝난 뒤 바로 데뷔할 줄 알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피터한 : ‘K팝스타3’에서 떨어진 뒤 곧바로 오스트리아로 갔다. 그곳에도 군대 제도가 있어서 다녀온 뒤 학교생활을 이어갔다. ‘K팝스타’를 통해 스스로 준비가 덜 돼 있다는 걸 알았고, 돌아가서 연습도 많이 하고 음악적인 부분도 더 깊이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0. 예상 시간보다 더 길어진 것인가.
피터한 : 부족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론 2, 3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2년 반 동안 기타를 독학해 ‘K팝스타3’를 나가게 된 거다. 그 전까지 노래를 배운적도 없고 발성에 대한 개념도 없었다.

10. ‘K팝스타3’에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피터한 : 기타를 치면서 자작곡을 부른 영상을 동영상 사이트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정말 우연한 기회에 출연하게 됐는데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라 금방 떨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10. 음악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였나.
피터한 : 음악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 전공은 컴퓨터 프로그램이었다. 미디어 디자인이었는데,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있다 보니까 답답했다. 부모님께서 취미생활로 기타를 제안했고 그때부터 기타를 쳤는데, 그 순간은 마음이 편안해지더라. 점점 더 좋아졌고 열심히 했다.

10. 부모님이 음악을 한다고 들었는데,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피터한 : 아버지가 빈필오케스트라 부학장이시고 어머니도 성악을 전공하셨다. 나도 어릴 때 클래식 피아노를 잠깐 했지만, 크게 흥미는 못 느꼈던 것 같다.(웃음) 부모님이 모두 클래식을 하지만 집에서는 항상 재즈 등 다채로운 장르의 음악을 들었다. 그래서 음악을 만들 때도 다양하게 만든다.

피터한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피터한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어머니가 한국인이긴 하지만 오스트리아에서 줄곧 살았다. ‘K팝스타3’로 한국에 왔을 때 낯설진 않았나.
피터한 : 이전에도 매년 한국에 놀러 왔다. 이모집에서 지내면서 사촌들과는 형제처럼 돈독하다. 그래서인지 어렸을 때부터 한국이 편하고 좋았다. ‘K팝스타3’의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도 부모님께 ‘꼭 가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좋은 경험이라 될 것이라고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

10. 한국말도 자연스럽다.
피터한 : 오스트리아에서 한국 학교를 2년 다녔고 매년 한국에도 왔기 때문에 한국말을 쓸 기회가 많았다.

10. 음악으로 경쟁은 처음이라 생소한 경험이었을 텐데.
피터한 : 당시 ‘K팝스타3’의 분위기는 굉장히 좋았다. 서로간의 경쟁도 없었고, 톱10 무대 전인데 다 같이 노래를 부르고 편안하게 있어서 PD님이 오히려 걱정하실 정도였다.(웃음) 사실 톱10에 들어간다는 건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막상 직전 상황이 되니까 살짝 욕심은 나더라. 돌이켜보니 매주 생방송 무대에 올랐다면 힘들었을 것 같다.(웃음)

10. ‘K팝스타3’가 끝난 뒤 공허하지는 않던가.
피터한 : 아쉬움은 있었다. 오스트리아로 돌아간 뒤 2주 만에 군대에 갔다. 빨리 다녀와지란 생각이었다. 군 생활 중에 ‘K팝스타3’의 파이널 무대가 있었는데, 작가님이 연락을 주셨다. 파이널 무대에 참여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제안이었고, 서류를 낸 뒤 한국에서 진행된 파이널 무대에 참여할 수 있었다.

10. 시작은 우연이었지만 본격적으로 음악 공부를 시작하고픈 마음이 들었겠다.
피터한 : 보컬 레슨을 받았고, 발성적인 부분도 배웠다. 기타는 계속 혼자 했다.

피터한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피터한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음악을 해보자!’라고 마음먹은 계기가 있었나.
피터한 : 음악을 할 때 행복하고 마음도 가장 편안한다. 공부가 아닌 놀이처럼 재미있었고, 이 길을 선택하면 즐겁게 행복하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10. 그러던 중 현재의 회사를 만난 건가.
피터한 : 예정된 건 아니었다. 우연히 한국에 놀러 왔고, 지인을 통해 현재 회사의 스태프들을 만나 오디션 아닌 오디션을 봤다.(웃음) 전속계약 등 데뷔를 결정한 뒤 올 1월에 한국으로 들어왔다.

10. 두 번째 기회가 왔다. 이젠 한국에서 사는 것이다.
피터한 : 부모님도 나중엔 더 힘들어질지 모르니 다녀오라고 해주셨다. 마음이 열려있는 분들이다. 항상 도와주시고, 어머니와도 연락을 자주 하는데 한국 문화에 대해서 설명해주시기도 한다.

10. 한국과 오스트리아, 크게 다른 점이 있나.
피터한 : 한국에 자주 왔기 때문에 적응에 있어서는 크게 문제가 없다. 다른 점이라고 하면, 오스트리아가 조금 더 여유로운 것 같다. 개인적으로 한국이 훨씬 좋다. 오스트리아는 오후 여섯 시만 되면 모든 가게들이 문을 닫고 주위도 캄캄하다. 할 것도 없어서 심심한데, 한국은 그렇지 않으니까.(웃음)

10. 게다가 이젠 취미가 아니라 직업 가수다.
피터한 : 기대가 많이 된다. 성공을 바라기 보다 데뷔곡의 작사와 작곡 그리고 편곡까지 다 했다. 대중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설렌다.

10. ‘봄스윙’은 어떤 곡인가.
피터한 : 봄에 딱 어울리는 노래다. 봄에 잘 어울리는 듣기 편안한 곡이다. 듣는 이들에게도 마음 편안하고, 힐링될 수 있는 곡이었으면 좋겠다. 지난해 봄, 벚꽃 아래에서 만들었다. 한강 주변을 걷고 있었는데 문득 떠올랐다. 처음에 만든 영어 버전은 어떤 식으로 곡을 만들었는지를 가사로 담았다. 머릿속 그림이 이어지는 식인데, 한국어로 된 가사는 봄 이야기다.

10. 가수 피터한의 이름으로 처음 내놓는 곡인만큼 바람도 클 텐데.
피터한 : 한, 두 명이라도 내 노래를 듣고 마음이 포근해진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 본다.

10. 음악을 만들어내는 과정 중 어떤 작업이 가장 즐거운가.
피터한 : 작곡하는 게 가장 재미있다. 창작하는 순간이 가장 신나고, 항상 새로운 걸 만들어 들려주고 싶다. 내 감정, 좋아하는 음악 스타일을 담아내는 과정이 흥미롭다.

10. 가수 피터한의 목표는?
피터한 : 차근차근 여러 가지 스타일을 시도해보고, 언젠가는 프로듀서의 영역에도 도전하고 싶다. 음악적으로는 욕심이 많다. 좀 더 섬세한 부분까지 배우고 싶고, 좋은 프로듀서와 작곡가들과 협업하면서 더 많은 걸 알고 싶다. 그리고 멋진 아티스트로 성장하는 것이 꿈이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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