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역적’
‘역적’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극본 황진영, 연출 김진만 진창규, 이하 역적)에서 김정태가 연기 중인 충원군 역의 3단 변화가 공개돼 시선을 끈다.

기세가 등등한 화려한 왕족 시절과 초라하다 못해 처참한 유배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시도하는 모습, 또 절치부심해 청렴한 선비로 다시 태어난 지금까지 사진 한 장만으로도 그 극명한 대비가 느껴진다.

지난 20일 방송에서 충원군이 이전의 노골적인 탐욕스러움과 방탕한 기색을 지우고 청렴한 선비의 모습으로 등장했을 때 시청자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양반 사내들의 민심을 이용할 줄만 안다면 복수하기 위해 굳이 손에 피를 묻힐 필요도 없다는 도환의 가르침을 마음에 새긴 충원군은 고요하고 청렴한 선비의 모습으로 유생들을 홀려 여론을 만들었다.

충원군의 교만하고 악랄했던 왕족 시절을 지독하게 연기했던 김정태는 다른 역할을 연기하는 양 청렴결백하고 강직한 선비의 분위기를 뿜어내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역적’을 통해 사극에 처음 도전한 김정태는 정형화된 사극 연기에서 벗어나 입체적이고 다층적인 캐릭터를 만드는데 열을 올리는 중이라고. 그런 그가 고고한 선비의 가면을 쓴 악랄한 왕족을 어떻게 연기해낼지 기대가 쏠린다.

김정태는 진폭이 큰 충원군을 연기하는 것에 대해 “사람은 누구나 극단적인 상상을 하지 않느냐. 그 감정을 잘 기억해놨다가 충원군을 연기할 때 드라마틱하게 표현하려고 한다”면서 “충원군의 변화는 극적이지만 김진만 감독이 잘 이끌어주는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해나가고 있다”고 했다.

충원군을 연기할 때 참고하는 것은 다른 작품이 아니라 현실이다. 김정태는 “우리가 보아왔던 사극 속 왕족의 이미지가 정형화돼있기 때문에 다른 디테일을 찾고 싶었다. 현재의 뉴스에 나오는 권력자 등의 안하무인격인 행태에 내 상상력을 더해 충원군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한편, 직전 방송은 큰어르신으로 거듭난 길동을 여전히 “발판아”라고 부르는 충원군과 죽은 줄로만 알았던 충원군을 마주하고 싸늘하게 표정이 식는 길동의 만남으로 끝이 났다. 앞으로 이들의 싸움은 더욱 흥미진진해질 전망이다.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원하는 바를 얻는 법을 알게 된 충원군이 얼마만큼 은밀하고 은근하게 길동에게 잔악한 복수 휘두를지 귀추가 주목된다.

더 고차원적이고 전략적이 될 충원군의 악랄함은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 ‘역적’에서 펼쳐진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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