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OCN ‘보이스’ 김재욱 / 사진=방송화면 캡처
OCN ‘보이스’ 김재욱 / 사진=방송화면 캡처
‘보이스’ 김재욱의 섬뜩한 연기가 안방을 서늘하게 만들고 있다.

4일 방송된 OCN ‘보이스’(극본 마진원, 연출 김홍선) 13회에서는 악역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모태구(김재욱)를 집중적으로 그렸다. 드디어 실체를 드러낸 모태구의 잔혹성을 예측을 넘어서는 연기로 표현하는 김재욱은 등장할 때 마다 역대급 소름을 유발하며 드라마를 장악했다.

모태구는 남상태(김뢰하)가 자신 몰래 무진혁(장혁)과 접촉하려는 것을 알고 약속 장소인 펜션으로 가 잔혹하게 살해하고 자살로 위장했다. 경찰들이 펜션으로 오고 있음에도 유유자적 허지혜(오연아)의 목소리가 담긴 녹음기를 틀어놓기까지 한 모태구는 살인 자체를 즐기고 있었다. 강권주(이하나)의 빈집에 몰래 침입해 아버지와 찍은 사진을 가지고 온 사람도 모태구였다. 모태구는 강권주가 벽에 붙여둔 사건 관련 정보와 사진을 보자 발까지 동동 구르며 즐거워했다.

어린 시절부터 동물 살육으로 분노를 풀곤 했던 모태구는 자신의 살인을 알고 있는 아버지 모기범(이도경) 앞에서도 평온했다. “너는 지금 이순간만 보고 행동하고 있다”는 모기범의 걱정에도 동요하기는커녕 “나이 드시더니 겁도 많아 지셨다”며 머리꼭대기 위에서 바라보는 듯 미소 지을 뿐이었다. 경찰의 참고인 조사 요청에 청장을 찾아간 모태구는 골든타임팀 해체에 분노해 청장실에 들이닥친 무진혁, 강권주와 드디어 삼자대면했다. 자신을 쫓는, 그리고 자신이 죽이기로 결심한 두 사람과의 만남이 즐거운 듯 우아하게 인사를 건네는 모태구의 미소는 긴장감을 최고조로 높이며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등장부터 소름 유발자로서 서늘하고 잔인한 연기로 ‘역대급 사이코패스’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김재욱은 드라마 전체의 긴장감을 쥐락펴락하는 하드캐리로 다시 한 번 역대급을 갱신했다. 자신의 수하였던 남상태를 죽였을 뿐 아니라 아버지를 향해서도 묘한 경계심을 드러내며 예측불가 살인 행보가 어디로 향할지 긴장감을 조였다.

특히 이날 김재욱이 선보인 소름의 백미는 분노가 아닌 천진함이었다. 강권주의 집에서 발견한 사건 정보판을 바라보며 발까지 동동 구르며 즐거움을 참지 못했다. 남상태를 죽일 때, 살인을 알고 아들 앞에서 손을 떠는 아버지를 보며, 무진혁, 강권주와의 3자 대면에서도 김재욱은 서늘한 미소를 선보이고 있다.

쉽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차갑고 서늘한 연기로 공포심을 더욱 높이고 있는 김재욱은 유일하게 살인을 하거나 자신을 쫓는 모습을 경찰들의 발버둥을 보며 웃을 뿐이다. 모태구가 보여주는 찰나의 감정을 날 것 그대로 표현하며 잔혹성을 더욱 배가시킨다. ‘사람 아닌 새끼’ 혹은 ‘마왕’으로 표현되는 모태구를 향한 철저한 연구와 독특한 해석으로 가능한 하드캐리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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