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가수 한희준이 최근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가수 한희준이 최근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2017년 2월, 가수 한희준이라는 이름으로 첫 정식 음반이 나왔다. 데뷔라는 단어가 낯설다. 그는 이미 ‘아메리칸 아이돌11’(2012)과 ‘K팝스타3’로 보컬 실력을 검증받았고 이후 예능 프로그램, 웹드라마, 뮤지컬 등에 출연해 대중을 만났기 때문.

한희준은 “많은 연애를 해본 끝에 다시 첫사랑을 만난 기분”이라고 말했다. 수년에 걸쳐 마침내 가수로 데뷔하게 된 소감이다. 그리고 확신했다. “내가 진정성을 담아 부른 노래가 누군가의 기억과 추억을 꺼내는 장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10. 2012년 미국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11’ TOP9, 2013년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 SBS ‘K팝스타3’ TOP10에 올라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2017년, 정식 솔로 음반을 내기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한희준: 주로 예능 프로그램을 많이 하고 싶었다. 엔터테이너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뮤지컬 ‘젊음의 행진’을 접하고 노래를 많이 하면서부터 노래에 대한 욕심과 그것으로 사람들을 감동시켜야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얻었다. 지난해 10월부터였다. 뮤지컬 ‘맨발의 청춘’에 출연했는데, 내 목소리로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받은 직업인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나 원래 가수였지’ 하던 생각이 들었다.

10. 뮤지컬을 접하고 깨달았다는 것이 의외다. 두 번의 오디션프로그램에서 모두 순위권 내 들지 않았나?
한희준: 노래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 경쟁 프로그램은 아마추어들의 싸움이기 때문에 심적 부담이 덜했다. 떨어져도 아마추어고 잘해도 아마추어라는 생각이었다. 제가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던 것 같다. 노래보다는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상대방과의 대화를 이끌어나가는 데 자신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 내가 가진 것들을 표현하는 방법이 결국 노래라는 결론을 얻었다. 이게 저의 올바른 길인 것 같다. 잃어버린 첫사랑을 다시 만난 기분이다.

10. 노래에 대한 확신을 깨달은 순간이 언제인가?
한희준: ‘젊음의 행진’ 중 토이의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을 부르는 부분이 있다. 그때 저와 관객들밖에 없다. 혼자 노래를 부르다 끝나면, 아무 소리 없이 정적만 4초 정도 흐른다. 그때 우는 분들이 계시더라. 아, 내가 진정성을 담아 부른 노래가 누군가의 기억과 추억을 꺼내는 장치가 될 수 있구나, 그걸 가지고 태어났구나, 생각했다. 그 능력을 한껏 발휘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다.

가수 한희준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가수 한희준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사랑을 못해봤다고 했다. 연애 경험이 적다는 뜻일까?
한희준: 연애 경험은 많다. 대신 진짜 사랑이 뭔지는 잘 모르겠더라. 이번 3부작을 통해 사랑을 배워가고 싶다.

10. 지금, 사랑 3부작을 시작하는 한희준이 내리는 사랑의 정의는? 3부작을 완성했을 때와 또 다를 것이다.
한희준: 저에게 사랑은 아가페적인 것 같다. 내 인생을 다 바쳐서 희생할 수 있는 사람. 상대방도 물론 같은 마음이기를 바란다.

10. 한국나이로 올해 스물아홉이다.
한희준: 미국 나이로는 스물일곱이다.(일동 웃음) 아홉수라는 게 있다던데, 사고 안 나고 몸 건강히 지내고 싶다.

10. 올해의 목표가 있다면?
한희준: 신인상 후보에 오르고 싶다. 상까지 받는 것은 오버인 것 같다.(웃음)

10. 앞으로 어떤 가수가 되고 싶나?
한희준: 감탄과 감동은 다르다. 감동을 주는 가수가 되고 싶다. 감탄은 현란한 기교 고음으로 커버할 수 있지만, 마음과 마음이 닿아야 감동이 전해진다. 감동을 주는 가수, 줄여서 ‘감가’가 되고 싶다.(일동 웃음) 한편으로는, 거울 같은 가수가 되고 싶기도 하다. 제 노래를 들으면 각자가 보이는 것이다. 이렇게 살았구나 혹은 살아야겠구나, ‘나’를 직시할 수 있게 만드는 목소리를 들려드리고 싶다.

10.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한희준: 모든 노래에 제 영혼을 담아야할 것이다. ‘생각나’도 그렇다. 제 영혼을 담았다. 자신있는 곡이다. 안 들으시는 분은 있어도 한번만 들으시는 분은 없을 것이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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