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틴탑 천지가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틴탑 천지가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2010년 틴탑이란 6인조 그룹의 메인 보컬로 무대에 오른 천지는 올해로 꼭 데뷔 7주년을 맞았다. 그룹의 멤버로, 팀의 색깔을 지키기 위해 감춰둔 개성을 올해부터 조금씩 드러내려고 한다. 그 첫걸음이 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 2014년 ‘카페인’으로 뮤지컬 데뷔를 알린 그는 그간 밝고 쾌활한 역할을 주로 해왔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캐릭터로, 내면 연기는 물론 진한 감성까지 표출해야 한다. 멤버들 없이 서는 무대인데다 김정 연기까지 소화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닭띠의 기운으로 헤쳐 나가겠다는 각오다.



10. 일본에서 올릴 ‘마이 버킷 리스트’ 준비에 한창이겠다.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천지 : 아침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연습하고 있다. 그동안 해온 역할과는 달라서 부담이 크기도 한데, 동료 배우들에게 묻고 배우면서 열심히 연습 중이다.

10. ‘마이 버킷 리스트’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천지 : 감성적인 작품이다. 시나리오를 읽고 슬픈 감정이 올라왔는데, 그 감성이 좋았다. 평소에도 슬픈 영화를 좋아한다.

10. 사실 시한부 역할이라는 것이 쉬운 건 아니다. 연기를 위해 참고한 작품이 있나.
천지 : 같은 배역을 맡은 배우가 시한부인 캐릭터가 나오는 만화를 하나 추천해줘서 그 작품을 봤다. 내가 맡은 해기는 극 초반에 밝다가 서서히 죽어가면서 밝음 뒤 숨겨진 슬픔이 나온다. 대사나 표정, 변화하는 과정의 상태 등을 참고했다.

10. 쉽지 않은 캐릭터라 부담도 있겠다.
천지 : 팀이 아닌 개인적으로 하는 것이라 더 떨리고 부담이 훨씬 크다. 노래를 할 때만큼은 떨리지 않아서 자신은 있지만 연기는 아직도 무섭다.

10. 주로 연기에 대한 부담이겠다.
천지 : 사실 연기를 해보고 싶었는데 노래도 더불어 할 수 있는 뮤지컬에 매력을 느꼈다. 앞으로도 연기에 대한 폭을 넓히고 싶고, 잘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작품의 경우엔 70%가 연기적인 부분이라 끝내고 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10. 팀으로 물론 단체 생활을 하고 있지만, 공연을 만드는 과정에서 겪는 단체 생활은 또 다르지 않나. 많은 가수들이 처음엔 어색해하던데.
천지 : 아직까지 완벽하게 익숙하지는 않은데 작품 자체가 2인극이라 연기 호흡을 맞추는 배우들과 더 친해지려고 한다. 아무래도 친해지면 편안한 상태에서 무대에 오를 수 있으니까.

10. 뮤지컬이 세 번째다. 힘들지만 연이어 선택하는 이유도 분명 있을 것 같은데.
천지 : 뮤지컬을 잘 마치고 나면 해냈다는 성취감이 있다. 연습하고 무대에 오르면서는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끝나고 난 뒤엔 정말 뿌듯하다.

10. 공연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
천지 : 쉬는 날에 풀곤 하는데, 주로 잠을 자는 편이다. 자고 나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공연으로 너무 지쳐 있어서 사람들은 거의 만나지 않는다.

10. 연기와 노래, 때론 춤까지. 복합적인 예술 장르라 뮤지컬은 다른 곳에서도 빛을 발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일 것 같다.
천지 : 사실 성격이 소심해서 나서는 편이 아닌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도 뮤지컬을 통해 조금은 나아진 것 같다.

천지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천지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첫 공연을 앞두고 떠는 편인가. 틴탑으로 7년째 활동 중이라, 다른 이들보다 긴장하지 않을 것 같기도 한데.
천지 : 잠을 설친다. 대사를 까먹을까 봐 그게 가장 걱정이다. 첫 공연을 잘 끝내고 나면 그 다음부턴 편안하다.

10. 공연을 하면서 새로 생긴 습관도 있나.
천지 : 지금 공연하는 팀과 하루에 물을 2리터 마시는 운동을 하고 있다.(웃음) 오전에 모여 저녁 10시에 돌아갈 때까지 2리터를 마시는 건데, 못 마시면 벌금도 있다. 평소에도 물을 자주 마시는 편이라 크게 어려움은 없다. 비타민도 꼭 챙겨먹고, 무엇보다 잠을 많이 잔다.

10. 기억에 남는 가장 떨렸던 순간은 언제인가.
천지 : 살면서 가장 긴장했던 건 뮤지컬이 아니라, MBC ‘복면가왕’이다.(웃음) 눈을 아예 감고 있었다. 평가받는 것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 어떻게 무대를 했는지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는다.

10. 어떤 가수들은 그간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고 하던데.
천지 : 연습생 시절 생각도 떠올랐다. 힘들었던 기억이 났는데, 아마 다시 평가받고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10. 뮤지컬도 사실 매회 관객들에게 평가를 받는 것 아닌가.
천지 : 뮤지컬은 시작 전 두달 이상씩 오랫동안 연습을 하니까 자신감도 조금 더 커진다. ‘복면가왕’과 그런 부분에 있어선 다른 것 같다.

10. 아직 많은 작품을 하지 않았지만, 작품을 끝내면 빨리 빠져나오는 편인가.
천지 :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마이 버킷 리스트’는 다른 작품보다 좀 길게 남을 것 같다. 연기를 할 때 많이 혼났고, 항상 다르게 하라는 연출의 지시도 있어서 계속 바꾸는 것이 힘들었다. 상대 배우와 이야기를 하면서 많이 의지했고, 좋은 동료들 덕분에 즐기면서 연습했다. 그래서 끝난 뒤에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천지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천지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뮤지컬은 평소 잘 보러 다니나. 꼭 해보고 싶은 작품이나 탐나는 캐릭터가 있다면?
천지 : 많이 보진 못했는데, 앞으로는 많은 작품을 보고싶다. 뮤지컬 ‘그날들’을 보고 싶은데, 기회 되면 꼭 출연도 하고 싶다.

10. 올해 공연을 시작으로 틴탑의 컴백도 앞두고 있어서 바쁘겠다.
천지 : 틴탑 활동을 하고 솔로 음반도 내고 싶다. 닭띠인데 올해가 닭띠의 해 아닌가. 기대된다. 대중적으로 많이 알리고 싶은 바람이다.

10. 데뷔 초와 달라진 점이 있나.
천지 : 좀 편해졌다. 일을 할 때도 그렇고 긴장을 덜하고 조금은 여유가 생긴 것 같다. 무엇보다 여전히 노래를 할 수 있는 게 가장 좋다. 올해는 잘 될 것 같고, 잘 됐으면 좋겠다.(웃음)

10. 팀이 아닌 솔로 천지의 모습도 궁금하다.
천지 : 팀의 보컬인데, 그룹의 색깔이 있기 때문에 ‘나’를 드러내기보다 전체가 우선이었다. 올해 솔로 음반을 낼 수 있다면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10. ‘마이 버킷 리스트’란 제목처럼 천지의 버킷 리스트도 궁금하다.
천지 : 세계여행! 일이 아닌 여행으로 유럽을 다녀오고 싶다. 단독 콘서트도 개최하고 싶다. 올해는 꼭 솔로 음반이 나왔으면 좋겠고, 근육도 키울 생각이다.(웃음)

10. 이 작품으로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천지 : 예전에는 코믹스럽고 쾌활한 분위기의 작품만 했는데, 이번엔 시한부인 인물을 연기하는 만큼 감성적인 면과 연기력을 보여주고 싶다. 사실 연기에 비중이 굉장히 큰 작품이라 걱정도 된다. 처음에는 밝은 아이였다가 뒤로 갈수록 지쳐가고 활동도 편하지 않다. 인물이 겪는 감정 변화와 기복까지 표현을 해야 한다. 관객들에게 최대한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도록 잘 해내고 싶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