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화랑’이 밝히는 자들과 숨기려는 자들의 구도로 흥미를 더하고 있다.

KBS2 월화드라마 ‘화랑(花郞)’에는 필연적으로 대립할 수밖에 없는 두 남자가 있다. 바로 왕의 정체를 밝히려는 자 선우(박서준 분)와, 왕의 얼굴을 숨기려는 자 박형식(삼맥종/진흥 분)이 그 주인공이다.
훈훈한 브로맨스의 길을 걷던 두 남자의 관계 변화를 되짚어보자. 선우는 왜 왕의 가면을 벗기려 하는지, 삼맥종은 왜 숨으려 하는지. 알고 보면 더 짜릿하고 한편으로는 더 가슴이 아플 것이다.

‘화랑’ / 사진제공=KBS2
‘화랑’ / 사진제공=KBS2
◆죽은 친구의 복수, 왕을 죽여야 한다! VS 목숨을 부지하려면, 왕의 얼굴을 가려야 한다!
선우는 본래 이름이 없었다. 가족도 없었다. 대신 목숨보다 소중한 벗 막문(이광수 분)이 있었다. 그는 막문과 함께 천인이 넘어선 안 될 선을 넘어 왕경에 들어왔다. 그 곳에서 막문의 아버지와 누이를 찾던 두 사람. 그러던 중 막문이 얼굴 없는 왕 삼맥종의 얼굴을 보고 말았다.

사건은 여기서 시작됐다. 막문은 왕의 얼굴을 봤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했다. 죽기 직전까지 막문은 친구를 지켰다. 결국 이름 없는 사내 무명은 죽은 친구를 대신해 선우로 살게 됐다. 그에게 친구를 죽음으로 몰고 간 왕은, 반드시 찾아내 죽여야 하는 복수의 대상이다.

삼맥종은 어린 나이에 왕좌에 올랐지만 곧바로 어머니의 그늘에 숨겨졌다. 섭정에 나선 어머니는 그를 월성 밖으로 쫓아냈고, 이후로 10년 동안 떠돌이 생활이 이어졌다.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오는 자객의 습격. 삼맥종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누구에게도 정체를 밝히지 못했다.

그런 삼맥종의 얼굴을 천인 막문이 우연히 보고 말았다. 삼맥종이 차마 막지도 못한 상태에서 막문은 죽임을 당했다. “내가 결국 이 놈을 죽였군”이라는 씁쓸한 삼맥종의 읊조림. 안타깝지만 가진 힘이 없기에, 자신의 목숨을 지켜야 하기에 삼맥종은 숨죽일 수밖에 없었다.

◆친구의 누이, 어느덧 사랑하게 됐다! VS 내 정체를 아는 유일한 여인, 사랑이다!
선우는 막문 대신해 아로(고아라 분)의 오라비가 됐다. 그리고 어느새 그의 삶에 있어서 아로는 반드시 지켜야 할 존재가 됐다. 그러나 이건 오누이의 감정이 아니었다. 어느덧 선우의 마음 속에는 다른 감정이 피어 올랐다. 아무리 밀어내고, 오라비가 되겠다고 해도 밀어낼 수 없는 여인 아로. 서툴지만 깊은 선우의 마음. 이건 사랑이다.

불면증에 시달리던 삼맥종이 아로의 이야기만 들으면 잠에 빠진다. 그리고 마치 자신의 정체를 알기라도 하는 것처럼, 아로는 삼맥종 앞에서 얼굴 없는 왕의 처지를 가엾게 여긴다. 자꾸만 신경 쓰이고, 자꾸만 커져가는 마음. 결국 그녀를 지키기 위해 정체까지 밝히고 말았다. 신국에서 삼맥종의 정체를 아는 유일한 여인. 이건 사랑이다.

◆”네가 왕이냐?” 한 마디가 불러온 파장, 두 남자는 계속 친구일 수 있을까?
선우와 삼맥종은 선문 안에서 벗이 됐다. 두 사람의 훈훈한 브로맨스는 꽃길만 걸을 것처럼 보였다. 삼맥종은 왕이라는 정체를 숨긴 채, 선우와 더욱 끈끈한 우정을 쌓았다. 물장난을 치며 “넌 내 유일한 친구”라고 말했다. 민망한 듯 웃었지만 선우 역시 삼맥종과 우정을 쌓아갔다.

그러나 ‘화중재왕’ 사건이 벌어졌다. 화랑 안에 왕이 있다는 ‘화중재왕’. 선우의 복수심은 다시 불타올랐다. 그리고 과거 기억을 되짚어서 삼맥종이 진짜 왕 진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왕의 정체를 밝히려는 선우와 왕의 얼굴을 숨기려는 삼맥종. 이들의 우정은 지속될 수 있을까? 우정과 사랑은 물론, 슬픈 악연으로까지 엮인 두 남자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한편 ‘화랑’은 1500년 전 신라의 수도 서라벌을 누비던 꽃 같은 사내 화랑들의 뜨거운 열정과 사랑, 눈부신 성장을 그리는 청춘 사극이다. ‘화랑’ 13회는 오는 30일 오후 10시 KBS2를 통해 방송된다. 같은 날 낮 12시 35분에는 1회부터 12회까지 150분에 축약한 ‘설 기획 화랑 몰아보기’가 방송될 예정이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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