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영화 ‘당신 거기있어줄래요’ 에서 열연한 배우 채서진이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당신 거기있어줄래요’ 에서 열연한 배우 채서진이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채서진은 풋풋하고 청초한 첫사랑의 이미지를 풍겼다. 질문을 골똘히 삼킨 뒤 내뱉는 답변들은 정직했고, 정갈했다. 1994년생, 올해 스물셋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차분하고 어른스러운 매력을 지녔다. 그런 채서진이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통해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여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수현(변요한)을 부드러운 포용하는 연아는 채서진을 만나 그 매력이 극대화됐다.

10. 영화 ‘초인’ ‘커튼콜’ 웹드라마 ‘긍정이 체질’ 그리고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까지 올 한해 활약이 두드러졌다.
채서진 : ‘초인’과 ‘커튼콜’은 지난해 찍었던 작품인데, 올해 개봉을 하게 됐다. 나로서는 많은 작품으로 대중들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10. 각 작품에서 매력이 다른데 첫사랑의 이미지를 풍긴다는 공통점이 있다.
채서진 : ‘초인’ 같은 경우는 상처 있는 소년과 소녀가 만나서 서로 치유하는 성장영화다. 사랑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데 풋풋한 학생들의 이야기라서 그런지 관객들이 첫사랑이 생각난다고 이야기를 해주더라.

10.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확실한 첫사랑의 이미지를 가져가야 했다.
채서진 : 첫사랑이라고 말하면 막연하고, 멀게 느껴졌다. 그래서 감독님과 연아는 어떤 사람일까? 라는 얘기를 많이 나눴다. 연아는 여성 최초 돌고래 조련사다. 굉장히 용기 있는 사람이다. 사랑하는 수현에게 먼저 아이를 낳자고 이야기하고, 이를 부담스러워하는 수현에게 강아지를 선물하면서 천천히 가자고 말한다. 자기 욕구에 충실하고 솔직하지만 부드럽게 수현을 포용하고 한 발짝 뒤에서 지켜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10.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채서진의 첫 상업영화이자 롤이 꽤 큰 작품이었다.
채서진 : 책임감과 부담감이 당연히 따르더라. 좋은 긴장감으로 변할 수 있도록 (변)요한 오빠가 많이 도와줬다. 학교 후배다 보니까 굉장히 잘 이끌어줬다. 김윤석 선배는 무게감 있는 역할을 많이 해서 나도 모르게 편견이 있었나보다. 알고 보니 너무 따뜻한 분이더라. 현장에서 기둥처럼 중심을 잡아줬고 모든 신들을 애정 있게 모니터 해줬다. 신인으로서는 감사한 배려를 받으면서 촬영할 수 있었다.

영화 ‘당신 거기있어줄래요’ 에서 열연한 배우 채서진이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당신 거기있어줄래요’ 에서 열연한 배우 채서진이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가?
채서진 : 기욤 뮈소 책의 특징이 있지 않나. 책을 읽으면서 현재에 감사하고 곁에 있는 사람이 소중해지는 느낌을 받았는데, 영화 시나리오를 읽는대도 그 감동이 잘 전해졌다. 한국식으로 각색이 잘 됐다. 쑥쑥 재미있게 잘 읽혔다.

10. 엄청난 경쟁을 뚫고 캐스팅 되지 않았나. 오디션 때 뭘 보여줬나?
채서진 : 오디션 때 리딩을 끝내고 감독님이랑 한 시간 가량 수다를 떨었다. 영화와 상관없이 일상적인 대화를 나눴다. 감독님이 나의 연기관이나 연애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오디션장에서 친구랑 수다 떨듯이 편하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눠본 적은 처음이었다. 연기관을 물어봐준 감독님도 처음이었다. 나라는 사람에 대해 궁금해 하는 느낌을 받았다. 내면을 궁금해 해줘서 솔직하게 대화를 나눴다. 사실 연아는 자신을 강하게 어필하기보다 한발자국 뒤에서 부드럽게 관계를 리드하는 타입이다. 나도 주변 사람들에게 한결 같고 차분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그런 점을 잘 봐주셨던 것 같다. 촬영하면서도 그 지점을 이끌어주려고 노력을 하셨다.

10. 홍지영 감독이 채서진의 매력을 잘 봐준 것 같다.
채서진 :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인’이 초청되면서 부산의 한 파티에서 감독님을 만난 적이 있었다. 당시 나한테 도움이 되는 말들을 많이 해줘서 굉장히 감사했다. 오디션장에 가니까 나를 기억하고 있더라. 여고생이 여인이 돼서 돌아왔다고 이야기 해줬다.

영화 ‘당신 거기있어줄래요’ 에서 열연한 배우 채서진이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당신 거기있어줄래요’ 에서 열연한 배우 채서진이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돌고래 조련사인 연아 역을 위해 노력했던 점이 있다면?
채서진 : 촬영 전에 거제도에 내려가서 돌고래 조련사를 관찰하면서 훈련을 받았다. 공연하는 걸 지켜봤고, 수신호를 배웠다. 돌고래를 타고 물에서 등장하는 신이 있었다. 실제로 한 건데 영화 속에서는 잘 보이지 않아 아쉽더라. 강아지도 키우고 있고 동물을 좋아해 친해지려고 노력을 했다. 식사시간이 되면 꼭 같이 가서 줬다. 돌고래가 민감하고 예민하기 때문에 긍정적이고 좋은 기분으로 대하려 노력했다. 정말로 예쁘다. 노래도 부르는데 아이 같았다.

10. 변요한과의 로맨스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채서진 : 억지로 친해지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극 중 연아와 수현은 7년 동안 연애를 해왔다. 가만히 있어도 서로가 편안하고 눈빛이나 제스처만 봐도 감정이 읽히는 믿음과 신뢰의 관계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변)요한 오빠랑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내버려뒀다. 요한 오빠가 수현으로서 하는 행동들이 편안했고, 오빠도 나를 잘 받아줬다. 요한 오빠가 원래 위트 있고 재미있는데 낯가림이 있다. 나도 낯가림이 심한 편이다. 그래서 오히려 더 편한 부분도 있었다. 서로 통한 게 있었다.(웃음)

10. 학교 다닐 때부터 친분이 있었나?
채서진 : 그건 아니다. 마주칠 기회가 없었다. 내가 학교 다닐 때 (변)요한 오빠는 외부활동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나도 단편 영화를 많이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요한 오빠는 학교에서 전설로 불리더라. 선배나 후배들에게 얘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영화 ‘당신 거기있어줄래요’ 에서 열연한 배우 채서진이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당신 거기있어줄래요’ 에서 열연한 배우 채서진이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영화는 현재 인물이 과거로 오는 판타지에 기인한다. 만약 미래의 채서진이 지금 찾아오면 물어보고 싶은 게 있을지.
채서진 : 부모님 건강하시냐고 물어보고 좋은 배우가 되었냐고 물어보고 싶다. 그리고 남편은 누구니?(웃음)

10. 언론시사회에서 과거로 돌아가면 가족사진을 많이 찍고 싶다고 말했던 게 인상적이었다.
채서진: 영화를 본 사람들은 현재에 충실하고,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잘해야겠다고 생각할 거 같다. 물론 나도 그렇고. 가족사진은 언제든 찍으면 되지 무슨 과거까지 가서 사진을 찍을 거냐고 하는 분들도 있었던데, 이 순간은 지금 뿐이다. 그 시기에 내 모습도, 부모님의 모습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기록으로 잘 남겨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10. 첫 영화인 만큼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할 것 같다.
채서진 : 정말로! 너무 궁금해서 일일이 다 찾아보고 있다. 내가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그 감동을 관객들도 느꼈을지 궁금했다. 우리 영화는 조금 특이하다. 멜로영화인데 연인들의 사랑에 국한되지 않았다. 연령층마다 각기 다른 부분에 몰입해서 볼 수 있다. 젊은 수현이 아이를 키우고 나이가 들어가는 모습에서 오열을 한 분들도 있더라.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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