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이병헌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병헌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병헌은 안주하지 않는 배우다. 한국의 인기스타이자 일본에서는 ‘뵨사마’로 불리던 그는 할리우드에 진출해 밑바닥부터 시작했다.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2009)을 시작으로 ‘레드: 더 레전드’(2013), ‘터미네이터 제니시스’(2015), ‘미스컨덕트’(2016), ‘매그니피센트 7’(2016) 등에 출연하며 자신의 저변을 차츰차츰 넓혀왔다. 물론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지만 이병헌은 어느덧 할리우드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이 됐다.

10. ‘마스터’는 이병헌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이후 8년 만에 택한 악역이었다.
이병헌 :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박창이는 명분이 있었다. 상대방과 겨루고, 누가 최고인지를 보고 싶어서 사람을 해친다. 자신의 명예를 첫 번째로 생각한다. 그러나 진회장은 다르다. 자신이 하는 행동이 악행임을 암에도 합리화시킨다. 아주 야비하고 몹쓸 인간이다.(웃음)

10. ‘마스터’는 세대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해 화제를 모았다. 강동원·김우빈과의 호흡은 어땠나.
이병헌 : 두 사람은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만났다. 기대감도 있었고 과연 우리가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다. 김우빈은 생각보다 융통성이 있었다. 자기 할 거만 열심히 준비해서 상대방이 조금만 틀어도 헤매는 어린 배우들이 있는데, 그런 측면에서 김우빈은 순발력이 좋았다. 막내로서 선배를 챙겨주고 재롱둥이 같은 역할을 했다. 어떤 사람이든 불편하지 않게 만들었다. 아쉽게도 강동원과는 별로 맞붙은 신이 없었다. 극 중 캐릭터가 자석처럼 당기면 멀어지는 관계였다. 그런데 강동원은 등장 자체만으로 모든 여자 스태프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역할을 해줬다.(웃음)

10. ‘마스터’의 성적을 기대 안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병헌 : 참여한 배우로서 작품이 되기를 바라는 건 당연하다. 영화가 통렬하거나 심각하게 사회를 비판하는 작품은 아니다. 오락영화다. 오락영화로서 매력은 확실히 있는 것 같다. 또 오락영화는 흥행이 돼야 더욱 빛이 난다고 생각을 한다.

이병헌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병헌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10. ‘내부자들’을 통해 올해 영화제를 휩쓸었다. 12관왕에 올랐다.
이병헌 : 일을 하면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것 같다. 상이 주는 무게감이 어깨를 누르고 있는데, 빨리 그 무게감도 툴툴 털어버리려고 한다. 무게감을 느끼는 순간 내 내면도 굳어지는 걸 느낀다. 내면을 책임감과 무게감으로 짓눌리게 하고 싶지 않다. 배우로서 책임감이 커지면 표현의 자유로움에서 결박당하는 것들이 없지 않아있다. 그런 것들에서 자유로워지고 싶다.

10. ‘내부자들’은 지난해 11월 나왔는데, 최신작들을 모두 제친 것 아닌가.
이병헌 : 바쁘게 일하는 배우들은 다른 촬영을 하고 프로모션을 하면서 지나간 영화를 잘 기억하지 못한다. 그런데 ‘내부자들’은 계속해서 상기시킬 수밖에 없는 작품이었다. 상도 상이지만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 때문에 계속해서 ‘내부자들’이 언급이 됐다. 누군가가 계속 찔러주는 느낌이랄까. 1년 동안 알차게 ‘내부자들’을 빼먹은 거 같다.(웃음)

10. ‘내부자들’ 끝나고 고충은 없었는지.
이병헌 : 한동안 사투리가 툭툭 튀어나왔다. ‘마스터’에서도 사투리가 나온다고 촬영을 몇 번 끊었다. 내가 봤을 때 사투리가 아닌 거 같은데 다들 사투리라고 하더라.(웃음)

10. ‘남한산성’을 찍고 있는데 할리우드 차기작은 어떻게 되고 있는가?
이병헌 : 두 편 정도 시나리오를 보고 있는다. 완전 초기 단계라서 작품을 하게 될지 안하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예전에는 시나리오를 고르는 입장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아직까지 그런 경지는 아니지만 두 편이라도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이 됐다. 둘 다 안 할 수도 있고. 그렇게 변화를 느끼고 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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