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모델 김진경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모델 김진경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김진경이 모델로 처음 대중을 만난 건, 그의 나이 만 15세 때였다. 수수한 교복이 잘 어울릴 나이에 그는 짙은 화장과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카메라 앞에 섰다. 온스타일 모델 서바이벌 프로그램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3(이하 도수코3)’의 최연소 참가자 김진경이 그랬다. 숫기가 없어 제작진과의 인터뷰 때마다 고개를 젓고 끄덕이는 것으로 답을 대신하던 소녀를, 여직 기억했다.

그래서 더 놀라웠다. 그로부터 4년여 뒤, 스무 살이 돼 만난 김진경은 훨씬 더 여유로워졌고 능청스러워졌고, 그렇게 어른이 되어 있었다. 차분히, 그러나 강단 있게, 자신의 생각을 전할 수 있게 된 스무 살 끝 무렵, 김진경을 만났다.

10. ‘도수코3’에서 낯을 가리던 김진경이 기억에 남는다. 그랬기에 MBC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에서 보여준 김진경이 신기했다. 가상남편이었던 매드타운 조타보다 오히려 적극적이더라.
김진경: 지금도 수줍음이 많은 편인데, 옆에 있는 사람 영향을 많이 받는다. 옆 사람이 재밌으면 저도 재밌어지고, 이끌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따라간다. (조타) 오빠는 처음으로 저보다 수줍음이 많은 사람이었다.(웃음) 제가 이끌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도 신기했다. ‘나도 리드를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하고.

10. JTBC ‘아는 형님’에서도 무척 활발했다. 배우 성훈과 상황극 도중 선보인 애드리브에 크게 웃었다.
김진경: ‘아는 형님’은 분위기 자체가 제가 방청객으로 간 기분이었다. 너무 재밌었다. (다들 예능을) 잘하시는 분들이라 분위기도 띄워주시고, (제 애드리브도) 잘 받아주셨다.

10. 또 도전해보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이 있나?
김진경: 활동적인 걸 좋아해서 SBS ‘정글의 법칙’도 가보고 싶다. MBC ‘진짜 사나이’도 해보고 싶다.

모델 김진경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모델 김진경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진짜 사나이’가 시즌3로 돌아오면, 김진경이 첫 게스트가 되기를 바라보겠다.(웃음) 최근에는 온스타일 ‘립스틱 프린스’에도 출연했다. 보이그룹 멤버들에게 메이크업을 받은 소감은 어땠나?
김진경: 처음 섭외가 들어왔을 때, ‘7명의 아이돌이 메이크업을 해준다니, 재밌겠다’라고 생각했다. 제 민낯을 보여드리는 건 두렵지 않았다. 촬영장에 가서도 재미있었다.

10. 어떤 멤버가 가장 잘하던가?
김진경: 녹화 당시에는 메이크업 결과만 봤는데, 방송으로 과정까지 보니 토니안 씨가 잘하시더라. 제일 불안해서 어려운 섀도우를 맡겼는데, 섬세하시더라. 우승 배지를 잘 드린 것 같다.

10. 대화를 나누면서 느끼는 건데, 말을 참 잘한다. ‘도수코3’ 때 김진경은 어디로 갔나?(웃음)
김진경: 그때는 숫기가 없었다. 살다 보니 이렇게 되더라.(웃음) 말을 못한다던 애가 말 잘한다는 소리를 들으니까 저도 신기하다. 벌써 데뷔 7년차를 바라보고 있다. 시간이 그만큼 지난 것에 자연스레 녹아든 것 같다.

10. 어린 나이에 데뷔한 만큼, 포기한 것도 있었을 거다.
김진경: 학창시절 추억은 없다. 모델 언니들에게 물어보면, 중고등학교나 대학교 시절이 재미있었다고 말씀하신다. 저는 그 과정을 건너뛰었다. 그렇지만 아쉬움이나 후회는 없다.

10. 이제 스무 살인데, 데뷔 7년차를 바라보고 있다. 미래를 고민하게 되는 시점이다.
김진경: 모델이 수명이 긴 직업이 아니다. 먼 미래에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나면, 관심 있던 요리를 배워보고 싶다.

10. 먼 미래의 김진경은 어떤 모습일까?
김진경: 제가 좋아하는 건강한 음식들을 파는 조그마한 가게를 내고 싶은 로망이 있다. 여행도 많이 다니고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 훌쩍 왔다가 훌쩍 떠나고, 일도 하고,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자유롭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10. 롤모델이 장윤주라고 들었다.
김진경: ‘도수코3’ 멘토이시기도 하고, 회사도 같아서 자주 뵀다. 늘 안부 물어봐주시고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마치 마더 테레사처럼, 제가 어려워하는 걸 이해해주신다. 윤주 언니의 라이프 스타일도 닮고 싶다. 연기도 하시고, MC, 예능, 음악, 작가 등 많은 걸 하시잖나.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가정도 잘 챙기시는 모습을 본받고 싶다.

10. 장윤주로부터 들은 조언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김진경: 언니는 항상 제게 매사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하신다. 한참 일이 많아서 투정을 부리던 때가 있었는데, 그 말씀을 들으니까 내 상황에 감사하게 되고 생각하는 게 바뀌더라. 매사에 감사하면 마음이 평안해진다.

모델 김진경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모델 김진경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10. 쉴 틈 없이 달려왔다. 슬럼프도 있었나?
김진경: 데뷔 3~4년차에 일이 힘들고 가기 싫고, 좋아서 시작한 일이 정말 ‘일’이 되어버린 느낌이 들었다. 몸매 관리하는 것도 힘들고, ‘언제까지 풀만 먹어야 하지?’ 이러면서.(웃음)

10. 어떻게 극복했나?
김진경: 여행을 많이 다녔다. 바쁘더라도 여행을 가서 리프레시를 하는 게 좋더라. 최근에는 너무 일만 하지 않고 적절히 휴식하면서 균형을 맞추고 있다.

10. 주로 어디를 여행하나?
김진경: 유럽 여행을 좋아하는데, 최근에는 베를린을 다녀왔다. 암스테르담이나 코펜하겐에 가고 싶다.

10. 그럼 일상에서의 스트레스는 어디서 푸나?
김진경: 요리로 많이 풀었다. 칼질을 다다다다다, 마구 하면서 풀기도 하고(웃음) 또 책을 읽는다든지 영화를 본다든지, 집중을 쏟을 수 있는 취미 생활을 한다.

10. 어떤 영화를 즐겨보나?
김진경: 요즘에는 사실주의적인 영화, 프랑스 영화를 좋아한다. 프랑스 영화들은 짜인 것 같지 않은,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많다. 최근에 ‘로렌스 애니웨이’를 봤다. 성(性)에 관한 이야기다. 여자가 되고 싶은 남자를 그렸는데, 이를 자연스럽게 그렸다. 그 무드가 좋다.

10. 스무 살이 한 달 남았다. 스물 한 살의 김진경이 궁금하다.
김진경: 스무 살에 (여러 프로그램으로) 좋은 발판을 밟았으니까, 잘 삼아서 다양하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싶다.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연기적으로도 앞으로 집중해 보려고 한다.

10. 모델로서의 꿈과, 그냥 김진경으로서의 꿈을 말해 달라.
김진경: 모델로서는 해외 활동을 해보고 싶다. 키가 작아 쇼는 어렵더라도, 일본 쪽 매거진 화보를 촬영해 보고 싶다. 그냥 진경이로서는, 지금처럼 초심을 쭉 가져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떤 풍파가 닥쳐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단단해지고 싶다. 오래 일을 해도 신념을 가지고 사랑도 하고, 가정도 꾸리고, 평범하게 살고 싶다.

10. 김진경의 신념은 무엇인가?
김진경: 힘든 일도 많고, 주로 피드백을 많이 받는 입장이지 않나. 그런 걸 다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거다. 모든 사람이 날 좋아할 수 없으니, 역지사지를 생각하다 보면 괜찮아진다. 이런 신념이 저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10. 마지막으로 스물 한 살의 김진경에게 한 마디 해 보자.
김진경: 지금까지 잘 버텨와 줘서 너무 고맙고, 나는 이제 시작이니까 앞으로 힘든 일도 더 많을 거라고 생각해. 그게 나에게는 다 경험이 될 테니까, 한층 더 성숙하고 나아갈 계기로 삼고, 힘들 때마다 지금 이 말을 생각하면서 마음을 잘 가다듬었으면 좋겠어. 진경이, 파이팅!(웃음)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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