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배우 전지안이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전지안이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화려한 외모가 무색하게 전지안은 털털 그 자체의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을 찍어야 해 어쩔 수 없이 치마를 입었다며 어색해했고, “이래서 남자가 생기질 않는다”며 푸념했다. 그러면서도 연기에 대한 이야기에 눈을 반짝였다. 사람을 사로잡는 힘이 있는 그가 좋은 배우로 성장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전지안과 벌인 수다의 장.

10. 데뷔가 특별하다. 2011년 슈퍼걸콘테스트에서 대상을 수상. 이전부터 연예계에 꿈이 있었던 건가?
전지안: 사실 가수가 꿈이었다. (노래는?) 그건 메인보컬이 하는 것 아닌가.(웃음) 아이돌 연습생으로 준비를 했었다.

10. 그러다 연기로 전향하게 된 계기는?
전지안: 연기 선생님에게 처음으로 연기를 배우게 됐는데, ‘너는 듣고 있지 않다’고 하시더라. 그게 시작이었다. 듣는 게 뭔지 깨닫는데 8개월이 걸렸다. 그걸 깨닫기 위해 회사 선배들을 졸졸 쫓아다니며 연기를 가르쳐 달라고 했다. 특별한 계기가 있는 건 아니지만 뭔가 깨닫고 싶어 노력하는 과정에서 연기가 스며들어왔다.

10. 단지 얘기를 하는 건데도 행복해 보인다.
전지안: 어릴 때 피아니스트가 꿈이어서 피아노를 열심히 쳤었다. 그 이후로 무언가를 죽기 살기로 열심히 한 것이 연기다. 전공이 아닌데다가 남들보다 늦게 시작하는 거라 많이, 더 열심히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많이 배우고 있는데, 사실 돈을 받고 공부를 하는 느낌이라 죄송한 부분도 있다.

10. 열정이 많은 만큼, 빨리 이뤄야 한다는 조바심은 없을까?
전지안: 과거 모홍진 감독님께 캐스팅돼 영화를 찍었던 적이 있다. 아쉽게 개봉은 못했지만. 당시 감독님이 나를 주연으로 캐스팅했다가, 시나리오가 바뀌며 단 한 장면만 나오는 역할이 됐다. 나는 괜찮았다. 작품 속 인물들 중 인생이 없는 캐릭터는 없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 말이 와 닿았다. 1분이 나오든 20분이 나오든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은 일일극에서 주말극, 주말극에서 미니시리즈 식으로 단계가 있다고 하던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단편도 좋고 독립영화에도 관심이 많다. 대하는 자세만 같으면 된다고 믿는다.

배우 전지안이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전지안이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이렇게 좋아하는 일이지만 힘든 점도 있을 텐데.
전지안: 사실 전부 다 힘들다. 현장은 즐겁지만 연기는 결코 즐겁지만은 않다. 캐릭터를 구축하며 ‘이게 맞을까, 저게 맞을까’ 고민하는 시간이 길다. 1분 1초도 편한 시간은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 대본을 보며 고민하고 괴로운 그 시간이 좋다.

10. 해보고 싶은 게 무궁무진 할 것 같다.
전지안: 레이첼 맥아담스를 좋아한다. 사랑스러운 분위기의 연기를 해보고 싶다. 또 상업영화도 좋지만 소박하지만 울림이 있는 작품에서도 연기하고 싶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웃음)

10. 함께 연기하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전지안: 5명 얘기해도 되나?(웃음) 모든 배우들과 연기를 해보고 싶다. 특히 주원 배우를 보면 그 나이에 나올 수 없는 진지함이 있다. 꼭 한 번 만나보고 싶다. ‘질투의 화신’ 촬영을 하면서는 조정석 선배에게 반했다. 반하지 않을 수가 없다.

10. 우리 연기 얘기만 많이 했는데, 그 외적으로 관심이 가는 건?
전지안: 사실 연기 외에는 아무것도 안 했었다. 친구도 못 만났을 정도다. 그런데 주변의 조언을 듣고 취미를 찾았다. 5개월 전에 발레를 시작했는데 살도 빠지고 자세도 잡아줘서 좋더라. 운동을 하며 만난 사람들과 수다를 떠는 데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겠다. 1년에 한 번씩 발표도 한다. 꽃 들고 찾아와 달라.

10. 외모가 도회적이라 차가운 이미지라고 느껴졌는데, 굉장히 쾌활하다. 주변에서는 전지안을 어떻게 평가하나?
전지안: ‘별난 가족’에서 함께 연기한 배우들이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가졌다고 얘기해준다. 사실 너무 털털해서 남자친구도 안 생기는 것 같다. 오늘은 치마를 입었는데 사실 평소엔 불편해서 안 입는다. ‘질투의 화신’ 촬영 때는 타이트한 스커트를 주로 입었는데 생각 없이 다리를 벌리고 서있으니 공효진 언니가 ‘무슨 나무가 서있냐’라며 웃으시더라.

10. 앞으로 전지안의 어떤 모습을 기대하면 될까?
전지안: 잠깐 나오더라도 여운이 남는 배우이고 싶다. 그러려면 내가 더 많이 채워야할 거다. 옆집 언니 같고 친근하지만 연기만큼은 힘을 가진 사람이 되려고 한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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