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배우 이정진이 1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이정진이 1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이정진이 tvN ‘더 케이투’(THE K2)를 통해 특별출연의 새 역사를 썼다. 4회까지 단 한 신이 나왔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주연 못지않은 비중과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별출연이 맞아요. ‘도망자 Plan.B’에서 호흡을 맞춘 곽정환 PD와의 인연 때문에 출연하게 됐어요. 따로 대본도 받지 못했어요. 그냥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4회까지 딱 한 신 나왔죠. 특별출연이라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비중도 커지고 제가 악의 축으로 나오더라고요.”

이정진은 이복 누나 최유진(송윤아)과 날선 대립각을 펼친 JB그룹 회장 최성원 역을 맡아 ‘더 케이투’ 속 사건과 갈등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맡았다. 송윤아가 안쓰러움과 동정심을 유발했던 악이었다면 이정진은 장난기 있고 한없이 가벼워 보이는 겉모습과 다르게 권력과 힘을 얻기 위해 비열한 술수를 쓰는 것도 마다치 않았다. 그래서 더 얄밉고 소름끼치는 악인을 완성했다.

“사실 최성원은 열등감을 느낄 캐릭터는 아니에요. 재벌가의 배다른 아들이지만 금수저잖아요. 최성원은 다른 사람을 함부로 대하고 본인만 생각하는 게 당연한 줄 알고 살아온 인물이에요. 자신이 못됐다는 생각을 못하는 것 같았죠. 그래서 의도적으로 나쁜 모습을 그리려 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평소 모습을 한없이 가볍게 가져가려 했죠.”

그러면서 이정진은 현 시국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최성원 캐릭터에 대해 “절대 나쁜 사람이 아니다. 두 명의 윤아를 괴롭혀서 그렇지 실제로 국민들한테 나쁜 짓을 한 것은 아니다. 요새 뉴스를 보면 놀랍다. 정말 나쁘고, 못된 놈들이 많지 않나”라고 씁쓸해 했다.

“우리나라 정세가 드라마의 안티인 줄은 몰랐네요.(웃음) 드라마를 보면서 비열한 인물들에 대해 못됐다고 생각해야 되는데, 요즘 그보다 더 못된 분들이 얼마나 많아요. 충분히 나쁜 캐릭터인데, 이들이 나쁜지도 모르겠더라고요.”

배우 이정진이 1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이정진이 1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최종회에서는 이정진은 클라우드 나인에서 슈퍼컴퓨터 ‘거울’을 차지하기 위해 송윤아와 불꽃 튀는 신경전을 벌였다. 오로지 두 사람의 대화만으로도 이뤄졌지만 극은 팽팽했고 긴장감 넘쳤다. 그는 “(송)윤아 누나와 연기는 처음이었지만, (설)경구 형 때문에 알고 있었다. 날 별로 안 좋아할 것이다. 경구 형이랑 술을 자주 마셨다. 술 취한 경구 형을 보내고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고 웃어 보였다. 첫 연기 호흡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윤아 누나의 에너지가 강했기 때문에 발 맞춰 가면 되겠구나 싶었고, 그렇게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

‘더 케이투’를 통해 이정진은 연기력 호평을 받았다. 이정진은 “그동안 내가 참 못했구나 싶었다. 스포츠 게임을 볼 때도 선수마다 기대치가 다르다. 전혀 생각도 안한 애가 잘해서 그런 칭찬을 해준 것 같다”고 머쓱하게 말했다.

“송윤아 누나가 ‘너 이런 역할 한 번 더 해 봐라. 연기 좋더라’라고 칭찬을 해줬는데,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많은 작품을 했지만 상대배우한테 그런 말을 해준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그 말은 참 감사했죠.”

배우 이정진이 1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이정진이 1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이날 인터뷰는 이정진이 직접 운영하는 한 카페에서 진행됐다. 그는 연기 활동 외에 카페 운영 그리고 사진작가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개인 사진전을 개최했고, 작가로서 광고계의 러브콜을 받기도 한다. 이정진은 몇 년 전 해외 봉사활동을 통해 접한 사진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원래 멀티태스킹이 안되는 사람이었는데, 요새는 멀티태스킹이 좀 되네요. 연기도 하고 사진도 찍고 있어요. 해외 봉사활동을 갔는데, 다른 걸 할 수는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죠. 제가 어렸을 때 좋았던 기억을 떠올렸는데, 사진이 있더라고요. 할머니 댁에 가면 가족사진이 걸려 있잖아요. 소중한 사람의 사진을 지갑에 넣어 다니기도 하고요. 그래서 가족사진도 찍어주고, 애들 사진을 찍어서 엄마한테 주면서 시작됐죠.”

차기작 계획을 물어보니 “빨리하고 싶은데, 막상 연락이 없다”며 너스레를 부리다가도 “돌이켜보면 항상 고위 간부 아니면 깡패 역할을 맡았다. 그래서 어려울 것 같지만 평범한 회사원 역할을 해보고 싶다. ‘9회말 2아웃’처럼 말랑말랑한 로맨스도 탐난다. 지금하면 그때보다 더 잘해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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