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가려진 시간’ 엄태화 감독 / 사진=쇼박스 제공
‘가려진 시간’ 엄태화 감독 / 사진=쇼박스 제공
영화 ‘가려진 시간’의 엄태화 감독은 출연 배우들을 떠올리며 “얼굴만 보고 있어도 좋다. 사랑스럽다”며 미소를 지었다. 공들이지 않은 캐스팅이 없었다. 작업 내내 그들과 밀착해 의견을 나눴고, 도움을 받기도 했다.

엄태화 감독은 강동원을 설득하기 위해 그가 촬영을 하고 있는 부산까지 내려갈 정도로 열정을 보였다. 그러나 오히려 강동원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왔단다.

“직접 만나서 얘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같이 하자는 얘기를 하기도 전에 (강)동원씨 본인이 왜 ‘가려진 시간’ 시나리오가 나에게 들어왔는지 너무 잘 알고 있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리고 자신이 고민하는 지점을 얘기했어요. 제가 설득하기 보다는 재미있게 얘기를 듣고 올라왔죠. 동원씨는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는 배우더라고요. 굉장히 신선했죠. 일에 매몰돼있지 않고 냉정하게 판단하려는 자세는 배울만한 지점이었어요.”

엄태화 감독과 강동원은 1981년생이다. 강동원이 빠른 81년생이라고는 하지만, 두 사람은 촬영 내내 서로를 존대했다.

“서로 존중해주는 분위기가 더 좋았어요. 동원씨가 어쩔 때는 저보다 훨씬 큰 형 같을 때가 있거든요. 그의 많은 경험들이 상업 영화 현장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저에게 힘이 되고 도움이 될 때가 많았어요.”

‘가려진 시간’ 스틸컷 / 사진=쇼박스 제공
‘가려진 시간’ 스틸컷 / 사진=쇼박스 제공
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강동원과 호흡하는 10대 여배우 신은수는 올해 최고의 발견이다. 엄 감독은 신은수의 매력에 대해 “자신을 일부러 어필하려고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이려 한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은수의 눈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성격이 대범해요. 스태프들이 100명 가까이 있는 현장에서 처음 연기를 하는데도 떨지도 않더라고요. 연기를 해보지 않아서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다루는지 몰랐는데 트레이닝을 하면서 빠르게 발전하는 게 눈에 보였어요. 기본적인 감성을 타고난 아이에요. 무엇보다 눈이 정말 매력적인 친구죠.”

‘가려진 시간’은 신은수를 비롯해 강동원 아역인 이효제와 그들과 함께 가려진 시간에 갇힌 김단율·정우진이 극 초반을 책임진다. 요즘 초등학생들의 현실적인 모습과 대화가 웃음을 유발하기도 하고 먹먹함을 안기기도 한다.

“조카가 초등학생인데 친구들과 함께 불러서 어떻게 노는지, 요즘 관심 있는 건 무엇인지, 무슨 욕을 하는지를 지켜봤어요. 아역들을 캐스팅한 뒤에는 연기를 하기 보다는 최대한 놀기를 바라는 마음에 하루에 3시간 정도씩 함께 시간을 보내게 했어요. 3일 정도 지나니까 엄청 친해지더라고요.”

단편 ‘숲’ ‘잉투기’에 이어 그의 동생 엄태구가 이번 작품에 힘을 보탰다. 엄 감독은 “이전 작품은 독립 영화고, 또 엄태구가 주연이었다. 뭔가 둘이 중심이 돼서 움직였다면 이번에는 아니었다”면서 “만약 동생이 잘못하기라도 하면 이상하다는 눈초리를 받을까봐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촬영을 계속 하다보니까 오히려 편했다”고 동생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제2의 류승완·류승범 형제로 불리는 것에 대해서는 “그렇게 말씀해주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고 웃어 보였다.

“사실 동생이 ‘가려진 시간’을 찍을 때만 해도 그렇게 알아봐주는 사람들이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 동생이 등장하자 주변에서 ‘하시모토다’라는 속삭이더라고요. 덕분에 동생의 첫 등장 신에서 영화가 힘을 받을 수 있었어요. 든든할 따름이에요.”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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