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가수 이승철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가수 이승철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최순실 게이트’가 연예계까지 흔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가수 이승철이 ‘최순실 연예인’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승철은 어쩌다 ‘최순실 연예인’으로 의심 받게 된 것일까. 시간이 흐를수록 ‘최순실 연예인’ 논란의 진실 공방이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논란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흐름을 정리해봤다.

◆ “최순실과 친분 있는 가수가 있다”
‘최순실 연예인’ 논란은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폭로에서 시작됐다. 안 의원은 지난 3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최순실과 그의 조카 장시호가 특정 연예인에게 특혜를 줬다”며 “10년 전 장시호의 모친 최순득이 연예인 축구단인 ‘회오리 축구단’ 멤버들에게 밥을 사주며 연예계 자락을 뻗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순실과 오랜 친분이 있고 장시호와도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그 가수가 국제행사에서 생뚱맞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수로 초대돼 노래를 부른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수라고 보기에는, 그 정도의 가수들은 여러 명이 있다. 그런데 유독 그 가수만 싹쓸이하는 그런 행태가 지난 몇 년 동안 보였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가수의 실명을 밝히지 않았지만, 싸이와 이승철이 ‘최순실 연예인’ 후보로 입에 오르기 시작했다.

한 방송사는 안 의원의 말을 전하면서 이승철로 보이는 무대 영상을 자료화면으로 사용했다. 얼굴은 모자이크해서 방송됐지만 충분히 이승철이 오해를 살 만한 일이었다.

◆ “가수 생명 끝장난다” ↔ “엄청난 역풍 각오해야 할 것”
의혹의 시선이 쏟아지자 이승철은 4일 “최순실, 최순득이라는 사람은 맹세코 얼굴도 모르고, 알지도 못한다. 알아야 할 필요성조차 느끼지 않는다”며 공식입장을 밝히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승철이 반박하자 안 의원이 다시 반박하는 그림이 이어졌다. 안 의원은 10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다시 한 번 출연해 “특정인을 거론하지 않았는데 몇몇 분들이 난리를 치더라. 특히 어떤 분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것을 밝히고 사진을 공개하면 그 가수는 가수 생명, 가수 인생 끝장난다”고 경고했다. 또, 안 의원은 의원실을 통해 “‘최순실의 측근 연예인이 YG엔터테인먼트 싸이’라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자연스럽게 의심의 눈초리는 이승철에게 쏠리기 시작했다.

이승철은 지난 11일 자신의 SNS에 “국정이 농단된 중대한 이 시국에 연예인게임, 이니셜게임을 하시는 건가요? ‘생뚱맞은 가수가 특혜를 받았다’. ‘사진이 공개되면 그 가수 생명, 가수 인생이 끝장난다’ 고 하셨는데 그 가수가 저를 지칭하는건지요?”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이승철은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조목조목 반박하겠습니다. 아울러 엄청난 역풍도 각오해야 할 겁니다. 혹시 그러하다면 하루빨리 지목해주십시오”며 “오래된 사진 하나가 있다고 하던데 뭘 망설입니까. 그리고 생뚱맞은 가수가 무슨 특혜를 받았다는 건지 어서 당당하게 공개해주십시오”라며 안 의원을 겨냥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 “내가 매니저였으니까요”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승철을 위협하는 이야기가 또 튀어나왔다. 부활의 매니저로 활동한 백모 씨가 자신의 SNS에 과거 이승철이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한 것. 여기에 백씨는 지난 11일 자신의 SNS에 “대포폰은 조폭이나 도박꾼들이 쓰는 물건입니다”라며 “도박이나 마약은 죽기 전에는 절대 끊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 아냐고요? 내가 매니저였으니까요”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백씨는 1986년 부활 1집 음반 제작 및 콘서트 등을 주도한 매니저로 이승철의 데뷔를 함께 한 인물이다.

최근 박 대통령은 비선실세와의 연락을 위해 ‘대포폰’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이승철은 과거 대마초 흡연으로 두 차례 처벌 받은 바 있기 때문에 백씨가 올린 사진은 어떤 의미인지, 또 그가 남긴 의미를 종잡을 수 없는 글은 누구를 향해 있는지 관심이 집중돼 있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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