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강동원 / 사진=쇼박스 제공
강동원 / 사진=쇼박스 제공
‘강동원이 선택한 영화는 믿고 본다’는 말에 강동원은 “그렇게 되기 위해 지금껏 열심히 영화를 찍어왔다”고 말했다. 오는 16일 개봉하는 영화 ‘가려진 시간’(감독 엄태화, 제작 바른손이앤에이) 역시 그런 의미에서 관객들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는 작품이다. 엄태화 감독은 판타지를 자극하는 강동원의 이미지를 적극 이용했다.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지만 영화 속 강동원은 소년이었다. 어른들에게 상처 받고 자신의 곁을 지켜준 소년과 풋풋한 감정을 쌓아갔다.

10. ‘가려진 시간’은 상업성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작품이다.
강동원 : 영화의 상업성을 판단할 때 나는 다른 쪽으로 판단한다.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높은 것을 상업적이라고 생각한다. 소재 자체는 비상업적일 수 있지만, 시나리오가 탄탄했다. 승부할만한 가능성이 있다고 여겼다. 물론 처음부터 초대박을 욕심내면서 찍지는 않았다. 관객층이 좁은 영화로 보일 수 있지만 작품을 보면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지점들이 있다. 300~400만 관객 정도만 들면 좋지 않을까 한다.(웃음)

10. 어느덧 믿고 보는 배우다. 강동원이 선택한 영화는 재미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다.
강동원 : 그렇게 느끼고 계시는 분들이 많아지는 건 감사하다. 그리고 그걸 위해서 지금까지 영화를 열심히 찍어왔다. 정말로 공들여서 영화를 고른다.

10. ‘가려진 시간’은 어떤 점을 보고 선택을 한 건가? 13세 소년의 마음을 표현해야하는 만큼 쉽지만은 않은 선택이었을 것 같은데.
강동원 : 시나리오도 재밌고, 감독님의 전작들을 보고 잘 찍겠다 싶었다. 하지만 쉽게 결정은 못 내렸다. 20대였다면 거리낌 없이 했을 것 같다. 30대 중반이 되니까 어린 척 하는 게 맞나 싶었다. 그래서 고민을 했다. 마침 그때 ‘검사외전’을 찍게 돼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부산에 내려가게 됐다. 고맙게도 감독님이 부산으로 내려왔다. 만나서 결정을 했다. 대화를 나눠보니까 믿음직했다. 생각한 그림이 있다고 했고, 나도 해보고 싶었다.

강동원 / 사진=쇼박스 제공
강동원 / 사진=쇼박스 제공
10. 한 작품을 선택할 때 오랜 시간을 고민하는 편인 것 같다.
강동원 : 신중한 편이다. 중요한 결정을 하고 며칠을 그냥 둔다. 상대한테 얘기를 안 하고 시간을 보낸다. 머리를 식히고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그래도 맞으면 말을 한다. 내 인생에서 작품을 고를 때가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일 년에 한번이나 두 번 많게 세 번인데, 고민을 많이 한다. 어떤 시나리오는 읽자마자 해야겠다고 마음먹고도 상대에게 전화를 해서 하루만 더 시간을 달라고 한 적도 있었다.

10. 강동원이 찍은 대부분의 영화는 성공을 거뒀다.
강동원 : 영화 ‘M’을 빼고는 모든 영화가 손익분기점이 넘었다.

10. ‘가려진 시간’을 찍으면서 풋풋했던 첫사랑의 기억이나 감정 등이 떠오르지는 않았는지?
강동원 : 솔직히 안 해봤고, 생각이 나지도 않았다.(웃음) 나는 캐릭터랑 나를 대입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이 캐릭터는 왜 이럴까?’라는 의심을 하지 않는다. 당연히 감독님과 시나리오를 믿고 연기하는 스타일이다.

10. 13세 소년의 마음을 연기하기 위해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은?
강동원 : 너무 애처럼 연기하지 않으려고 했다. 내가 너무 캐릭터에 빠져서 자칫 잘못하면 관객들이 잘 못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됐다. 이런 캐릭터는 레퍼런스가 없어서 만들기 나름이다. 손발이 오그라들지 않게 표현하려고 했다. 소년성은 표현하되 성인 남성 관객들이 봐도 덤덤하게 볼 수 있는 지점을 찾으려 노력했다.

강동원 / 사진=쇼박스 제공
강동원 / 사진=쇼박스 제공
10. 상대역으로 호흡한 신은수와는 22살 차이가 났다. 소통은 어땠나?
강동원 : 사실 할 얘깃거리가 많이 없었다. 워낙 세대가 다르지 않나. 엄태화 감독과 (신)은수가 아이돌 얘기를 하고 있어서 같이 끼었던 적은 있다. 은수가 JYP엔터테인먼트 소속이라서 트와이스 얘기를 하고 있더라. 그때는 트와이스를 모르고 있어서 ‘무슨 얘기 하는거야’라고 말했었다.(웃음) 주제를 찾기가 어려웠지만, 그래도 대화는 계속해서 나눴었다.

10. 신은수는 ‘가려진 시간’으로 첫 연기를 했다. 어려웠던 점은 없었는지.
강동원 : 같이 호흡하는데 어려웠던 점은 없었다. 감정을 끌어올리는데 베테랑은 아니라서 시간이 걸렸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은수는 집중을 잘하는 배우였다.

10.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어떤 감정을 가져갔으면 하는가?
강동원 : 믿음과 희생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조금 손해 보면서 살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것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게 더 힘들더라. 나 역시도 조금 손해 봐도 괜찮다고 넘기는 타입이다. 다음에 더 잘하면 되지 않나.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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