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특근’ 포스터 / 사진=올댓시네마
‘특근’ 포스터 / 사진=올댓시네마
‘첫 번째 펭귄’의 길은 불확실하고, 위험을 동반한다. 하지만 그 길은 짜릿하고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유발한다. ‘특근’(감독 김건, 제작 주식회사 문와쳐)의 길 역시 마찬가지다. ‘특근’이 국내 최초 웹툰과 연계된 웹무비이자 크리쳐물과 추적 스릴러가 결합된 장르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1일 ‘특근’이 네이버TV캐스트를 공개됐다. 괴생명체가 점령한 대한민국, 특수 요원들의 반격과 사투를 그린 SF 추격액션 블록버스터로 김상중·김강우·주원이 열연했다. 추후 장편영화 제작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33분가량의 중편 웹무비로 웹툰과의 크로스오버로 새로운 플랫폼을 제시한다. 허일 작가가 참여한 웹툰 ‘특근’은 영화와 동일한 세계관과 등장인물을 바탕으로 영화에서는 미처 다루지 못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흥미롭다.

한국에서 괴수 영화는 손에 꼽힐 정도다. 2006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대표적이고, 심형래 감독의 ‘용가리’(1999), ‘디워’(2007), ‘7광구’(2011) 등이 있다. 고(故) 신상옥 감독이 북한에서 만든 ‘불가사리’(1985)는 우리나라 괴수 영화의 시초로 불리고 있다. 괴수 영화가 쉽게 만들어지지 않은 이유는 단연 제작비다. 때문에 ‘특근’의 시도는 눈여겨볼만하다. 향후 100억원대 장편 제작을 겨냥해 파일럿 성격의 프로젝트로 제작된 ‘특근’은 괴수의 컴퓨터그래픽(CG), 자동차 추격신 그리고 캐스팅 등 웬만한 대작 못지않은 스케일을 자랑한다.

독특한 시도로 주목을 받고 있는 ‘특근’ 제작사 문와쳐의 윤창업 대표는 1회 공개 후의 반응에 대해 “기본적으로 한국에서 이런 장르나 소재가 많이 없다보니까 신선하게 봐주는 것 같다”면서 “극장이 아니라 웹으로 공개되는 것 역시 독특하게 생각하더라. CG의 퀄리티나 PPL 이야기가 일부 나오고는 있지만 호감으로 받아들여주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고 자평했다.

윤창업 대표(왼쪽부터), 허일 작가, 김강우, 이유영, 주원, 김강우, 김건 감독 / 사진=올댓시네마 제공
윤창업 대표(왼쪽부터), 허일 작가, 김강우, 이유영, 주원, 김강우, 김건 감독 / 사진=올댓시네마 제공
왜 괴수 영화였을까. 윤 대표는 “꼭 괴수영화를 해야겠다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근’의 메가폰을 잡은 김건 감독의 실력을 믿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으로 단편영화 ‘멈추지 마’로 도쿄 국제 단편 영화제 대상을 수상하고, ‘단편 영화의 칸’으로 불리는 프랑스의 ‘클레르몽페랑 국제단편영화제’ 국제경쟁부문에 초청되어 실력을 인정받은 재원이다. 그는 “김건 감독은 재능은 있지만 신인 감독이기에 장편 영화를 투자 받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때문에 파일럿 웹무비로 먼저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건 감독과 원래는 카 액션 영화를 만들려고 했어요. 그래서 첩보 액션을 떠올렸는데 너무 흔한 것 같더라고요. 새로운 거를 계속해서 찾다가 괴수 장르로 생각이 정리가 됐죠.”

제작진은 이무기나 장산범, 화피 같이 한국과 중국 민간 설화와 전설을 통해 전해 내려오는 괴수 이야기를 모티브로 ‘특근’ 속 괴수를 창조해냈다. 사람의 가죽을 입고 사람인 척 하는 화피 ‘매구’, 쇠를 집어 삼키며 어떤 형태로든 자유롭게 변신하는 ‘불가살이’, 수많은 눈이 달린 ‘두억시니’까지. 영화 속 등장하는 괴수들은 동아시아의 전통적인 요소를 가미했다. 향후 중국 시장까지 노리는 윤 대표의 비전이 녹아있다.

“괴수의 원형이 필요했어요. 그러다 우리나라에서 괴수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구미호와 도깨비를 떠올렸죠. 우리나라 괴수영화의 시초로 불리는 ‘불가사리’라는 영화가 있어요. 신상옥 감독님이 북한에 납치됐을 때 만든 작품이에요.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쇠를 먹고 자라는 불가사리를 다뤘는데, 그런 의미 있는 작품 속 괴수를 ‘특근’에 접목시키고 싶었어요. 구미호는 중국과 도깨비는 일본과 연결이 되더라고요. 인터내셔널한 괴물이 나올 수 있게 여러 각도로 생각했습니다.”

‘특근’ 스틸컷 / 사진=올댓시네마
‘특근’ 스틸컷 / 사진=올댓시네마
‘특근’의 촬영은 다소 빠듯했다. CG가 주된 영화는 한국에서는 그렇게 익숙한 현장은 아니다. 때문에 영화 촬영 전에 전체 분량의 70% 이상을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실제 할리우드에서 진행하는 작업 과정이다. 윤 대표는 “10월 말에는 작품이 공개가 돼야 했는데 촬영은 7월 말에 들어갔다. 짧은 시간이었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는 대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납득할만한 완성도를 보여주고 싶어 여러 가지 고민을 했어요. 괴물CG 노하우가 많은 회사와 자동차 전문 CG회사와 병행하며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자동차 추격신을 찍을 때도 한국에서 딱 두 회사만 가지고 있는 카메라로 촬영을 했고요. 추격신과 CG 작업에 제작비를 많이 썼어요. 스태프들이 고생을 많이 했죠. 돈을 많이 쓰면 상대적으로 다른 부분에서는 허리띠를 졸라매야만 했거든요.”

그렇다면 ‘특근’은 장편영화 제작은 어떻게 되는 걸까. 웹 전용 콘텐츠의 성공은 뷰로 판단이 된다. 통상 200만뷰 정도면 성공한 콘텐츠라고 불린다.

“편수가 많지 않지만 200만뷰는 넘길 것으로 보여요. 그것보다 시청자들이 좋은 평을 해주느냐가 중요하죠.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 역시 중요합니다. 11월 1일에 최종화가 나오는데 11월이 되면 장편영화와 관련된 사항들이 정리가 될 것 같아요. 현재 분위기로 봤을 때는 긍정적으로 판단이 됩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