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백청강/사진제공=엘앤씨엔터테인먼트
백청강/사진제공=엘앤씨엔터테인먼트
가수 백청강은 지난 2010년, 한국 가수의 무대를 보고 푹 빠져 무작정 한국으로 왔다. MBC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 ‘위대한 한생’의 오디션에 참가했고, 특유의 감미로운 음색을 살려 합격은 물론이거니와 최종 우승자로 이름과 얼굴을 확실하게 알렸다. 화려하게 데뷔해 활동에 박차를 가하려는 순간, 큰 시련이 찾아왔다.

그리고 그는 직장암을 이겨내고 다시 한 번 도약에 나섰다. 아팠던 시절을 떠올리는 백청강의 눈가는 촉촉해졌지만, 입가엔 미소가 지어졌다. 그때 비로소 자신이 음악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 무대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 아픈 만큼 성숙한 백청강은 귀와 마음을 동시에 울리는 가수가 되기 위해 누구보다 애쓰고 있다. 신곡 ‘봄 디 봄(BOMB DI BOMB)’은 그 첫걸음이다.


10. 오랜만에 활동이다.

백청강 : 활동한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좋다.

10. 신곡 ‘봄디봄’의 준비 기간과 과정은 어땠나.
백청강 : ‘봄디봄’이란 곡은 사실 1년 전부터 작업을 하고 있었다. 부족한 부분이 자꾸 보여서 수정을 하다 보니 미뤄졌다. 여름에 내놓을 계획이었는데, 가을에 나왔다.(웃음)

10. 오랜만에 발표하는 음반이라 더 그랬나 보다.
백청강 : 곡에 대한 완성도가 높았으면 했다. 오랜만에 나오니까 그래도 완벽했으면 좋겠더라. 편곡적인 부분도 그렇고, 부족한 것들을 이번에 다 채워서 제대로 보여주자는 마음이었다.

10. 작업할 때 예민한 편인가 보다. 스트레스도 받았겠는데.
백청강 : 녹음을 하다가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나올 때까지 한다. 주위에서 ‘잘 나왔다’고 해도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하는 편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주위 사람들을 좀 괴롭혔다.(웃음) 작업을 할 때는 잠도 잘 못 잤다. 하면 할수록 욕심이 더 생기는 것 같다.

10. 어떤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나.
백청강 : 우선 녹음할 때는 음정을 가장 신경 쓴다. 가사도 신경을 쓰는 편이고, 댄스 곡의 경우에는 박자에 있어서도 예민하다. ‘봄디봄’은 박력 있게, 발라드 감성이 아닌 남성다움을 강조했다.

10. 애절한 발라드를 예상했는데, ‘봄디봄’은 빠른 템포의 곡이다.
백청강 : 예전에는 마냥 귀여운 이미지, 청소년이란 느낌으로 봐주셨다면 이번 음반으로는 성숙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준비했다. 무대에서도 스탠드 마이크를 세워 두고 부른다.

10. 음반을 준비할 때부터 지금까지 온통 머릿속은 ‘음악’뿐이겠다.
백청강 : 그래서 요즘 계속 노래만 듣는다. 그러면서 영감을 얻기도 한다.

10. 멜로디나 가사 작업의 경우에는 어디서 영감을 찾나.
백청강 : 예전부터 일기처럼 하루에 한 번씩 쓰고 있다. 일기를 쓰듯이 이젠 습관이 됐고, 길지 않게 쓰는데 거기서 좋은 글귀가 나오면 찾아서 가사로 쓰곤 한다. 학창시절부터 이어져 온 습관이다.

10. 자작곡 욕심도 있겠다. 아무래도 직접 만든 곡을 부를 때는 감정에 더 몰입할 수 있으니까.
백청강 : 녹음할 때 울컥한 적은 있다. 사실 감정에 너무 취하면 녹음할 때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고 떨린다. 감정선이 최고로 올라갈 때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으니까. 감정에 있어서는 몰입을 잘 하는 편이다. 나이가 들어서 일까, 요즘에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도 잘 운다.(웃음)

10. ‘성장했구나’ 이런 생각도 들지 않나.
백청강 : 녹음할 때보다, 잠들기 전에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인데 그때 ‘예전보다 조금은 성장했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10. 사실 본격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시작하려고 하던 무렵인 2012년, 아팠다. 당시에도 많이 힘들었을 텐데.
백청강 : 많이 힘들었다. 그때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아파서 노래를 못할 수도 있겠구나란 생각에 겁도 났고, 슬펐다. 지금 돌아 보면, 그때의 경험이 값지고 어떻게 보면 소중한 기회가 된 것 같다. 노래를 못 하니, 할 게 없었고 그래서 작사, 작곡을 시작했다. 어떻게든 음악을 놓고 싶지 않아서. 그로 인해 새로운 경험을 했고, 도전을 할 수 있었다.

백청강/사진제공=엘앤씨엔터테인먼트
백청강/사진제공=엘앤씨엔터테인먼트

10. 음악, 또 무대가 그리웠겠다.

백청강 : 무대, 사람이 그리웠다. 아프면서 어디 나가질 못 했다. 불편하고 힘들기도 했고. 노래도 못했고…지금 생각하니, 혼자 참 대견했다. 아팠던 걸 나쁘게만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건강을 더 잘 신경 쓰고 있고,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10. 음악에 대한 생각과 방향에 대해서도 달라진 점이 있나.
백청강 : 아팠던 경험을 곡으로 써볼까도 했지만, 노래가 너무 슬픈 거다. 그러다가 아픈 걸 써서 뭐 하나, 밝은 모습을 보여드리자고 마음먹었다. 밝고 맑은 음악을 쓰고 싶다. 오직 사람들에게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뿐이었던 것 같다.

10. ‘내가 음악을 이렇게 많이 좋아했구나’란 생각도 했겠다.
백청강 : 내가 이렇게까지 간절하게 음악을 좋아하는 줄 몰랐다. 아프고 난 뒤 음악을 못하게 되니까 그제야 깨달았다.

10. 지금 이 순간이, 굉장히 소중하겠다. 첫 질문의 답이 그냥 한 말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백청강 : 노래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좋다. 그때는 정말 힘들었다. 목소리가 안 나왔다. 지금은 정말 행복하다.(웃음)

10. 2011년 MBC ‘위대한 탄생’으로 얼굴과 이름을 알렸으니, 어느덧 6년째다. 가장 달라진 점이 있다면?
백청강 : 사실 마음가짐에 있어서는 그때랑 다 바뀌었다. 가장 많이 바뀐 건 한국 문화에 적응을 했다는 거다. 이전에는 중국에서 살던 대로 행동을 했기 때문에 주위 분들에게 오해를 많이 샀다. 친근함의 표현으로 했던 것이 건방지게 보이기도 했고, 이제는 그렇지 않다.

10. 생활 습관도 많이 달라졌을 것 같은데. 소중함을 알았으니까.
백청강 : 아프기 전에는 낮과 밤이 완전히 뒤바뀐 삶을 살았다. 낮에 자고, 저녁에 일을 하는 식이었다. 이제는 일찍 자는 편이다. 아마 그런 잘못된 습관들 때문에 아팠을 수도 있다. 아프고 나서 모든 것들을 바꾸게 되더라.

10. 음악도 물론일 테고.
백청강 : 아프고 나서 음악을 대하는 태도 역시 완전히 바뀌었다. 예전엔 작사, 작곡을 하지 않았고 녹음할 때도 노래하는 것에만 신경을 썼다. 이제는 완전히 반대가 됐다. 내가 만든 곡이 아니더라도 하나하나 신경을 쓰고, 내 목소리가 들어가는 음반이기 때문에 모든 면에 있어서 신중하게 하는 것 같다.

10. 이정도면, 주위에서 많이 변했다고도 하겠다.
백청강 : 오히려 조금 피곤해한다.(웃음) 그때는 작곡가 형들이 ‘다시 하자’고 했다면, 이제는 내가 계속 ‘다시 하자’고 하니까 피곤하다고 말이다.(웃음)

10.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듣고 싶다.
백청강 : 정규 음반은 계획은 계속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날짜가 정해지진 않았다. 곡들이 좋아야 나올 수 있으니까.(웃음)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백청강은 알지만, 무슨 노래를 했는지는 모른다. 그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이름과 노래를 모두 각인시키는 것이 목표이다. 마이클 잭슨 같은, 위대한 가수가 되고 싶다는 게 꿈이었는데 이제는 사람들이 내 노래를 들었을 때 감동을 받고, 귀보다는 마음을 울리는 가수가 되고 싶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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