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끝에서 두 번째 사랑’ / 사진제공=SBS
‘끝에서 두 번째 사랑’ / 사진제공=SBS
결혼 없는 해피엔딩이었다.

16일 종영한 SBS 주말드라마 ‘끝에서 두 번째 사랑’이 나춘우(문희경)와 독고봉(성지루)의 결혼식 장면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후반부터 달달하게 연애한 강민주(김희애)와 고상식(지진희)은 서로에게서 충분한 애정을 확인하고 결혼은 뒤로했다. 언젠가 결혼할지도 모를 두 사람이지만 방송을 통해서는 함께 있는 것만으로 행복한 두 사람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해피엔딩을 그렸다.

‘끝에서 두 번째 사랑’은 일본 드라마 ‘최후로부터 두 번째 사랑’을 리메이크한 드라마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5급 공무원 과장 고상식과 어떤 일이든 일어나길 바라는 방송사 드라마 PD 강민주를 통해 40대의 사랑과 삶을 공감 있게 담아낸 작품이다.

원작에서 남녀 주인공이 결혼하는 대신 함께 사는 것에 만족하며 시즌 2까지 내용을 이끌었던 것과 같이 강민주와 고상식도 결혼 대신 ‘함께 사는 것’을 택했다. 청춘로맨스였다면 “사랑하는데 뭘 망설여?”라며 답답함을 느꼈겠지만, 40대의 로맨스를 담은 작품인 만큼, 마지막 순간까지 ‘결혼’을 두고 고민하며 감정보다 이성을 앞세우는 강민주의 신중함은 현실적인 공감을 자아냈다.

배우 지진희, 김희애 / 사진제공=SBS
배우 지진희, 김희애 / 사진제공=SBS
초반 어떤 일이든 일어나길 바랬던 강민주는 끈질기게 청혼하는 고상식에게 “이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둘이 함께 있으니까”라고 말하며 충만함을 표현했다. ‘결혼’이라는 법적인 관계보다 지금 서로 사랑하는 만큼 함께 있는 것 자체에 의미를 뒀다. 강민주와 행복한 재혼 생활을 꿈꾸던 고상식 역시 자신의 가족들과 마치 한가족처럼 어울리는 강민주를 보며 꼭 결혼이 아니더라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앞서 강민주는 자신에게 프러포즈하는 고상식에게 결혼을 하고, 안 하고 꼭 두 가지만 답이냐고 물었다. 고상식은 오랜 고민 끝에 “우리가 원하는 본질은 함께 더불어 사는 것 아닐까 생각했다”는 답을 내놨다. 강민주는 “본질만 있으면 된다. 나도 당신과 당신 가족에게 가족이고 싶다. 그 모습이 특별한 이웃이어도 되고, 따로 또 같이 사는 연인이어도 될 것”이라며 고상식과 같은 마음임을 전했다.

결혼 없이 함께하게 된 두 사람은 언제 헤어져도 이상할 게 없는 관계이지만, 한편으론 이혼과 아이 핑계 없이 오롯이 사랑이라는 감정만으로 상대방을 대할 수 있는 진짜 연인이기에 그 어떤 엔딩보다 더 큰 설렘을 안겼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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