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진 기자]
신동엽 감독이 최근 한경텐아시아와 가진 영화 ‘대결’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신동엽 감독이 최근 한경텐아시아와 가진 영화 ‘대결’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취권을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든다고 했을 때 모두가 반대하며 미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동엽 감독은 끝까지 뚝심 있게 밀어붙여 영화 ‘대결’을 탄생시켰다. 계속된 흥행 실패에도 불구하고 7번째 작품을 세상에 내놓은 신동엽 감독은 ‘충무로 불사조’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게 다시 한 번 부활을 꿈꾼다.

10.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이 어떤가?
신동엽: 흡족하다. 그동안은 내 영화지만 아쉬움이 조금씩 있었는데, 이번 영화는 나도 관객의 입장에서 즐기면서 볼 수 있는 영화인 것 같다.

10. 취권을 영화의 소재로 선택한 이유가 뭔가?
신동엽: 어렸을 때부터 성룡과 취권을 좋아했다. 그리고 막연하게 언젠가 취권을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상상을 했었다. 현실로 옮겨볼까 하는 생각은 한 번도 못 했었는데, 여러 번 실패를 겪고 나니까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었다.

10. 취권을 주제로 한 영화를 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많이 말렸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밀고 나갈만한 확신이 있었나?
신동엽: 그 전까지는 이런 이런 영화를 준비한다고 하면 “한 번 해봐. 괜찮겠네” 다들 이런 반응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다들 찬성했을 때 결과가 다 안 좋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남들이 반대하든 찬성하든 내가 하고 싶은 거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반대가 많아서 더 확신이 들었다. 원래 반대하면 더 하고 싶어 하는 거처럼.(웃음) 찬성하는 사람이 많았으면 안 했을지도 모른다. 다들 괜찮다고 했으면 왠지 불안했을 것 같다.

신동엽 감독이 최근 한경텐아시아와 가진 영화 ‘대결’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신동엽 감독이 최근 한경텐아시아와 가진 영화 ‘대결’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10. 주연 배우로 이주승을 캐스팅했다. 평소 눈여겨봤던 배우인가?
신동엽: 영화 ‘소셜포비아’를 보고 눈여겨봤었다. 사실 주승이를 주인공으로 쓰는 것도 모험이었다. 그런데 주승이가 태권도 4단에 최소한의 무술을 할 줄 알고, 젊은 시절 모습이 성룡과도 닮아 있었기 때문에 그런 명분으로 과감하게 “우리 영화에 딱이다” 이렇게 밀어붙일 수 있었다.

10. 악역에 오지호를 캐스팅한 이유는?
신동엽: 오지호 씨 캐스팅 역시 주위에서 말렸다. 이전까지 보여줬던 착하고 선한 이미지 때문에. 그런데 실제로 보니까 체격도 어마어마하고, 근육이 주는 느낌이 어느 배우 못지않았다. 그리고 코믹한 이미지도 있지만, ‘추노’나 ‘처형’을 보면 액션 배우로서 충분히 경력이 있었다. 그래서 악역을 하면 신선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0. 영화에서 취권 말고도 현피라는 소재가 등장한다. 현피라는 소재는 어떻게 선택하게 됐나?
신동엽: 사실 현피 내용은 나중에 더했다. 예전 시나리오에는 없었다. 취권이라는 소재가 약간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에 취권을 현실의 세계에 끌어들일 필요가 있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일반사람들이 취권을 할 수 있는 배경이 뭘까 생각하다가 현피를 떠올렸다. 현피의 세계관을 가져오면서 영화가 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10. 성룡의 영화 ‘취권’을 많이 참고했나?
신동엽: 성룡의 ‘취권’은 숲에서 결투를 펼치고 그래서 가져올 게 거의 없었다. 취권 말고는 참고할 게 없어서 그 영화의 영혼과 정서를 참고했다. 영화 ‘취권’을 보면 무술 장면들이 경이롭다. 그래서 내가 저걸 봤을 때 느낀 것을 관객에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10. 이주승이 ‘친구 같은 감독’이라고 표현했다. 현장에서 배우들을 편하게 대해 주는 것 같은데?
신동엽: 현장에서는 배우들에게 믿고 맡기는 편이다. 그래서 배우들이 부담을 많이 가지기도 한다. 감독이 요구하는 게 없으니까. 그런데 그렇게 두면 스스로 만들게 된다.

신동엽 감독이 최근 한경텐아시아와 가진 영화 ‘대결’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신동엽 감독이 최근 한경텐아시아와 가진 영화 ‘대결’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10. 영화 속 코믹한 장면들이 인상적이었다. 다 계산하고 넣은 장면들인가?
신동엽: 벌써 7번째 작품인데, 코미디 영화는 진짜 어렵다. 그리고 이전 작품들이 흥행에 성공했더라면 어디서 웃기고 하는 그런 계산들을 적용했을 텐데 이번 작품에서는 그냥 내려놨다. 억지로 웃기려고 하지 않고, 편하게 연출했다. 그런데 그게 먹힐 줄은 진짜 몰랐다.(웃음) 그래서 이런 반응들이 오히려 신선하다.

10. 흥행 부담 많이 되나?
신동엽: 상업 영화감독에게는 항상 흥행 부담이 있다. 없다고 해도 다 거짓말이다. 상업영화 감독은 무조건 관객으로 말해야 한다.

10. 언론시사회 후 영화 평이 굉장히 좋다. 리뷰 기사는 많이 봤나?
신동엽: 기자분들 워낙 잘 써주시려고 하는 것도 있고, 이번에는 좋게 봐주시나 보다 생각했다. 처음에는 기사도 한두 개 읽다가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으니까 점점 많이 읽게 된다. 어느 순간 “내가 지금 꿈꾸고 있는 건가”싶기도 하다. 영화를 6편 찍으면서도 이런 정식 인터뷰가 처음이다.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웃음)

10. 영화 ‘대결’을 어떤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나?
신동엽:나와 같은 시대를 고민했던 40대, 50대는 영화 보면서 본인들의 질풍노도 시기 떠올리고, 다시 한 번 열정을 느꼈으면 좋겠다. 그리고 10대, 20대는 취권에 대한 추억은 없을 테니 취권이 주는 묘한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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