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볼빨간 사춘기 / 사진제공=쇼파르뮤직
볼빨간 사춘기 / 사진제공=쇼파르뮤직
3분 33초를 투자해 우주만큼의 기쁨을 얻을 수 있는 노래가 있다. 지난 8월 29일에 발매된 지 1일만에 벅스, 엠넷 등의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에 오른 볼빨간 사춘기의 ‘우주를 줄게’다. 정규 앨범 ‘레드 플래닛(Red Planet)’의 타이틀 곡인 ‘우주를 줄게’는 멜론 아티스트 랭킹에서도 전체 아티스트 부문, 여자그룹 부문, 인디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귀에 착 감기는 멜로디, 공감가는 가사, 듣기 좋은 음색, 작사·작곡 실력까지 고루 갖춘 이 앳된 얼굴의 두 소녀는 영원히 인디와 메이저 사이에서 사랑을 노래하고 싶다고 말했다.

10. 각각 ‘볼빨간’과 ‘사춘기’를 맡고 있다고 들었다. 그런 귀여운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된 건가.
우지윤: 난 아직도 사춘기인 것 같아 ‘사춘기’를 맡게 됐고, 지영인 쑥스러움이 많아 ‘볼빨간’을 담당하게 됐다. 팀 명을 만들 때 갑자기 떠올라 그렇게 짓게 됐다.(웃음)

10. 타이틀 곡 ‘우주를 줄게’의 시작도, 끝도 우주 소리인데.
안지영: 하프 앨범, 풀 앨범 모두 ‘바닐라 어쿠스틱’의 바닐라맨 선배가 프로듀서로 참여해주셨지만, 우주 소리는 곡 자체가 ‘우주를 줄게’라서 관련 사운드를 집어 넣으면 우주의 느낌을 배가할 수 있을 것 같더라. 그래서 직접 아이디어를 내 참여해봤다.

10. ‘우주를 줄게’를 타이틀 곡으로 선정한 이유는.
안지영: 시크릿 음감회를 열었다. 음감회를 열기 전 곡들을 다 나열해놓고 들어 봤는데 다 좋게 들리더라.(웃음) 행복한 고민을 하다가 우리 색깔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팬 분들일 것 같아서 50분 정도 추첨해서 투표를 진행했다. 그 중에서 ‘우주를 줄게’가 가장 인기가 많았다.

10. 하프 앨범은 ‘Red Ickle’, 정규 앨범은 ‘Red Planet’이다. ‘ickle’의 뜻은 ‘엄청나게 귀엽거나, 나이가 어린 아이. 앙증맞은 사물’이다. ‘앙증’에서 ‘우주’로 온 계기는.
안지영: ‘레드 이클(Red Ickle)’에서는 귀여운 소녀들의 절반만을 보여준 거고, 이번 앨범은 정규 수록곡으로 꼭꼭 채워넣은 ‘볼빨간 사춘기만의 세상’을 표현하려고 플래닛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번 앨범은 온전히 우리 색깔로 채워보고 싶었다.

10. Mnet ‘슈퍼스타K6’ 이후 1년 반 동안의 준비 기간을 거치며 매일 자작곡을 썼다고. 요즘도 그 숙제를 하고 있나.
우지윤: 일주일에 한 두 곡씩 무조건 제출하고, 검사받았다. 요즘은 활동하고 있어서 잠깐 쉬고 있지만 소속사에서 그러더라. ‘너네는 끝나면 또 바쁘다고.'(웃음)

10. 차트를 무서운 기세로 점령했다. 예상했나.
우지윤: 못했다. 반응이 궁금하긴 했지만 이렇게 파급적으로 퍼질 줄은 몰랐다. 예전에는 차트 1위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고 무작정 바라기만 했는데, 정말 올라가니까 기분이 진짜 좋고 신기하다.

10. 귀여운 느낌의 ‘심술’부터 성숙한 분위기의 ‘프리지아’까지, 곡 구성도 다채롭다.
안지영: 우리는 딱히 장르를 구별하려고 하지 않는다. ‘여러 장르에 도전해 봐야지’하고 결심하기보다는, 쓰고 싶은 대로 곡을 쓰는 스타일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여러 느낌의 곡들이 완성돼있더라.

10. 대부분 속마음을 다 털어놓듯 불렀지만, ‘프리지아’만은 직설적이지 않다. 그래서일까, ‘프리지아’를 치면 초록창 연관검색어로 ‘볼빨간 사춘기 프리지아’가 뜰 정도다. 곡 설명을 한다면.
안지영: 진짜? 정말 몰랐다.(웃음) ‘프리지아’는 만났는데 헤어지고 나서 다시 만나기를 기약하는 남자를 표현한 단어다. 그가 프리지아를 선물하기로 했으니까 그를 프리지아에 비유하며 부른 노래다. 서정적인 느낌의 노래라 또 다른 매력을 느끼실 수 있을 거다.

볼빨간 사춘기 / 사진제공=쇼파르뮤직
볼빨간 사춘기 / 사진제공=쇼파르뮤직
10. 곡마다 사연이 있고, 그 내용이 공감대를 형성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연애 스토리들은 어디서 얻는지.
안지영: 사람들이 그러더라. ‘너 연애 되게 많이 했나 보다’고.(웃음) 그런데 나는 연애를 많이 경험해 본 편은 아니다. 하지만 혼자 있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돌아다니는 것도 좋아해서 노래 들으면서 걸어 다니거나 드라마, 영화도 혼자 잘 보러 다닌다. 책 읽으면서도 영감을 얻고.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웃음) 여자 친구들끼리 모여서 수다를 떨고, 그 때 나온 이야기들을 다 모아서 내가 다시 해석한다.

10. 정말 많이 나오겠는데.
안지영: 그렇다. 내가 말도 빠른 편이기도 하고 워낙 얘기하는 것을 좋아해서 대화를 통해 곡 소재를 많이 얻는다.

10. 혹시 지금 연애 중인가.
안지영, 우지윤: 정말 하고 싶다.(웃음)

10. 연애하고 싶은 남자는.
우지윤: 나는 최근에 만들었다. ‘김치찌개를 잘 끓이는 남자.’ 나중을 생각했을 때 그런 남자가 좋을 것 같아서.(웃음)

안지영: 목소리가 좋고 어른스러운 뇌섹남. 배울 점이 있는 남자.

10. 이번 앨범에서 본인의 연애 경험이 들어간 노래가 있나.
안지영: ‘초콜릿.’ 고등학교 때 느꼈던 좋아하는 감정을 토대로 만들었다. ‘나만 안되는 연애’도 만나 온 과정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 내가 느낀 것에 음을 붙여 만든 노래다.

10. ‘싸운날’은. 가사가 심금을 울릴 정도로 현실적이라는 평이 많던데.
안지영: ‘싸운날’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쓴 노래다. 다들 똑같은 연애를 하고 있더라.(웃음)

우지윤: 노래 나왔을 때 나도 정말 깜짝 놀랐다. 내 마음을 그대로 적어놔서.(웃음) ‘진짜 이런 사람들이 많구나’하고 새삼 놀랐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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