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배우 윤계상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가진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연출 이정효, 극본 한상운)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윤계상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가진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연출 이정효, 극본 한상운)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라. 익히 들어 익숙하다. 그러나 이는 쉽지가 않다.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성과에 집착하고 흔들리는 것이 사람이다. 배우는 더더욱 이 결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작품을 찍을 때는 매회 시청률과 화제성이라는 성적표를 받는다. 매 작품마다 재평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윤계상은 어느 순간부터 결과보다 과정을 즐길 줄 알게 됐다. 물론 그만큼 치열하다. 재판장에서의 한 신을 찍기 위해 100번 이상 연습하는 연습벌레다. “100번 연습해야 한 장면을 찍을 수 있다”고 웃어 보인다.

1999년 그룹 god로 데뷔했다. 이후 2004년 ‘형수님은 열아홉’으로 연기에 입문한 윤계상은 벌써 12년차 배우다. 드라마와 영화를 종횡무진하며 활약을 펼쳤다. 대중들의 사랑을 받을 때도 외면을 받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부진은 한동안 이어졌다. tvN ‘굿와이프’는 그에게 서중원이라는 인생 캐릭터와 함께 대중의 사랑이라는 단비를 안겨줬다.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했고, 대중들은 그에게 반응했다.

10. 서중원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았다.
윤계상 : 대중한테 사랑받는 작품을 하게 돼서 행복했다. 오랜 슬럼프가 끝난 느낌이다. 지난해 촬영했던 JTBC ‘라스트’도 좋은 작품이었지만 이렇게 대중적으로 관심과 사랑을 받은 것은 오랜만이다.

10. 이태준 역의 유지태는 처음에 서중원 역할이 탐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윤계상 : 캐릭터가 너무 좋았다. 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순애보적인 사랑을 한다. 그렇다고 착하지만은 않다. 양면적인 모습에 매력을 느꼈다. 심지어 전도연의 남자 아닌가. ‘도라인’으로 행복했다. 하하. 시청자들이 좋은 반응을 보내 주니까 촬영 현장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다.

10. 열린 결말이었다. 김혜경(전도연)이 서중원을 택했는지도 애매했다.
윤계상 : 난 열린 결말을 바랐다. 김혜경은 가정이 있고 아이가 있기 때문에 누구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을 거다. 촬영 도중 결말이 한번 바뀌었다. 바뀌기 전은 불륜이나 막장 이야기가 있어서 약간 눈치를 본 버전이었다. 지금의 결말이 ‘굿와이프’의 자존심을 지키면서 가장 현명한 것처럼 느껴졌다.

10. 원작 미드 속 서중원 캐릭터인 윌 가드너(조쉬 찰스)는 죽음을 맞는데, 그것도 예상을 했는지.
윤계상 : 12부 즈음에 내가 죽는 건지 이정효 감독님께 물어봤다. 출연료가 협의가 됐기 때문인지, ‘넌 안죽는다’고 하더라. (웃음)

배우 윤계상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가진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연출 이정효, 극본 한상운)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윤계상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가진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연출 이정효, 극본 한상운)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윤계상에게 ‘굿와이프’는 남다른 작품일 것 같다.
윤계상 : ‘굿와이프’는 오랜 기다림의 결실이다. 사실 버티기가 힘들었다.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생긴다. 좋지 않은 기운을 끊어야 하는데 그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더라. 다행히 이번 작품을 통해 그 운을 끊은 것 같다.

10. 슬럼프 얘기를 했는데, 힘들었던 시기 윤계상을 지탱시킨 원동력은 무엇이었나?
윤계상 : 역시 작품이다.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작품을 하는 것이 나를 버틸 수 있게 해줬다. 10월 영화 ‘죽여주는 여자’가 개봉한다. 역할이 크지는 않지만 스스로 사회성이 짙은 작품에 출연하자고 다짐한 적이 있다. 내가 타협하지 않은 부분이다. 대중적이든 대중적이지 않던 쉼 없이 연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분명 그 운이라는 것이 돌아서는 것 같다.

10. 앞으로가 중요할 것 같다.
윤계상 : 맞다. 이제 잘해야 된다. ‘굿와이프’가 진짜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게 말이다.

10. 사실 서중원 캐릭터는 초반에는 존재감이 미미했다.
윤계상 : 이태준과 김혜경의 이혼 그리고 김혜경의 복귀 스토리가 큰 줄기였기 때문에 서중원이 돋보이기가 힘들었다. 로펌 대표이자 김혜경의 조력자로서 역할을 보여줘야 하는 장면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중심을 잡기가 어려웠다.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다. 서중원은 내가 설명하는 것보다 주변인물들이 말을 통해서 전해지는 인물이었다. 베일에 쌓여있었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는 느낌을 줘야 했다. 만약 악랄한 행동을 넣었으면 이태준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았을 것 같긴 했다. 안개 속 인물처럼 보였기에 연구를 좀 더 철저하게 했다.

10. 전도연과의 키스신은 화제를 모았다. 이후 윤계상이 섹시하다는 평을 많이 받았다.
윤계상 : 원래는 서중원이 ‘너랑 있으면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져’라고 말한 뒤 김혜경에게 키스를 하는 거였는데, 즉흥적으로 키스를 하고 대사를 하는 걸로 바뀌었다. 그래서 뭔가 더 진해진 걸 느꼈다. 전도연 선배가 제안을 했는데 다들 바뀐 걸 더 좋아했다. 촬영할 때 나 자신도 설렘으로 가득했다. 그런데 영상으로 보고 나서 거기에서 한동안 빠져나오지 못했다. 김혜경이 서중원과 키스 후 이태준에게 가지 않나. 김혜경의 마음이 궁금했다. 무슨 생각이었는지 아직도 궁금하다.

배우 윤계상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가진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연출 이정효, 극본 한상운)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윤계상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가진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연출 이정효, 극본 한상운)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윤계상 : 당연히 너무 좋았다. 연기는 전수가 된다고 생각을 한다. 좋은 배우와 함께 호흡하면 그 배우의 좋은 점을 본받게 되고 연기가 발전이 된다. 혼자서 연기 연습을 미친 듯이 한다고 발전하지는 않는다. 경험자들이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나 역시도 ‘굿와이프’를 통해 성장을 느낀다. 나중에 좋은 연기자가 돼서 후배들에게 잘 전달해주고 싶다. 전도연·유지태·김서형 선배한테 배운 나나는 얼마나 성장했겠는가. 나나는 첫 작품부터 엄청난 수업을 받았다. 잘 이겨내고 버텨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10. 궁금하다. ‘도라인’ 1순위는 윤계상이었나?
윤계상 : 나나 였을 것이다. 나나가 전도연 선배 마음에 완전히 들어갔다. 실은 ‘도라인’ 1순위를 노리고 있다. (웃음) 전도연 선배는 사람을 끝까지 챙긴다. 전도연의 남자라는 수식어는 영광 그 자체다. 뭔가 사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전도연 선배는 사람이 정말로 좋다. 연기를 하면 안정감이 든다. 이래서 다들 ‘전도연 전도연’ 하나 싶었다. 다시 작품을 해보고 싶다. 싸우고 싶지는 않고 동지로 말이다.

10.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윤계상 : ‘죽여주는 여자’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좋은 영화라서 홍보를 많이 하려고 한다. 윤여정 선생님이 열연했다. 노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모든 사람이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 지금처럼 좋은 배우들과 영화나 드라마도 찍고 싶다. ‘굿와이프’처럼 팀워크가 좋으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살도 많이 쪄서 몸을 추슬러야 할 것 같다. 유지태 선배를 보니까 운동을 많이 해야겠더라. 어깨가 아주. 부러웠다. (웃음)

10. 생각해보면 윤계상은 쉬지 않고 일을 하는 것 같다. 일 중독자라고 생각하나?
윤계상 : 일이 재밌다. 연기가 제일 좋다. 너무 행복하다. 계속 하고 싶다. 어느 순간부터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 윤여정 선배가 ‘배우가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다. 진심만 있으면 된다. 조급해 하지 말라’고 조언해줬다. 그 충고가 마음에 와닿았다. 지금은 정말 조급하지 않다. 한두 번에 끝나는 싸움이 아니다. 작품을 할 때마다 늘 재평가를 받는다. 지금 잘됐다고 안주하지 말고 끊임없이 내 길을 가야할 것 같다.

10. 마지막으로 윤계상에게 ‘굿와이프’란?
윤계상 : 갈망하던 걸 얻은 작품이다. 앞으로 내 자신도 더 믿고 싶다. 한 마디로 보약이다. 10년을 버틸 수 있는 산삼 같은 드라마였다. 힘을 너무 많이 얻었다. 감사하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