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임성훈, 박소현, 이윤아, 제작진 / 사진제공=SBS
임성훈, 박소현, 이윤아, 제작진 / 사진제공=SBS
18년째 한결같이 달려온 SBS의 대표 장수프로그램 ‘세상에 이런 일이’가 900회를 맞이했다. 출연진과 제작진은 감동의 소회를 밝힘과 동시에 뒤따르는 묵직한 책임감을 언급했다.

지난 1998년 5월 21일 첫 정규 방송을 시작한 ‘세상에 이런 일이’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신기한 일이나 특별한 사연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으로, 오는 9월 1일 900회 특집 방송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세상에 이런 일이’는 무려 4230건의 사연을 소개했으며 약 5만5000건 이상의 제보를 받았다.

급변하는 방송 트렌드와 주기적인 PD 교체에도 오랜시간 프로그램이 유지된 건 제작진의 끊임없는 고민 덕분이었다. 연출을 맡은 허강일 PD는 30일 진행된 900회 특집 기자간담회에서 “비슷한 소재를 다루는 프로그램들이 여럿 생기다보니, 느낌과 내용의 유사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여러가지를 시도해봤다. 해외 촬영을 해보기도 했고, 기출연자들을 재발굴해 대결 모드를 만들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분야의 출연자들을 같은 방식으로 리드할 순 없더라. 코너 기획에 신경을 써서 주도적으로 가려고 한다. 다른 부분에선 지금까지 해온대로 취재를 통한 현장에서의 만남 등을 통해 이야기로 풀어나갈 예정이다.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MC 임성훈 역시 동의했다. 그는 2년 후 있을 1000회 특집에 대한 욕심을 내비치면서도 “프로그램 질이 떨어진다던가 반복되는 걸 보여주면서까지 1000회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다”며 “자연스럽게 900회를 맞이했듯, 2년간 더 열심히 해서 프로그램 내용이나 소재 선택에 대한 어려움을 극복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박소현은 “주변에 뭐라도 있으면 (시청자분들이) 많이 제보해주셨으면 한다”고 부탁한 뒤 “1000회까지 좋은 소재들로 방송하고 싶다. 자극적이고 막장인 프로그램이 많지 않나. 그 중에서 훈훈함을 전할 수 있는 진행자가 되고 싶다. 시청률도 잘 나오면 좋겠지만, 훈훈함과 정겨움을 주는 웰빙 진행자가 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많이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임성훈, 박소현, 이윤아 / 사진제공=SBS
임성훈, 박소현, 이윤아 / 사진제공=SBS
세 MC 중 막내인 이윤아 아나운서도 “그런 부분에서 박소현 언니의 안 좋은 기억력이 장점으로 발휘된다”며 “언니는 비슷비슷한 소재를 볼 때도 항상 새롭게 반응한다. 모든걸 처음인 것처럼 풀어낼 수 있는 화수분 같은 건망증을 가졌다”고 언급해 웃음을 자아냈다.

제작진의 끝없는 고민과 더불어 18년 동안 서로의 자리를 지켜온 MC 임성훈과 박소현의 역할도 ‘세상에 이런 일이’가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었던 요인으로 작용했다. 두 사람은 감동적인 사연에 함께 눈시울을 붉히고 VCR을 보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고 받는 등 대본으로는 따라갈 수 없는 찰떡 호흡을 보여주며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임성훈은 18년간 함께한 박소현을 언급하며 “진행자로서 굉장히 편한 상대다”며 “순발력이 굉장히 좋다. 필요한 것 같아서 대본에 없는 말을 던지면 마치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처럼 받아친다. 뛰어난 진행 능력을 갖췄다”고 칭찬했다.

또 그는 “남녀 MC가 오랜 시간 더블 MC를 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보통 여자 MC가 결혼을 하거나 육아를 이유로 변경이 잦은 편인데, 박소현이 결혼을 안 한 덕분에 이렇게 오래 함께할 수 있었다. 굉장히 영광이다. 이왕이면 1000회까지 (결혼을 안 하고) 버텨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세상에 이런 일이’ 900회 특집은 오는 9월 1일 오후 8시 55분 방송된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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