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배우 김소현 / 사진제공= sidusHQ
배우 김소현 / 사진제공= sidusHQ
‘아역배우’에서 ‘아역’을 떼어버리는 일이 참 어렵다. 누구나 아이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 쉽지 않은데, 하물며 대중의 앞에 성장과정을 그대로 드러낸 아역배우들은 어떻겠나. 이제 성인을 눈 앞에 둔 김소현에게도 자연히 그런 걱정이 따랐다.

8세, 꿈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기도 전에 연기를 시작했다. ‘배우가 되겠다’는 확신보다 ‘연기가 재밌다’는 생각으로 활동에 임했다. 그렇게 10년이 지났다. 열여덟의 김소현을 마주하고 그 걱정이 괜한 것이었음을 알았다. 흔들렸던 순간에 대해, “아역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부딪히는 부분도 많았다”면서도 “그렇다고 다른 길로 빠져버리는 대신 스스로 마음을 다잡았다”던 김소현이라면, 그 과정이 어떻든 반드시 좋은 배우, 좋은 어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10. 다음 작품이 정해졌나?
김소현: 아직 정해진 게 없다. 당분간 쉴 수 있다.

10. 쉴 때는 주로 무엇을 하나?
김소현: 영화를 정말 많이 본다. 하루 온종일 네다섯 편 볼 때도 있고. 좋아하는 작품은 여러 번 보기도 한다. 또 책도 읽고 웹툰도 본다. 집순이다.

10.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김소현: 음… ‘인셉션’과 ‘어바웃 타임’. 레이첼 맥아덤스를 좋아해서 그가 나온 영화들을 좋아하고, 맥 라이언이 나온 옛날 영화도 여러 번 봤다.

10. 영화 취향도 성숙한 것 같다.
김소현: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좋아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

10. 연기를 할 때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게 중요한데, 현재 학교를 다니는 대신 홈스쿨링 중이다. 감정 표현에 있어 어려운 부분은 없나?
김소현: 중학생 때부터 고등학생 역할을 하다 보니(웃음) 경험이 없어서 오는 문제는 딱히 없었다. 대신 주위에서 학교에서 친구들과 쌓을 수 있는 추억이 없다는 것에 걱정을 해주신다. 그렇지만 학생들이 또래 친구들과 추억을 만들 때, 나는 현장에서 내가 만나는 사람들과, 좋은 분들과 추억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같은 경험을 다른 상황에서 하는 것뿐이다.

10. 언제 사춘기를 겪었는지 궁금하다.
김소현: 중학교 1학년 때? 감정기복이 심해지고 자기 주관이 생겨서 부모님이랑 부딪히는 경우도 있었다. 사춘기인지 모르게 지나간 것 같기도 하다.

10. 요즘 아역배우들의 입지가 커지고 있다. 아역계의 선배로서(웃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
김소현: 그 친구들이 주위 이야기에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꿋꿋이 했으면 좋겠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 표현해야할 것을 표현하면서. 다 잘됐으면 좋겠다.

10. 김소현도 흔들렸을 때가 있나?
김소현: 흔들리기 쉬운 환경이었던 것 같다. 아역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부딪히는 부분도 많고. 그렇다고 다른 길로 빠져버리는 대신 스스로 마음을 다잡았다.

10. 어릴 때에 비해서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김소현: 눈치 보지 않고 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 예전에는 눈치도 많이 보고 소심해지고 움츠러들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사람들도 둘러볼 줄 알고 현장도 즐길 줄 알게 됐다.

10. 둘러볼 줄 알게 됐다는 게 무슨 의미인가?
김소현: 사람들을 많이 알아가기 시작했다. 아직은 한참 부족하지만, 주위 사람들과 함께 하는 방법, 배려하고 어울리는 방법을 알게 된 것 같다. 어른들께 예의 지키는 것도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다.

배우 김소현 / 사진제공= sidusHQ
배우 김소현 / 사진제공= sidusHQ
10. ‘리틀 손예진’ 김소현이 영화 ‘덕혜옹주’에서 진짜 손예진의 아역을 연기했다.
김소현: 손예진 언니의 아역을 해보고 싶다고 늘 이야기했는데, 실제로 하게 돼서 행복했지만 부담감도 있었다. 극 중에서는 잠깐 나오지만 감정 자체가 결코 가볍지 않아서, 잘 표현할 수 있을지, 작품에 폐를 끼치지 않을지 걱정했다. 촬영 때 정말 집중해서 한 신 한 신 공들여 찍었다.

10. 덕혜옹주라는 캐릭터가 쉽게 표현하기 힘들었을 것 같다.
김소현: 감독님이랑 대화를 많이 하면서 캐릭터를 잡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슬픔과 복합적인 분노, 이런 걸 다 표출하는 게 아니라 절제된 감정으로 세심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10. 드라마도 영화도 여러 작품을 해 봤다. 어떤 장르가 더 잘 맞는 것 같나?
김소현: 아무래도 드라마를 계속 해봐서 그런지 드라마가 편하다. 영화를 찍으면 영화 팀만의 가족 같고 돈독한 분위기가 좋은데, 몸에 익숙한 것은 드라마다. 보통 드라마는 촬영하면서 바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데 영화는 오랜 시간이 드니까. 둘 다 많이 하고 싶다.

10. 앞으로 작품에서 만나고 싶은 배우가 있나?
김소현: 천우희 선배님. 워낙 연기를 너무 잘하셔서, 함께 하면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또 손예진 언니, 김해숙 선생님 등 롤 모델이 많다.(웃음)

10.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김소현: 시청자 분들게 편하게 다가가는, 오래 보고 싶은 배우? 시청자 분들과 함께 세월을 보내는 배우가 되고 싶다.

10. 이번엔 열여덟 살 김소현에게 묻겠다. 요즘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인가?
김소현: 행복하게 사는 것.(일동 웃음) 한동안 작품이 없었을 때 하루하루를 그냥 보냈다. 뭐 한 것도 없이 애매한 하루를 보내다 보니까 허무하게 느껴졌다. 하고 싶은 것도 하고, 하루하루를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보낼까 생각한다.

10. 어른이 되고 싶나?
김소현: 이제 곧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은데(웃음) 빨리 되고 싶다. 빨리 성인 연기를 시작해보고 싶기도 하고. 어른이 되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잖나. 물론 그만큼 힘든 점도 있겠지만 부딪혀보고 싶다. 지금은 누가 옆에서 해주는 게 많다. 혼자 다양한 걸 경험해봐야 연기에도 도움이 되니까 빨리 어른이 됐으면 좋겠다.

10. 김소현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어른은 어떤 사람인가?
김소현: 따뜻한 어른. 남을 아낄 줄 알고 자신도 아낄 줄 아는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

10. 마지막으로 김소현을 아껴주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 해 달라.
김소현: 일단 ‘싸우자 귀신아’의 현지로 많은 사랑을 받아 행복했다. 너무 감사드리고, 제가 느낀 행복만큼 좋은 작품으로 행복을 드릴 수 있게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 사랑합니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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