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문연배 기자]
루시드폴
루시드폴
싱어송라이터 루시드폴의 연작 공연 ‘목소리와 기타’를 자신이 살고 있는 제주도에서 열었다.

루시드폴은 지난 13~14일 양일간 제주도에 위치한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 소극장에서 ‘목소리와 기타 2016’의 두 번째 공연인 ‘제주’를 열고 조용히 자연과 하나되는 공연을 선보였다.

루시드폴은 첫 곡으로 기타 솔로곡인 ‘검은 개’를 선보이며 무대를 열었고 이어 ‘늙은 금잔화에게’, ‘꿈꾸는 나무’, ‘오,사랑’등을 잔잔하게 들려줬다. 이어 루시드폴 특유의 고요한 울림을 선사하는 연주와 노래가 계속되었고 이윽고 커텐이 젖힌 무대 뒤로는 투명한 유리창을 통해서 제주의 향토성과 예술성이 집대성된 공간에 돌, 넝쿨, 나무가 함께 보여지며 장관을 이뤘다.

특히 공연 리허설뿐만 아니라 두시간 여 계속된 공연 후반부에도 노루가 공연장 무대 뒷 편을 찾아 한참을 조용히 머무르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흔히 볼 수 없는 반딧불이가 장관을 이루며 음악과 함께하는 여름밤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루시드폴은 “제가 살고 있는 제주에서, 무엇보다 이렇게 멋진 곳에서 공연을 하게 되어 기쁘다”라는 소감을 전하며 먼 곳까지 공연을 찾아 준 이들과 삶의 터전인 제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푸른 빛이 가득한 무대에서 ‘리사이틀’이라는 공연 타이틀에 걸맞게 낭송하듯 나즈막히 읊조리는 연주와 상처를 어루만지는 가사로 ‘음악이 위로’가 되는 힘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루시드폴은 이 날 공연에서 ‘봄눈’,’레미제라블’,’고등어’ 등 기존의 히트곡들은 물론 ’4월의 춤’,’아직,있다’처럼 제주로 이주한 뒤 섬에서 작곡한 곡들과 보사노바 넘버에 라벨(M.Ravel)의 피아노 협주곡까지 다채로운 세트리스트를 담담하게 공연으로 담아내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한편 이번 ‘목소리와 기타’에도 피아니스트 조윤성이 함께 자리해 무대를 빛냈다. 조윤성은 세계 재즈 영재들의 산실인 몽크 인스티튜트(Thelonius Monk Institute of Jazz)에서 허비 행콕, 웨인 쇼터 등의 주목을 받은 젊은 거장이다. 2011년 이후 지금까지 늘 함께 음악적 동반자로 지내온 두 사람의 목소리와 기타 그리고 피아노가 만들어낼 감동의 순간이 자연 속에서 더욱 빛났다.

문연배 기자 brett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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