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의 10년 그리고 초심 종합

[텐아시아=손예지 기자]

그룹 빅뱅이 4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 S팩토리에서 데뷔 1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포토 타임을 가졌다.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빅뱅에게 어떤 자신감이나 ‘고참’이 된 위치 특유의 여유로움을 기대했다.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10년차가 돼서야 행복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빅뱅 다섯 멤버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여전히 긴장하고 겸손한 마음을 지키고 있었다.

빅뱅은 4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 S팩토리에서 빅뱅 1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소감을 전했다.

리더 지드래곤은 “우리는 데뷔 이래 계속해서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해 하고 있다. 10주년이 특별하다기 보다는.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를 (대중이) 친구나 혹은 가족이 커 가는 모습을 지켜보듯 생각해주시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대성은 “요즘 시대가 빨리 돌아가는데 한 일을 10년 동안 사랑 받으며 할 수 있다는 게 큰 복인 것 같다. 우리를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팬들에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탑은 “10주년을 기념할 수 있는 것처럼 앞으로 2, 30년 후에도 사랑받고 발전해 나가는 사람들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요즘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실제로도 제일 행복하다”던 태양은 “투어를 하면서 정말 많은 팬들을 만난다. 연습생 시절의 꿈은 가수가 되는 것이었지만 진짜 우리의 꿈은 ‘가수가 되면 이런 저런 것들을 하고 싶다’라는 거였다. 지금 우리가 이뤄가고 있는 것 같아 행복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탑 역시 “어릴 때는 잘 몰랐다. 마음의 여유도 없었고, 우리가 사랑받는다는 것에 피부로 잘 느끼지도 못했다. 이제야 하루하루 사랑받음을 느끼며 감사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막 행복을 느끼기 시작해서일까?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동안, 빅뱅은 달라진 게 없다. “우리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겉모습은) 다 용됐다”고 웃어 보인 지드래곤은 “속을 들여다보면 달라진 멤버가 없다. 데뷔 전에 촬영했던 빅뱅 다큐멘터리와 얼마 전에 개봉한 영화 ‘빅뱅 메이드’를 보면 우리끼리 있을 때 모습은 여전히 철부지고 어린 친구들의 모습이다. 장난치기 좋아하고 유치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다행”이라고 털어 놓았다. 탑 역시 “다섯 명 다 변한 게 없다”며 “심성이 착해서 그런지 항상 같은 마음으로 같은 꿈을 꾸며 산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대중의 눈에 빅뱅이 최정상 아티스트임에는 변함이 없다. 가수를 꿈꾸는 지망생들이라면 대부분 빅뱅을 롤모델로 꼽는다. 지드래곤은 “기사로 그런 걸 접하면 뿌듯하고 보람된다. 우리 또한 데뷔 전에 가수를 꿈꾸면서 동경하던 선배들을 보며 ‘가수는 저래야지’라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다”면서 “데뷔를 앞둔 후배들, 현역으로 뛰는 분들에게 우리도 배우는 게 있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빅뱅이 그간 세운 무수한 기록들, ‘최초’ 혹은 ‘최고’의 타이틀도 그들에게는 중요하지 않다. 탑은 “우리는 기록에 큰 신경을 안 쓴다. 좋아하는 일을 순수한 마음으로, 지금까지 열정적으로 해 왔다. 앞으로도 그럴 거다. 그래서 좋은 일들이 따라줬던 것 같다”고 말했다.

기실 데뷔 때 멤버 그대로를 유지한 채 10주년을 맞이하는 아이돌 그룹을 찾기 힘들다. 빅뱅이 그 일을 해냈다. 무대 위의 빅뱅은 여전히 다섯 명이다. 그만큼 멤버들 모두 빅뱅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막내 승리는 “개성이 다른 다섯 명이 이렇게 뭉쳐서 10년 동안 함께 팀으로 활동“하는 것에 스스로 놀라워하면서도 이를 빅뱅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으로 꼽았다. 오랜 연습 기간을 거친 태양 역시 ”빅뱅이라는 그룹을 떠나서 다섯 명을 만난 게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면서 ”다섯 명을 통해 많이 웃었고 행복한 시간을 많이 보냈다“고 말했다. 탑은 ”10년 동안 단 한 번도 다퉈본 적이 없다“며 ”그것 하나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고 항상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빅뱅이 완전체로 10년을 지킬 수 있었던 것에는 팬들의 공도 크다. 대성은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곳으로 팬들의 이름을 화면에 띄워 놓은 섹션을 꼽았다. 대성은 “팬들의 이름이 올라가는 영상을 한참을 보게 되더라”며 “어떤 방식으로 우리를 응원해줬고 지금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그 이름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감사하게 된다”며 진심을 드러냈다.

이제 10주년이라는 산을 넘은 빅뱅의 앞에 ‘국방의 의무’라는 피할 수 없는 산이 나타났다. 지드래곤은 “나라의 부름을 받으면 가야한다. 다만 그 일정이 언제일지 모르기 때문에 시간이 허락하는 한 빅뱅 다섯 명의 모습으로 함께 하고 싶은 게 바람”이라고 밝혔다. 탑 역시 “우리가 하는 음악이 젊은 사람만을 위한 음악이 아니다”며 팬들에 사랑이 계속되는 한 빅뱅의 음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빅뱅은 “다채로운 도전을 평생 하고 싶다. 없던 사례를 만들 수 있는 팀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며 앞으로의 새로운 도전을 예고했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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