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굿와이프’ / 사진=tvN ‘굿와이프’ 방송 화면 캡처
tvN ‘굿와이프’ / 사진=tvN ‘굿와이프’ 방송 화면 캡처
tvN ‘굿와이프’ 8회 2016년 7월 30일 토요일 오후 8시30분

다섯 줄 요약

장대석(채동현) 사건에 남편 이태준(유지태)이 관련 있다고 의심하는 김혜경(전도연). 태준은 서중원(윤계상)에게 대석 사건의 중요한 단서를 넘겨주며 혜경을 뒤에서 돕는다. 혜경은 대석의 아내가 살해당한 증인의 이름을 말했음을 알고 그녀를 찾아갔다가 조국현(고준)의 부하에게 큰 화를 당할 뻔한다. 조국현은 갑자기 한강 투신자살을 했다 보도되고, 태준은 검찰 표적 수사 때문에 국현이 자살했다고 기자 회견한다.

리뷰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 연예인 걱정, 드라마 주인공 걱정이라는데 ‘굿와이프’를 보면 자꾸 이런 걱정에 빠지게 된다. ‘굿와이프’는 당신이 여주인공 전도연이라면 유지태와 윤계상 누구를 선택하겠냐고 계속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고민하게 만드는 듯하다. 유지태와 윤계상을 선인이다, 악인이다 이분법적 캐릭터로 딱 잘라 나눌 수 없다. 그러나 이 둘은 8화에서 전도연을 건드리는 놈들은 그게 누구든 가만둘 사람이 아닌 강하고 매력 넘치는 남자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중원을 선한 사람이라고 볼 순 없다. 검사의 사랑을 치정으로 깔아뭉갰고, 조국현이 대석 아내에게 무슨 짓을 하려는지 어느 정도 눈치 챘으면서도 혜경이 위험에 빠진 것을 직감하기 전까지는 가만있었으니까. 그렇지만 적어도 혜경에 대한 마음은 진실되고, 그녀에게 어울리는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걸 보면 태준보다 나은 사람인가 싶다. 중원·태준은 이기기 위해 물불 안 가리는 점은 같지만, 중원은 후회·가책이라는 감정을 가진 게 태준과 다르다. 중원이 검사를 치정범으로 몰아 재판의 판도를 유리하게 바꾸어 놓고도 후련하지 않은 건 아마 자기도 모르는 죄책감이 느껴져서 리라.

중원이 변호사 의무까지 어겨가며 순간적이지만 정의롭게 혜경을 구하고자 했다면, 태준은 협박과 폭력이란 음지의 방식으로 혜경을 구하고자 한다. 나쁜 남자 태준은 혜경에게 ‘필요악’과 같은 존재이다. 혜경에게 태준은 더 이상 로맨스가 아니고, 그에 대한 믿음도 깨져버렸다. 그러나 해경에겐 태준과 함께 한 십여 년의 세월이 있고, 두 자녀가 있다. 혜경에겐 책임져야 할 가정과 자녀가 있어 태준은 아직도 그녀에게 필요한 존재이다. 보통 흔하디흔한 한국 드라마라면 혜경이 중원에게 기대 줌마렐라가 되고 자녀는 극 속에서 별다른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는 존재로 전락해 버렸겠지만 ‘굿와이프’는 역시나 이런 통속극의 공식을 따르지 않는다. 드라마는 무척이나 현실적이고 혜경 또한 감정을 배제한 현실적인 판단을 내린다. 혜경은 중원의 고백에 “내게 필요한 건 로맨스가 아니라 계획이야.”라고 한다. 혜경은 중원에게 내가 이기적이라 그렇다고 양해를 구했지만 사실 그녀는 누구보다 이타적이었다. 자신의 감정보다 자녀와 가정을 먼저 생각했으니까.

혜경이 중원의 전화를 받느냐, 태준의 손을 잡느냐 선택의 기로에 선 시점, 태준이 조국현의 죽음을 아름답게 포장하는 계획은 진실은 쏙 빠져 있어 위악적이다. 태준은 이기고 나서 정의를 실현하면 된다고, 지금은 얼마나 계획을 잘 짜서 이길까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태준에 의해 진실, 정의, 양심 이런 가치가 계획, 전략, 음모에 묻혀버리는 드라마 속 세상은 현실 축소판 같아 씁쓸하다.

아무리 봐도 조국현을 죽인 듯한 태준, 그래서 더 무섭고 묘하게 매력 있는 태준은 혜경과의 로맨스를 다시 기대하긴 어렵지만 앞으로 아내와 함께 할 계획이 있다. 중원에겐 로맨스는 있지만 혜경과 어떻게 할지 계획이 없다. 전도연은 이 둘 중 누구를 선택할까? 그녀가 15년 전 교통사고 때처럼 어긋난 선택을 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수다 포인트
-조국현 위협하는 유지태 모습에 후덜덜. 카리스마 대단하다.
– 8회의 압권은 전화로 윤계상이 혜경이 털 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나한테 죽는다고 소리 지르던 장면과 유지태가 조국현의 손을 포크로 찍는 장면.
– 조국현이 죽었다고! 소오름 돋는 전개. 소오름 돋는 유지태
– 불륜이어도 윤계상한테 자꾸 마음이 간다, 사랑꾼 윤계상

이윤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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